TV를 말하다/현장취재-인터뷰

김정태보다 미즈사와 에레나를 주목하게 된 이유, ‘소녀K’

朱雀 2011. 8. 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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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죽어간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킬러가 된다. 이 한줄로 내용을 압축하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는가? 뤽 베송 감독의 <닉 키타> <레옹>? 최근 너무나 자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콜롬비아나>, 신세경이 주연한 <푸른소금>이 떠오른다고? 어허. 이러면 곤란한데... 이 한줄 압축의 주인공은 바로 <소녀K>!

 

당연한 말이지만 모른다고 해서 스스로를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로 여기며 자책할 필욘없다. 채널CGV에서 케이블에서 방송하기 위해 만든 TV무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출연진과 감독을 보면 나름 빠방하다! 양아치 소녀였다가 우연히 음모에 말려들어 엄마를 잃게 된 후 비밀암살조직 SS1의 킬러가 되는 주인공 차연진역에는 한그루, 그녀를 지키는 키다리 아저씨 유성호역에는 최근 각광을 받는 김정태, 그리고 <슈퍼스타 감사용>의 김종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액션장면을 보여주며 호쾌한 모습을 보여준 <소녀K>의 주인공 한그루


극중 차연진(한그루)의 키다리아저씨역을 맡은 김정태

 

그러나 지난 23일 상암CGV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필자의 눈길을 끈 인물은 단연 연진과 마지막에 싸우게 되는 일본에서 온 킬러역의 미즈사와 에레나였다.

 

일본 여배우라는 선입견 탓일까? 그녀는 왠지 선이 가늘고 섬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처음부터 그녀가 눈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최근 <12>의 출연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김정태와 <선덕여왕>에서 눈도장을 찍은 백도빈이 더욱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눈에 들어온 것은 자기소개를 할때부터였다. 통역이 옆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안녕하세요?’정도만 하고, 자세한 이야기는 일어로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소녀K>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그녀는 예상외의 유창한 우리말로 대답했다.

 

감독님한테 만나서, 식사를 하면서 <소녀K>라는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일본에서 오는 킬러가 있는데...그걸 어떻게?”

 

그녀는 다소 어눌하지만 여성스런 말투로 <소녀K>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그러나 확실히 우리말에 서툴러서 결국엔 일어로 하고 통역해도 된다는 식으로 말하자, 방금전까지의 갑갑함 때문인지 빠른 일어로 말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김종현 감독에 따르면 원래 <소녀K>에는 미즈사와 에레나가 맡을 역할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소녀K>의 막판 보스급으로 아주 강한 인물을 내보이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은 갖고 있었다. 우연히 주변의 권유로 그녀의 프로필을 보게 되었고, 너무나 인상이 깊었던 나머지 원래 대본에는 없던 인물까지 만들어서 찍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미드 <로스트>에 출연한 김윤진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국에서 나름 공고한 위치에 있던 김윤진은 배우로서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자 홀홀단신의 몸으로 할리우드로 넘어갔고, 유창한 영어실력과 연기력을 앞세워서 결국 <로스트>의 연출자의 눈에 띄어 원래 없던 재미교포역까지 만들지 않았던가?

 

비록 잘 하지는 못하지만, <소녀K>의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말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려는 그녀의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최근 <슈퍼스타 K 3>에서도 여론이 분분했지만, 오디션에 참가한 옐로우 보이즈가 영어와 한국말이 이상하게 짬뽕된 노래하고 다소 건방지게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해서, 심사위원인 이승철이 보다 못해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으면, 제대로 한국말을 하고 예의를 갖춰라는 식의 이야기를 할 지경이었다.

 

 

국내에서 활동하려는 재미교포 출신이나 외국인을 보면 우리말을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그럴 경우 통역 문제 때문에 맡을 수 있는 배역에도 한계가 있지만, 결정적으로 대중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한계가 명확할 수 밖에 없다.

 

재미교포마저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배우려 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접하는데,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말을 하려고 노력하는 미즈사와 에레나의 모습은 감동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게다가 모델 출신의 배우로 일본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그녀가 알고 봤더니 어머니가 한국인이란 사실 때문에 더욱 호감도가 높아졌다.

 

<소녀K>는 오는 27일 밤 11시부터 3주간 채널 CGV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미즈사와 에레나가 마지막에 보여줄 연기와 액션이 너무나 기다려지지 않는가? 어제 기자간담회에 다녀온 이들이라면 아마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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