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21세기 빅브라더의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 ‘유령’

朱雀 2012. 6. 2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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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유령에선 끔찍한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었다. 21세기판 빅브라더였다! 김우현과 권혁주는 각각 1년 전 남상원 대표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수사를 하면서 남상원의 부인의 집에서 불편한 조우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불편한 상황에 처한다! 바로 세강그룹이 모두를 도청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남상원 대표의 부인은 이상할 정도로 남편의 죽음에 대해 전혀 의구심을 나타내지 않았고, 어렵게 찾아낸 남상원 대표의 운전기사는 자신의 집에 지갑을 놔두고 종적이 묘연해진 상황이었다.

 

김우현과 권혁주는 운전기사의 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도청장치를 찾게 되고, 심지어 김우현의 차에서조차 도청장치를 찾게 된다. 그들은 인주시에서 우연히 세강그룹이 모두를 도청하고 있어요라는 한 남자의 목소리를 라디오를 통해 듣게 되었다.

 

이는 극초단파를 쓰는 도청기의 특성상 우연히 라디오 전파와 동조되면서 그 주파수대의 방송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듣게 된 사건이었다! 알고보니 그 방송의 말대로 세강그룹은 남성원 대표의 사건 때문에 운전기사-검안의-부인을 모두 도청하고 있었다. 이른바 민간사찰이었다!


 

이번 <유령>의 소재가 매우 낯익은 것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지만 이미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

 

<추적자>에서 대권을 노리는 김상중은 5년짜리 단기임기인 대통령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평생 권력의 중심에 있는 한오그룹의 총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는 한 재벌그룹의 총수가 대통령보다 낫다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한 재벌가의 정보력이 국정원보다 낫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버렸다.

 

국가권력에서 도청을 하는 것조차 특수한 일이 아니면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한다. 하물며 일개 기업에서 도청을 한다면 그것은 범법행위와 다름없다.

 




그러나 세강그룹은 남성원대표가 의문사한 사건을 덮기 위해서 검안의를 포섭하고, 운전기사를 수시로 협박하며 (결국엔 납치까지 했으며), 남성원 대표의 부인에게 말없는 위협을 수시로 가했다.

 

김우현과 권혁주가 좌충우돌 어렵게 구한 운전기사는 무슨 말을 했는가? ‘그 사람은 절대로 잡히지 않을 거에요라고 말했다. ? 그는 세강그룹에 차기 총수가 될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투표로 권력을 잡은 경우에도 민간사찰을 한다면 그것은 탄핵감이다! 닉슨대통령은 도청을 했다가 워터게이트가 터지면서, 미국대통령으로서 치욕스런 퇴임을 해야만 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서도 안되고, 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도청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도청이 무서운 것은 도청그 자체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누군가가 매일 듣고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은 위축되고 심리적으로 공황상태가 될 수 밖에 없다! 남성원 대표의 부인은 도청기를 발견하고 그때마다 없앴다. 그러나 그때마다 도청기는 다시 귀신처럼 곳곳에 있었다.

 

즉 그들은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었음에도 대놓고 도청을 했다. 그들은 투표로 뽑힌 권력이 아니라, 그저 사사로운 권력에 불과했으나, 그때까지 경찰은 손을 쓰지 못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국민들의 투표가 아닌 그저 일개 사기업의 직원들이 무슨 권한이 있어서 도청을 하면서 저렇듯 당당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일개 사기업들이 그런 식의 첩보활동이 공공연한 비밀이한 사실이다!

 



<유령>의 이야기는 단순히 드라마로 취급하기엔 얼마전에 벌어졌던 일이기 때문이다. 재벌가의 총수와 그 가족들이 사적인 목적과 이유로 다른 이를 감시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가?

 

이번주 <유령>에서 흥미로운 또 다른 흥미로운 대목은 남상원 대표의 사건을 재수사케한 목적이 다른 이유라는 점이었다! 필자는 전재욱 국장이 김우현의 뒤를 캐려는 권혁주 팀장에게 이 사건 파일을 내밀었을 때만 해도 세강그룹의 회장이 조현민을 공격하려는 수단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조현민의 계략이었다! 조현민은 남상원 대표의 살인범으로 세강자동차 대표 조재민을 지목하게 만들었다. 철저하게 계획된 함정이었다!


 

조현민의 아버지 조경문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조현민은 철저하게 납작하게 엎드려 있으면서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복수를 시작한 것이었다! 어제 <유령>은 조재민이 부회장으로 취임하는 자리에서 그가 권혁주에게 체포를 당하면서 끝났다.

 

남상원 대표의 부인은 김우현에게 진범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들어있는 남편의 노트북을 전해주었다고 했다. 과연 일개 경위가 세강그룹의 실세를 잡아들일 수 있을까? 실로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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