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의 후속으로 현재 MBC에선 <스탠바이>가 방송중이다. TV11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시사의 여왕’이란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인들의 일상을 담은 시트콤이다.
여기서 류진은 허당진행으로 유명한 류진행역을 맡아 하고 있다. 그는 출근첫날 밤새 연습하다가 막상 당일 날엔 제대로 진행을 하지 못해 이후론 뉴스를 진행하지 못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시사의 여왕’에서도 해외토픽에서 EU정상들을 물고기떼로 둔갑시킨 덕분에 그는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그가 마지막 방송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방송인인 아들을 이용해서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하는 아버지는 화가 나서 청중석에서 뛰쳐나와 아들의 머리채를 쥐어 잡는다. 그 덕분에 멜로로 흐르런 극의 분위기는 다시 시트콤으로 변한다.
<스탠 바이>에선 많은 이들이 망가지기를 무릅쓰지 않는다. 그러나 단연 으뜸은 역시 류진행 역을 맡고 있는 류진이다! 그는 여태까지 바르거나 멋진 실장님역을 많이 한 인물이다.
따라서 그와 허당은 거리가 멀어보인다. 게다가 외모는 얼마나 멋진가? 그러나 류진은 ‘여태까지의 저는 잊어주세요!’라고 말하듯이 파격적인 모습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어제 방송된 5화에서 그는 자신이 결혼하려고 했던 여인의 고3 아들인 시완을 데려와 키우기 위해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 1차 시도에서 무릎 꿇고 애원하던 그는 아버지가 던진 양말과 휴지 마지막엔 물미역까지 고스란히 맞는 말 그대로 제대로 망가진 모습을 보여준다.
2차 시도에선 그는 ‘집안일 파업’을 감행한다. 그러자 아버지는 요일별로 그가 정리한 속옷을 모조리 흐트려놓고, 김치를 가져다가 쇼파에 문지르고, 마지막엔 감자칩을 부셔서 온집안에 뿌리는 만행(?)을 저지른다.
결국 참다못한 류진은 청소기를 동원해서 집안 곳곳을 청소하며, 2차 시도 역시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류진은 <스탠바이>가 겨우 5화 밖에 진행되지 않은 가운데서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잘생긴 외모와 달리 제대로 아나운서 역할을 하지 못해 비웃음을 당하기 딱 좋은 인물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아버지를 향해 반기를 들 정도로 그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모든 걸 주는 순정을 보여준다.
그가 결혼식 당일날 죽은 신부를 생각하며 흘리는 눈물은 <스탠바이>의 장르를 헷갈리게 만들 정도이다. 그뿐인가? 위에서 열거했지만 그는 매회 망가지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4화에서 매일 찜질방에서 자는 임시완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냉찜질 방의 파이프 얼굴이 달라 붙어서 뜨느라 고생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커다른 웃음을 주었다.
여태까지의 자신의 이미지를 포기하고 시청자와 <스탠바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류진의 모습은 매우 보기 좋다. 무엇보다 그의 시트콤 연기가 좋은 것은 ‘오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연기자들은 웃기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너무 ‘오버’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말이 쉽지 그 ‘적정한 선’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류진은 그 적절한 선을 잘 찾아서 어려운 ‘외줄타기’를 잘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 탓에 <하이킥 3>후속으로 방영중인 <스탠바이>를 즐거운 마음으로 매일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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