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TV비평

왜 생활체육인가? ‘우리동네 예체능’

朱雀 2013. 5. 2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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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능을 보면서 이 프로그램처럼 많은 생각에 빠지게 만든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우리동네 예체능>을 보는 필자의 마음은 편치 만은 않다. 왜냐하면 오늘날 우리 현실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탁구에 이어서 볼링을 치기 위해 어제 방송분에선 무려 대구로 어웨이 경기를 떠났다. 비장한 표정의 강호동은 이병진에게서 볼링에도 페이스메이커가 있어서 상대방의 레인을 망쳐놓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당연한 말이지만 어떤 체육종목이든 나름대로 깊이가 있다. 단지 우리가 모를 뿐이다. 우리나라 체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엘리트 주의라고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올림픽을 비롯한 대회에 국가대표선수들이 나가서 우승을 하는 것에 우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보자! 김연아와 박태환처럼 레전드급의 선수들이 연습할 곳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생활체육이 아니라 몇몇 선수들에게만 집중하고 그마저도 체육 시설 인프라가 형편없이 낙후된 나라. 그게 2013년 대한민국의 체육현실이다!

 

그럼 그걸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계속해서 요구하고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 인프라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긴 안목을 가지고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

 

나는 <우리동네 예체능>이 거기에 꽤 큰 일조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동네 예체능>는 다행스럽게도 조달환을 비롯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이들이 계속해서 나와주고 있다. 그만큼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는 반증이리라.

 

우리나라에선 야구처럼 몇몇 종목에만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기종목만 성장하고 나머지들은 도외시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는 올림픽때만 주목받는 탁구를 시작으로 이번엔 볼링으로 넘어왔다.

 

당연한 말이지만 볼링은 우리에게 그다지 관심받는 종목이 아니다. 그러나 공중파의 특성상 방송되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예체능팀과 월성동팀이 대결하는 형식이기에 그 시너지는 더욱 배가된다.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점은 스포츠맨십 정신이다! 우리사회는 고도로 산업화되면서 황금지상주의와 더불어 결과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결과를 중요시한 나머지, 과정 따윈 아무래도 좋은, 쉽게 말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었다. 대기업의 비리가 적발되면 손가락질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편으론 사업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게 올바른 생각일까? 그렇지 않다. 그런 의식이 우리 생활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에, 그것이 발전되어 이젠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인력을 가로채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가 더욱 나아지기 위해선 정정당당해져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신은 스포츠맨십에서 배울 수 있다고 본다. 규칙을 어기면 심판이 어김없이 지적하고 시정하며, 모든 스포츠인들이 공정한 룰에 따라 경기를 펼치는 장면은 아름답다. 그런 모습들은 비록 패배했을 때 안타까움은 일지만, 승자와 패자가 모두 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겠는가?

 

또 한가지. <우리동네 예체능>을 보면 단체전이다보니 팀원들간의 팀워크가 좋아질 수 밖에 없다. 가끔 의견충돌은 생기지만, 잘하는 사람이건 못하는 사람이건 팀의 부담이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서로를 챙겨주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 ? 나 혼자 승리한다고 팀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마이클 샌델은 흔히 공동체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하자면 마이클 샌델은 미국 개척기 당시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자는 거다! 그때는 개척시대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위해줄 수 밖에 없었다. ? 그렇지 않으면 생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에겐 미국 개척시대보다 더욱 뛰어난 미덕들이 있었다. 품앗이라고 해서 농번기에는 서로 일손을 도왔고, 장례식도 함께 치뤘다. 오늘날엔 공동체가 해체되었기 때문에 장례식을 상조에 맡기는 사태에 이르렀지만.

 

이렇듯 <우리동네 예체능>은 비록 예능에 지나지 않지만, 오늘날 우리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이 많다. 돈으로 모든 가치가 치환되는 시대에, 돈이 아니라 즐겁기 위해서 생활체육을 하고, 정정당당하게 모두가 공평한 규칙위에서 경기를 하고, 팀원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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