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효리가 말한 소셜테이너의 고단한 삶, ‘힐링캠프’

朱雀 2012. 4. 2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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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4집이 표절곡들로 채워져 있어서 대중의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녀로선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표현대로 직접 프로듀싱을 하면서 작곡가에 받은 받은 곡의 표절여부를 제대로 체크해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에서 완전히 가벼울 수가 없다.

 

이효리는 그래서 스스로 방송중단을 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은 그녀 스스로 너무나 바쁘게 살아온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연예인의 삶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특히 시대의 아이콘인 그녀로선 얼마나 많은 언론의 플래쉬세례를 받았던가? 그러나 이효리가 밝힌 것처럼 23살에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후, 그녀는 너무나 바쁜 삶속에서 자신을 잃고 살아가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오히려 표절파문 이후, 그녀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스스로를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녀의 맘속에서 나온 것중에 하나가 바로 메리였다. 부모님이 바쁘기에 거의 10년 가까이 어린 효리의 친구가 되어준 메리는 안타깝게도 이사와 함께 부모님이 보신탕집에 넘기고 말았다.

 

효리가 말한대로 그건 당시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아마 70~80년대 초반 태어난 이들은 어린 시절 강아지를 키우다가, 일정이상 크면 부모님에 의해 보신탕에 팔린 경험이 한두번쯤은 있을 것이다.

 

남의 집에 입양을 보내도 안타까운데, 죽을 줄 알면서 보냈다는 사실은 죄책감이자 트라우마로 남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효리는 그런 이유로 동물보호협회를 찾아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유기견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면서 하나씩 세상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차인표가 그랬듯이, 그녀 역시 삶이 바뀌니 일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그녀에게 주로 들어온 것은 패션쇼 같은 행사들이었다.

 

그러나 효리가 유기견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눔대축제 홍보대사, 소년소녀가장돕기 동참 행사 같은 주로 나눔 행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이런 활동들은 개인의 시간을 소비할 뿐, 그녀에게 명성을 주거나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지질 않는다.

 

그러나 착한 일도 중독성이 강해서, 자신의 도움이 그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효리로선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한 연예인은 이효리가 처음이다!

 

효리가 밝혔지만 그녀 혼자서 유기견 센터를 찾으면 사료를 한봉지 정도 밖에 가져다 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트위터에 올리고 알리면, 그녀로 인해 수백명이 그곳에 온다. 독거노인분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할때도 그녀의 팬이나 뜻에 동감한 이들이 함께 하면서 몇백명 이상이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경험은 그녀에게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 었을 것이다. 이전까지 효리를 연예인으로서 화려한 삶을 경험했다. 연예인으로서 톱스타 자리에 오르는 영광도 맛보았다. 그러나 30살이 넘어서 인생을 알게 된 효리는 이제 주변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효리가 지적했지만, 개개인이 좋은 뜻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는 한계를 절실히 느낄 수 밖에 없다. 결국 유기견 보호센터가 어느 정도 궤도에 이르기 위해선 국가가 재정지원을 하거나, 전국적인 규모의 유기견 보호센터가 생겨야 한다. 또한 어려운 독거노인들 역시 효리나 몇몇 뜻있는 이들이 아니라, 국가에서 제도를 정비해서 한달에 다만 얼마라도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지만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다.

 

따라서 그녀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독려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이 소셜테이너로 살기에는 수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일단 연예인은 대중들의 인기와 지지를 먹고 산다. 그런데 소셜테이너가 되면 대중과 언론의 잣대가 무척 엄격해진다.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가차없다. 일례로 현재 이효리는 채식주의자인데, 만약 그녀가 그토록 좋아했던 만두나 순대를 먹는다면 금방 변했다라고 손가락질 받기 딱 좋다.

 

아울러 그녀는 활동에 제약이 많다라고 에둘려 표현했다. 사찰까지 당했던 김제동 만큼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녀가 받았을 행동적인 제약과 협박전화 등은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그녀의 소셜테이너로서 행동에 대해 누군가는 전화를 걸어 입을 찢어버리겠다라고 끔찍한 협박을 했다고 하기 때문이다. 연예인이 소셜테이너로 활동하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우리나라의 정서는 연예인이 정치적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뿌리깊은 반감이 존재한다고 본다. 우선 첫 번째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연예인이 국가적인 행사에 불려나와 동원된 기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 정서에선 연예인인 소위 (아직까지) ‘딴따라라고 부르며 낮추어 보는 경향이 있다. 물론 오늘날의 연예인은 스타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와 부를 누리며, 해외에서 한류스타로 각광받을 정도로 위상이 달라졌다.

 

그러나 그런 영향력을 가진 스타가 사회 봉사 활동을 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히면 금방 일부 극성스런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시작한다.

 

그뿐인가? 당장 연예인 활동도 어려워진다. 김제동이 그랬듯이 각종 방송에서 퇴출당하고, 후속방송도 불가능해지기 쉽다. 방송에 나와야먄 먹고 살 수 있는 연예인에게 이는 밥줄이 끊기는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다!

 

? 그들의 영향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팬들을 지니고 있고,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기꺼이 봉사활동 등에 함께 참여한다. 그런 움직임은 얼마든지 하나의 사회적인 운동으로 변화할 수 있다. 마치 차인표가 세상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컴페션 활동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자체로만 끝나면 (누군가에겐) 좋겠지만, 그런 사회 봉사 활동을 하다보면 정치적-제도적 한계를 절실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사람이란 막연히 알고 있는 것보다, 스스로 활동을 하다가 현장에서 한계를 경험하게 되면 절박하게 된다.

 

당구에 빠지게 되면, 잠자면서 당구를 치는 광경을 상상하게 되는 것처럼, 효리는 사람들에게 버려지는 유기견과 어렵게 혼자 사는 독거노인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상황이 나아질까?’라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유기견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개개인의 삶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손쉽게 경제적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애완동물을 버린 것이다. 독거노인들을 지원하려면 사회복지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늘려야만 한다.

 

그럴려면 그런 성향의 국회의원 들을 지지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현 정부는 그런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효리는 유무형의 불이익을 당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무엇보다 그녀를 평가하는 가장 큰 척도인 인기 측면에서 대중들은 그녀의 진심에 대해 의심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하필이면 이효리는 4집 표절판정이후, 자숙하는 기간에 그러한 활동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의 진심에 대해 누군가는 의심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스로 나서서 유기견을 돌보고 독거노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직접 현장에서 챙기는 그녀의 선행은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개척자는 고단할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선 스칼렛 요한슨 같은 엄청난 대스타가 난 민주당을 지지한다라고 밝혀도 전혀 활동에 지장이 없지만, 우리 같은 경우엔 당장 일부 언론의 난리와 함께 사회적인 매장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이효리와 김제동 같은 이들은 분명 개인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할 수 있지만, 연예인으로서 활동하기 위해선 숨길 수밖에 없다. 심지어 김제동은 <힐링캠프>에서 이경규가 말했지만 사찰까지 당하지 않았던가?

 

소셜테이너가 되면 당장 CF등이 엄청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녀의 활동은 곧장 이미지가 되기 때문이다. 채식주의자인 그녀가 햄이나 한우를 홍보할 수 없지 않는가? 가죽가방도 메지 않는 그녀가 패션쇼의 모델이나 특정 제품의 모델로 설 수 없지 않는가?

 

그나마 이효리이기에 금전적-활동적 제약을 감수하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여성 스타라면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힐링캠프>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편으론 공감하고 한편으론 안타까웠다.

 

얼마 전 김구라의 잠정은퇴에서 볼 수 있지만, 10여년 전 말 한마디 때문에 그는 방송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논문표절과 성추행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은 탈당만 했지, 아직 사퇴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두 안건의 경중을 따져봐도 김구라와 두 국회의원은 비교조차 불가한데, 김구라는 생업에서 물러날 정도인데 두 국회의원은 후속조치가 미미하기 이를 데 없다. 이는 분명히 이중잣대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어준은 정치란 자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행동이라는 명언을 했다. 우리가 투표를 하는 것은 커다란 대의보다는 당장 답답하고 힘든 내 삶을 바꾸기 위해서다. 그런 투표조차 정치에 대한 환멸로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효리는 연예인으로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 편하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기견 보호센터와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눈을 떠서 정치적인 발언까지 활동을 넓히고 있다. 물론 그녀의 그런 삶은 차인표가 그랬듯이 대중에 의해 끊임없이 검증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검증과 별개로 그녀의 그런 삶에 대해 비난보다는 박수와 환호로 답했으면 좋겠다.

 

아직 한국에서 그것도 여성 연예인이 자신의 신념과 소신을 밝히기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 제약과 불이익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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