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의 엄청난 예능활약에 깜놀한 ‘런닝맨’

 

원더걸스의 소희가 예능 프로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 ‘에이. 농담이겠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필자 역시 실제로 방송을 보지 않았다면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

 

원더걸스는 국내 걸그룹 가운데 가장 예능감이 없는 팀으로 손꼽히는 이들이다. 열심히 하긴 하지만 딱히 이렇다할 웃음을 이끌지 못한다. 그런 탓에 원더걸스 멤버들은 <무릎팍도사>에 나와서 그것 때문에 고민이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특히 그중에서도 소희는 조용하고 차분한 멤버다. 워낙 말수가 적고 표정변화가 적은 탓에 주변에선 그녀의 감정변화를 알기 어렵다. 따라서 조금만 것에도 엄청나게 크게 반응하는 것이 일반적인 국내예능환경에서 소희는 더더욱 돋보이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런닝맨>에선 그런 소희를 가지고 엄청난 반전을 보여주었다! 우선 그런 변화가 가능했던 데는 소희의 캐릭터를 잘 이끌어낸 유재석과 김종국의 배려 그리고 편집의 힘이 빛났다.

 

표정변화가 적은 소희를 위해 제작진은 불꽃 모양과 자막등을 통해 친절하게 소희의 마음상태와 적은 표정변화를 시청자들이 쉽사리 알아챌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적극적인 소희의 모습과 약간의 의외성이 겹쳐서 그런 반전이 가능했다고 본다. 처음 소희는 유재석과 김종국이 예의 티격태격하면서 차안에서 다투는 상황을 보이자 불편해한다. 유재석이 그런 소희를 배려해서 조용히 하자, 조금 지나서 ‘조용하니까 좀 낫네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첫 번째 미션장소인 세계의 명소를 줄인 박물관에서 담당 스탭진이 유재석에게 다소 시비조(?)로 이야기하자, 담당 스탭의 멱살을 쉐도우(?)로 잡아서 흔드는 시늉을 하며 적극성을 보여주었다. 평소 소희의 그런 과격한 모습을 본적 없었던 유재석이 놀라워하고, 편집진조차 놀라워하는 모습은 의외성으로 다가왔다. 또한 우연히 한산도대첩을 모형화한 것을 눈여겨 본 소희 덕분에 ‘2개’라고 맞추고 돌아서면서 소희의 적극성은 점점 더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후 소희는 베트남 쌀국수 집에서 하하에게 ‘하하오빠 깔창을 버렸으면 좋겠어요’‘마이크를 버렸으면 좋겠어요’라고 특유의 말투로 나긋나긋하게 말해서 하하가 할말이 없게끔 만드는 예능감을 보여주었다.

 

특히 소희의 활약이 빛난 곳은 숨겨진 연산기호를 찾는 미션을 수행한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였다. 그녀는 그곳에서 무려 다섯 개 이상의 연산기호를 찾는 맹활약을 보여주었다. 찾으면서 특유의 귀여운 표정을 짓고, 그녀의 활약 덕분에 다른 팀의 표적이 되어 김종국이 연산자를 빼앗길 때도 그를 돕기 위해 애쓰는 모습등을 선보이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비록 아깝게 소희팀이 설리팀에게 지긴 했지만, 소희의 활약상은 실로 대단했다. 함께 출연한 아이돌이 설리, 효린, 시원, 민호 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고 할 것이다.

 

예능에서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 인기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돌에게 예능 출연은 기회임과 동시에 커다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특히 리액션이 작고 표정변화가 적은 소희에게 예능은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고정관념이 박힐 지경이었다.

 

그런데 <런닝맨>에선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 의외성과 반전을 통해 소희를 재발견하는 큰 기쁨을 주었다! 물론 이것은 평상시 소희가 <런닝맨> 등을 비롯한 예능프로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면서 리액션을 계발하고, 스스로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고자 노력한 탓이리라.

 

그러나 앞서 밝혔지만 소희의 적은 표정변화와 마음 상태를 끊임없이 CG와 자막으로 설명하고 편집 등으로 친절하게 알려주고 상황을 정리해준 제작진의 노고 역시 크다. 아울러 옆에서 다독여주고 보다 소희가 큰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한 유재석과 김종국의 배려가 만들어낸 반전드라마라 할 것이다. 이번 <런닝맨>은 우리가 예능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긴 연예인도 얼마든지 예능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과 희망을 보여준 회차였다고 평가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