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TV비평

이젠 ‘무한도전’급 완성도를 보여주는 ‘런닝맨’!

朱雀 2012. 10.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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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방송된 무도에서 정형돈은 멤버들에게 아주 곤란한 질문을 하나 던졌다. 바로 김태호PD와 유재석이 각각 동시간대에 다른 프로를 하게 된다면, 어느 편으로 가겠느냐?’는 것이었다.

 

멤버들은 모두 비난과 야유로 질문을 회피했다. 이건 이를테면 어린이한테 엄마 좋아? 아빠 좋아?’라고 물은 것과 거의 맞먹는 수준의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란 매우 난감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선 <무한도전>을 만든 김태호PD와 그걸 가능케한 유재석을 보면서, 둘중 다른 한사람이 다른 예능 프로를 만들어서 성공시킬 수 있을까?’라는 상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유재석은 <런닝맨>을 통해서 정형돈의 물음에 답을 주었다! 바로 그것도 훌륭하게! 28<런닝맨>수수께끼 레이스로 진행되었다. 게스트로 나온 원더걸스의 유빈과 미쓰에이의 수지 그리고 송지효 팀으로 각각 세팀으로 나눠서 진행했는데, 각 팀은 미니게임에서 우승하면 최종게임을 위한 힌트를 얻을 수가 있었다.

 

<런닝맨>을 본 이들이라면 동의하겠지만, <런닝맨>은 이름 그대로 걷지 말고 뛰어라라는 슬로건에 맞게끔 미니게임이 고안되어 있다. 모닝 게임이었던 여왕의 아침운동의 경우, 20초동안 각팀의 여성멤버를 업고 세 명의 남자팀원들이 돌아가면서 업으면서 20초 내에 돌아와야만 했다.

 

게임 자체도 쉽지 않아 보이지만, 여성멤버가 각 남성멤버의 등으로 갈아탈 때(?) 팔이 끼거나, 심지어 창의처럼 넘어지는 멤버들이 생겨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었다.

 

초등학교에서 각 팀을 위한 초등학생 멤버들을 찾을 때, 초등학생들에게 <런닝맨>에게 얼마나 인기있는지는, 능력자 김종국 주위로 몰려든 아이들의 인원과 반응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발생한다. ? 초등학생들은 <런닝맨>에 열광하는가? 간단하다. <런닝맨>한편의 정교한 게임드라마! 일반적으로 게임은 퍼즐의 형태를 띤다. 각 미션마다 힌트나 결정적인 아이템을 획득하고, 그걸 토대로 해서 최종보스전에서 승리를 쟁취해야만 한다.

 

<런닝맨>은 딱 그런 형태로 진행된다. 그뿐인가? 캐릭터의 성격이 확실하다. 하하가 장난삼아 교실에서 오리! 꽥꽥!’을 유도하가 기린하니까 배신배신!’이라고 아이들이 외치는 것은 이광수의 캐릭터가 얼마나 확실한지 알 수 있다.

 

지난번에도 지적한 적이 있지만, 예능에서 모든 멤버가 고르게 활약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여기서 활약이란 단순히 게임만 잘하는 게 아니라 예능프로의 성격상 웃겨야 한다’.

 

개리는 심청이가 빠진 곳은 육각수다라는 질문에 ‘X’를 들고, 예전에 ‘<런닝맨>에서 똑같은 문제가 나왔는데, 그때 임당수라고 했다면서 웃음을 주었다. 뜀틀뛰기에서 누구보다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그는 시크하게 폼을 잡으면서 관객석으로 다가가서 모두에게 웃음을 주었다. 그건 누가 가르쳐줘서 되는 게 아니다. 바로 순발력과 재치다!

 

지석진은 예전에는 웃기지도 않고 게임도 못한다고 구박을 받았다, 그러나 만보계를 차고 디스코팡팡에 올라타서는 마지막에 누구보다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광수와 함께 필촉크로스를 외치면서, 여자 게스트까지 인정사정 안 봐주는 그의 캐릭터는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에이스 송지효는 뜀틀에서 의외로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못하는 게 있는 인간이란 느낌을 주었다. 심지어 게스트로 나온 지진희조차 수지를 보고 좋아서 수지짱!’을 외치고, 유재석을 앞에 두고 음식으로 약을 올리는 유치한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런닝맨>은 앞서 말했지만, 게임의 형태를 취한다. 그러면서 그 내용자체는 유치한 편이다. ‘수수께끼 레이스에서 초등학교에서 발로 차서 우유각을 우유통(?)에 넣는 게임은 비슷한 방식으로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 게임인 가위 바위 보의 경우, ‘2>5’‘0=0’‘5>0’는 식의 희한한 공식으로 모두를 거의 마지막까지 고민케 하고, 3자 가위바위보 대결은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도 엄청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런닝맨>의 완성도는 유재석 혼자서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런닝맨> 제작진은 이전에 <패떴>의 제작진이다. SBS에서 <X>을 비롯해서 10년 이상 예능만 제작해온 베테랑이다! 여기에 비록 <무한도전>과는 조합이 조금 다르지만, 능력자 김종국은 유재석이 <패떴>때부터 함께 해온 멤버이며, 송지효 역시 <패떴>에서 인상깊게 보아서 그가 심혈을 기울여 섭외한 인물이다.

 

개리의 끼를 보고 이전까지 예능에 거의 나온 적이 없는 이를 섭외해온 유재석의 눈과 감각은 분명히 인정해줘야 하는 대목이다. 또한 나이 많은 지석진을 주변의 만류와 혹독한 네티즌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감싸온 그와 제작진의 노고는 최근 톡톡히 제값을 해내고 있다고 본다.

 

<무한도전>은 매주매주가 특집이라고 할만큼 그 완성도에서 레전드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재석은 토요일도 부족해서 일요일엔 <런닝맨>을 통해 <무한도전>과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정말 최고의 완성도 높은 예능을 시청자에게 매주매주 다른 방식으로 선사하고 있다.

 

이쯤되니 시청자 입장에서 김태호PD가 유재석 없이 예능 프로를 만든다면 어떤 프로가 탄생해질지 궁금하다, 누가 메인MC를 보고 누가 멤버를 맡고, <런닝맨>처럼 성공시킬지 매우 궁금하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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