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LG와 삼성이 스마트TV를 광고하는 방법

朱雀 2012. 3.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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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우연찮게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스마트TV를 동시에 광고하고 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광고의 모델과 진행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어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우선 LG 스마트TV광고부터 살펴보자! LG의 모델은 소녀시대다. 소녀시대의 멤버들은 마치 여신처럼 등장해서 시청자의 눈을 현란하게 매혹시킨다. 그 과정에서 LG 스마트TV3D라는 사실이 시청자의 뇌리에서 알게 모르게 콕 박혀버린다.

 

다음은 삼성 스마트TV! 삼성의 모델은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다! 카퍼필드는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자신의 눈을 응시하게끔 하며, ‘전원 끄기를 외치라고 유도한다. 그리고 그가 전원끄기를 외치자 마치 내 방안의 TV가 꺼진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난다.

 

조금 후,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등장해서 ‘TV의 기적을 운운한다. LG와 삼성의 스마트TV 광고 중에 어느 것이 더욱 국내 소비자의 눈에 들어올까? 아마 필자의 예상에는 LG 스마트TV쪽이 상당히 우세할 것 같다.

 

왜냐하면 친숙한 소녀시대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카퍼필드는 분명히 세계적인 마술사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일류인 삼성측에서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카퍼필드를 섭외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여겨진다. 우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선택이다! 소녀시대 같은 국내 탑 연예인을 섭외하면 분명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얻기에는 좋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바로 삼성측에서 광고하고자 하는 제품이 아니라 소녀시대같이 모델에 더욱 집중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필자가 보기에 LG 스마트TV는 예쁘고 매력적인 소녀시대만 눈에 들어오지, LG 스마트TV란 제품 자체는 잘 기억에 남지를 않는다. -게다가 국내외 몇몇 한류가 센 지역외엔 광고할 수 없다. 반면 삼성전자의 광고는 전 세계에 틀 수 있다-

 

반면, 데이비드 카퍼필드는 소녀시대보다 전 세계적인 인지도에서 훨씬 높은 인물이다. 게다가 그를 아는 인물이라면 그가 마술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삼성 스마트TV 음성인식 전원끄기기능을 설명하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그가 마술쇼를 보여줄때처럼 내 방의 TV가 꺼지는 것은 마술처럼 느껴지면 정말 ‘TV의 기적이란 삼성측의 카피가 콕! 머리에 박히게 된다.

 

삼성 스마트TV의 광고전략은 애플과 국내 TV광고의 중간쯤에 걸쳐져 있는 것 같다. 잘 알려진 대로 애플의 광고는 애플 제품 자체에 집중한다. 아이패드와 아이폰 광고를 보면 알겠지만,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데 주로 할애한다.

 

이는 애플의 아이패드등의 제품이 시대를 앞서나간 나머지, 시청자들이 저게 어떤 기능이야?’라고 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플 제품의 모델은 제품 그 자체라는 국내에선 보기 드문 사례를 보여준다.

 

반면 삼성 스마트TV는 그 정도로 시대를 앞서가진 못했다. 그러나 나름 새로운 기능을 첨가해서 다른 제품과 차별점을 찾고자 애쓰고 있다. -사실 TV 자체가 뭔가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기 어려운 제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삼성 스마트TV는 양쪽의 장점을 취하고 있다. 바로 국내 광고에서 잘 해온대로 광고 모델을 내세우지만, 외국 모델을 섭외해서 제품 자체에 주목하게 만들고, 그 모델이 주로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삼성의 전략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아무리 글로벌 시대라지만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은 외국인이 나와서 그것도 영어로 떠들면서 광고를 하는 것에 불편하다. 그런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LG 스마트TV의 경우엔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국내 NO.1인 소녀시대의 인지도를 가져가고 친숙한 이미지를 동시에 쓸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삼성전자측이 인내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을 꾸준히 노력한다면 삼성측이 원하는 차별성을 얻어낼 수는 있을 것 같다. 분명 시대는 새로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LG 스마트TV와 삼성 스마트TV 모두 애플처럼 신선한 혁명은 없다는 점이다. 애플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품처럼 심플한 광고와 획기적인 기능 설명은 분명 때때로 제품을 사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삼성과 LG 스마트TV를 보면서 사고 싶다라는 강렬한 충동에 휩싸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별다른 모델 없이 기능 설명만으로 이렇게 임팩트 있는 광고를 할 수 있는 곳이 애플외에 또 있을까?

조금 심하게 표현해서 LG 스마트TV의 광고는 너무 빠른 음악과 편집 때문에 정신없고, 삼성 스마트TV는 처음엔 신선하지만 왜 국내 방송에서 외국인이 영어로 떠드는 광고를 봐야하지?’라는 불편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LG와 삼성 스마트TV 모두 광고전략에서 고민해야봐야 할 지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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