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공연 전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미술관, 63스카이아트

朱雀 2011. 11. 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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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씨월드를 보고 난 나는 여친사마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63빌딩의 꼭대기 층에 올라가기로 했다. 서울에서 산 지 30년이 넘도록 한번도 올라가지 않은 곳이었다. 아마 남산타워의 꼭대기 층과 더불어 내 평생 올라가 볼 일이 있을까?’ 싶었던 그곳에 올라가게 된 것이었다!

 

63빌딩의 엘리베이터는 매우 빨랐다. 엘리베이터의 층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우와하고 경탄을 내고 말았다. 물론 경탄을 자아낼 경관은 꼭대기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밖을 통해 내려다보이는 서울의 풍경이란 의외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늘 시야를 가로막는 높은 건물과 구조물로 인해 답답했던 풍경을 위에서 내려다보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만약 이곳까지 올라와서 계속해서 풍경만 보았다면 10분도 안되어서 지겨웠을 것이다.

 

63빌딩의 꼭대기, 그러니까 63 스카이아트는 이름그대로 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현재 전시되는 작품들은 얼굴들이란 제목하에 전시된 것들이었다.

 

먼저 만난 작품들은 알렉스 카츠의 정지된 얼굴이었다. 세밀한 부분들은 과감히 생략하고 두드러진 특징만을 잡는 기법으로, 무식한 필자의 눈에는 어쩐지 만화의 한컷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단순한 얼굴이란 제목으로 전시중인 줄리안 오피의 그림은 알렉스 카츠의 작품보다 더욱 만화스러웠다.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컴퓨터의 생략화를 거친 그의 작품은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위장된 얼굴의 김민경의 작품들은 훨씬 세게 느낌적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원색 계열을 많이 써서 그런 것 같다- 모두들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헤어스타일과 의상등은 유행을 쫓아가면서도 서로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현대인을 풍자하는 느낌이었다.


 

 

즐거울 얼굴의 조성현의 작품은 친숙한 애플 모니터 근처로 관람객이 다가가면 바로 반응하는 형태라서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다가갈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을 하고 돌아보니 소원의 벽이 있었다. 그곳에는 이곳을 방문한 수많은 이들이 사연이 아름답게 빽빽이 적혀있었다. ‘서울에서 제일 높은 곳에 올라와 그들은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한쪽 면에는 63스카이아트에서 주최한 어린이 미술대회에서 입상한 30점이 전시되고 있었다. 나중에 이 어린이들 중에서 몇몇은 '63스카이아트에 작가로서 전시회를 열지 않을까?'라는 상상이 절로 들며, 저절로 흐뭇한 아빠미소가 떠올랐다.

 

  

-‘Thrill Deck'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곳에선 거울의 반사를 이용해서 관람객들의 아찔한 풍경을 자아낸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뭐야?’ 할 수 있겠지만, 필자에겐 이 정도의 효과도 충분했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63스카이아트를 돌다보니 다리가 아파 자리에 앉았다. 이곳에서도 서울의 전망이 잘 보였다. ‘얼굴들이란 제목으로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우리의 얼굴과 늘 보는 타인의 얼굴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또한 63빌딩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풍경은 서울의 얼굴을 다시금 생각하게끔 했다. 숨막히는 높은 빌딩과 도로를 메우는 차와 교통 체증 등으로 우리에게 서울의 얼굴이란 단어를 누군가 말한다면, 속이 꽉 막힌 답답함과 짜증으로 답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처럼, 63스카이아트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풍경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건 마치 축소된 모형을 보는 기분도 들고, 어딘가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풍경이었다.

 

외국 관광객들로 인해 서로 다른 언어가 들리고, 게다가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로 인해 사투리까지 넘쳐나는 이 다국적 공간은 묘한 느낌으로 다가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건 말그대로 컬쳐쇼크였다. ‘63빌딩 꼭대기에 올라가봐야 뭐 있어?’라고 할수도 있다. 그러나 올라가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63층까지 와서 허무함만 안고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일본과 뉴욕 등의 문화적 체험으로 가득찬 도시공간을 이곳에서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말 그대로 ‘63스카이아트는 문화로 채운 공간이었다. 매우 신선한 체험으로 평생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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