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실망스러운 김수현 작가의 행보

朱雀 2012. 6. 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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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를 보니 김수현 작가가 <무자식상팔자>라는 가제의 작품으로 10월중 종편에서 컴백할 예정이란 기사가 떴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재밌게 봐온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가슴이 쓰라린 기사였다.

 

지난 420일 최민수는 종편의 한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난 작품을 선택했다는 식의 표현을 했다. 어떤 의미에서 그의 표현법은 멋지기까지 했다.

 

아마도 그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단순히 종편에 출연한다는 사실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 자신만의 화법으로 소신을 밝힌 것이리라. 그 마음자세는 나쁘지 않지만, 정말 왜 대다수 사람들이 종편을 싫어하는지 모른다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라고 밖에 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원래 어떤 탤런트나 작가가 종편에서 활약하는 것에 그동안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았다. 심하게 말해서 말할 가치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수현 작가는 중량부터가 다른 인물이다.


 

김수현 작가가 누군가? <사랑과 야망><청춘의 덫><사랑이 뭐길래> 최근의 <인생은 아름다워><천일의 약속>까지. 그야말로 한국 드라마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역사가 아니던가? 따라서 그녀의 종편행은 그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게다가 그녀는 누구보다 시대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자 애쓴 인물이다. 따라서 그런 그녀가 종편에 작품을 쓴다는 자체가 이해할 수가 없다. -누구처럼 여기가 아니면 작품을 받아주는 곳이 없는 것도 아니고, 소속사의 이익으로 어쩔 수 없이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김수현 작가는 단순히 작가를 넘어서서 많은 방송인들과 시청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 행동가짐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생각과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이다.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것처럼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물론 김수현 작가가 종편에 작품을 쓰게 된 데는 우리가 모르는 많은 이유와 스토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김수현 작가가 가지는 브랜드 파워와 대중의 믿음이다. 왜 대중들이 종편을 싫어하는가? 종편의 시청률은 왜 1%를 넘기 어려운가?

 

종편을 만든 곳들은 잘 알다시피 조중동 같은 일간지들이다. 이들은 기존 보수세력과 연합해서 국민들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사실을 왜곡보도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고 극대화한 세력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흔히 말하는 정론직필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거리가 안드로메다만큼 먼 세력이다. 국민들이 이들에 대한 반감이 제일 강해졌던 때는 촛불시위 때였다. 광화문에서 평화롭게 촛불시위를 하던 국민들은 자신들의 뜻과 의지가 이들의 손가락 아래서 어떻게 왜곡되고 굴절되는지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하여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같은 모임이 생기고 조중동 및 종편 광고 불매운동이 생겨난 것이다. 조중동이 왜 1%대의 시청률도 나오지 않는 종편에 목을 매는가?

 

그것은 IT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이 종이를 보지 않고, 촛불시위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면서 똑똑해진 대중들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의 생명연장을 위해 종편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종편은 편성 때부터 무수히 많은 사건이 있었다. 10번대의 소위 황금채널을 받기 위해 무슨 일이 있었는가? 종편은 1%의 시청률도 나오지 않으면서 공중파의 70%대의 광고료를 기업들에게 요구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당연한 말이지만 종편은 그냥 운영되지 않는다. 종편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떻게든 국민의 세금 내지는 국민의 돈이 흘러갈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세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데도, 종편의 운영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광고료가 집행될 것이고, 그것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10% 아니 1%의 이익을 대변하는 종편을 위해 국민들이 반대하는 뜻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따라서 종편이 여태까지 1%대의 시청률이 나오는 것은 그러한 국민적 반감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최민수는 연기에만 올인한 나머지 이런 사실을 모를 수가 있다(혹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가들과 함께 하기 위해). 그러나 김수현 작가는? 그녀는 몰라서는 안 된다. -그건 그녀가 여태까지 소중히 여긴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행동이니까- 모른다면 그녀는 대중에게 사랑받을 자격을 스스로 박탈하는 것이다. 예술과 문화는 인간의 삶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국민작가라 불리는 김수현 작가가 종편에서 새로운 작품을 시작한다니.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몇 마디 주절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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