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미소녀 킬러 액션물이 TV에서 통할까? ‘소녀 K’

朱雀 2011. 8.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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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토요일 밤 11시 채널CGV에선 TV무비 <소녀 K>가 첫 방송 되었다. 말 그대로 미소녀 킬러 액션물을 표방한 <소녀 K>은 첫회부터 여고생 차연진(한그루)이 학생들과 깡패들과 싸우면서 피갑칠이 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칼과 총은 물론 심지어 망치까지 등장하고, (TV치곤) 강도 높은 하드고어 장면과 섹시한 장면이 연출되어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고 여겨진다. 전체 3부작 중에 1부였던 만큼, 이야기는 한 여고생이 킬러가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차연진은 혼자서 태권도부 남학생 세 명을 때려눕힐 정도로 무술실력이 좋은 여학생이다. 그러나 그 또래의 학생들이 그렇듯이 반항심이 강하고 참을성이 없다. 생선장수인 어머니를 비웃는 아이들의 행태에 참지 못하고, 심지어 학교선생님에게까지 대드는 모습에서 그녀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그녀는 불량친구들과 우연히 부둣가에서 동남아시아계 노동자들과 시비가 붙는데, 황당하게도 여기서 총기가 거래되고, 심지어 킬러까지 등장해서 노동자와 연진의 친구들을 죽이기까지 한다.

 

연진은 현장에서 우연히 알루미늄통 하나를 챙겨오게 되는데, 이것이 모든 불행의 근원이 된다. 구사일생으로 현장에서 빠져나온 연진은 고민 끝에 경찰서에 신고하려 하지만, 정체모를 집단은 그녀의 친구마저 죽이고 심지어 엄마를 납치해서 협박하기에 이른다.

 


마음씨 좋은 옆집 아저씨와 냉혹한 전직 킬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김정태. <소녀 K>에서
가장 멋진 캐릭터이다!


70분안에 모든 이야기를 해야 하는 만큼 <소녀 K>의 진행속도는 제법 빠른 편이다. 차연진을 묵묵히 지켜주는 유성호역의 김정태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옆집 아저씨와 냉혹한 킬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내공을 보여준다.

 

강력계에서 제일 약한 형사로 분하는 백도빈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극에 웃음과 재미를 더하는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연진의 엄마로 분하는 전미선의 연기는 <제빵왕 김탁구>에서 보여준 것처럼 모성애가 무엇인지 느끼게 할 정도다.

 





중간보스임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자신의 맘대로 해석하고 사람을 죽이면서도 눈 하나 꿈쩍
하지 않는 장세욱 역의 김뢰하는 차연진의 불구대천의 원수로서 손색이 없는 철저한 악당.


게다가 눈앞에서 연진의 엄마를 죽여 연진이 킬러가 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장세욱역의 김뢰하는 뼛속까지 악인의 느낌을 전달해준다. <소녀 K>는 왜 미소녀 킬러 액션을 표방했을까?

 

아마도 미소녀 킬러액션은 시청자에게 여러 가지 쾌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눈앞에서 부모와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복수를 실행하는 과정은 묵직하지만, 그동안 많이 봐온 탓에 자칫 식상해지기 쉽다.

 

물론 오늘날 영화와 TV를 가릴 것 없이 여성이 킬러가 되어 복수하는 작품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오는 9/1일 개봉예정인 <콜롬비아나>가 그렇고, 역시 8/31일 개봉예정인 신세경 주연의 <푸른 소금>도 비슷한 소재의 작품이다.

 



<선덕여왕>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백도빈은 여기서 코믹한 형사로 자칫 심각해지기
쉬운 극의 분위기를 풀어주는 '분위기 메이커'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약한 편이다. 또한 사회적 통념상으로도 여성은 항상 약자의 입장에 있다. 따라서 약자인 여성인 남성 중심의 기존 조직을 홀홀단신으로 깨부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쾌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대리만족말이다-

 

또한 이런 킬러 액션물의 여주인공은 하나같이 예쁘거나 섹시한 경우가 많다. 여성 주인공 자체가 성적 매력을 풍기기 때문이다. 물론 남성 역시 섹시한 매력을 풍길 수 있으나, 요즘처럼 메트로 섹슈얼이 대세인 사회에선 아무래도 마초보단 마초적인 냄새를 살짝 풍기는 여성이 더욱 적합한 것이 아닐까?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연진 엄마역의 전미선은 더 이상 훌륭할 수 없는 연기를
부여준다.

 

<소녀 K> 1부작은 개성과 존재감이 넘치는 조연진과 나름 속도감 있는 연출 등로 꽤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이제 남은 2화에서 차연진이 얼마나 매력적인 킬러로 등장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한그루는 이처럼 대한민국 최고 조연진의 연기력에 힘입어 첫 주연작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문제는 본격적인 킬러 수업이 시작되는 2부에서 얼만큼의 매력을 발산하느냐?가 아닐까 싶다. 그녀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김정태는 아무리 존재감을 발한다 해도, 결국 차연진을 지키는 키다리 아저씨에 불과하다! 주연인 한그루가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다면 <소녀 K>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이건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제 신인인 그녀가 김정태를 비롯한 카리스마 넘치는 출연진 가운데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주영훈 사단의 신인가수이자 신인 연기자인 한그루가 과연 미션 임파서블에 가까운 임무를 수행해낼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는 토요일밤 11시 채널CGV를 기다려 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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