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박유천과 이태성의 피말리는 심리게임, ‘옥탑방 왕세자’

주작 朱雀 2012. 5. 1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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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옥탑방 왕세자>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인물은 용태무역의 이태성이었다! 그는 1화에선 순간적인 화로 인해 용태용에게 주먹을 날렸다가 태평양에 빠진 것을 보고는 도망친, 그야말로 전형적인 악역이었다.

 

그러나 이후 이태성은 홍세나역의 정유미에 가려서 딱히 활약이 없었다. 어린 시절 동생을 트럭에 버리고 도망간 이후, 10여년이 넘어서 자신 앞에 나타난 박하를 미국으로 보내기 위해 수표를 찢고, 왕세자 이각이 도치산을 통해 보낸 오피스텔 계약서를 뉴욕행 비행기표로 바꾸고, 그것도 부족해서 자신이 장회장의 둘째딸 인주인 척하는 그녀의 행동은 그야말로 악녀그 자체였다!

 

그에 반해 용태무는 그동안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용태무의 활약이 늘어났고, 특히 용태용으로 12역을 선보인 박유천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용태무가 가짜 용태용인 왕세자 이각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자, 자신에게 치명적인 카드가 될 수 있는 시카고에서 혼수상태인 용태용을 한국으로 데려온다. 이를 미리 알게된 왕세자 이각일행은 중간에서 바꿔치기하고, 이각이 다시 용태용 행세를 하기로 했다.

 

이각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기 위해 병원까지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갔다가, 자신의 눈앞에서 다신 깨어나지 않을 것이라 여긴 용태용이 다시 일어나자 용태무는 귀신이라도 본 듯 기절초풍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뿐인가? 용태용으로 분한 왕세자 이각이 처음에는 미국에서 용태무를 만난 사실을 기억하는 것처럼 말했다가 이내 기억이 안난다라고 했을 때, 그의 표정은 흡사 정말 마음에 뭔가 많이 찔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각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는 조선시대 화법을 구사하다가 현대인의 화법을 오락가락하며 용태무를 압박했다. 박유천의 연기는 12역을 오고가는 것도 훌륭했지만, 사랑하는 박하를 눈앞에서 보고도 모른 척을 했다가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어쩔 줄 몰라할 때 였다. 이제 겨우 3번째 주연을 맡은 이의 연기력인지 눈이 다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용태용의 핸드폰에 있던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택배로 보내고, 팩스로 거짓말쟁이 살인자라는 단어를 보내 피를 말리는 심리게임을 벌이면서 겉으로는 모르는 척하면서 용태무의 등뒤에선 득의만만하게 웃는 왕세자 이각의 모습은 정말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었다. 덕분에 코너에 몰린 악당 용태무가 불쌍해보일 지경이었다!

 

물론 마지막 부분에 가면 반전이 생겼다! 바로 이각의 거취를 아는 박하를 납치해서 냉동차에 가두는 부분에서 였다. 여기서 용태무는 오랜만에(?) 악당의 위엄을 세웠다!

 

마취제에 취해 정신을 잃은 박하의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어서 보내고, 협박하는 그의 모습은 전형적인 악당의 모습 그 자체였다! 여기에 흥분해서 반드시 반토막 내고 말겠다라고 말하는 박유천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악에 박친 인물의 모습 그 자체였다!

 

박유천과 이태성의 피말리는 심리게임은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마치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과 조커의 심리게임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둘의 연기는 그야말로 멋지기 그지 없었다.

 

이런 종류의 심리게임은 둘 다 상당한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하다. 한쪽이 조금이라도 연기력이 떨어진다면 긴박감이 줄어들면서 아무래도 흥미도와 몰입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용태무역의 이태성은 자신의 악행이 드러날까봐 전전긍긍하면서도 기회를 엿보고, 기회가 생기자마자 악당으로 돌변하는 악인의 역할을 100%아니 200%이상 소화해내며 오랜만에 존재가치를 입증해냈다!

 

또한 박유천은 왕세자 이각과 용태용의 12역을 훌륭하게 소화냈을 뿐만 아니라, 회사로비에서 박하를 보고 어쩔 줄 몰라하고, 약이 바짝 오른 용태무가 옥탑방에 올라가서 박하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을 보며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너무나 설득력있게 그려내며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는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 그야말로 심야에 본방사수를 하는 보람과 재미를 느끼게 해준 멋진 연기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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