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이민정 같은 정치인을 만나고 싶다! ‘내 연애의 모든 것’

朱雀 2013. 4. 11. 08:32
728x90
반응형


 

! 이 매국노 꼴통아! 날치기해서 국민기만하는 악법통과시킨 매국노에 사지멀쩡한 주제에 온갖 허위병명 유포한 대국민 사기꾼에 여하튼 뻔뻔하기가 우주로 뻗어나가고 있어. 한마디로 댁 우주공해야!”

 

! 정말이지 이민정이 신하균을 향해 한 비난을 듣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십년 묵은 체증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이민정이 연기하는 노민영의원은 국회의원이라곤 달랑 두명있는 녹색정의당의 당대표다.

 

따라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거침없는 그녀의 행보는 오늘날 정치권에 대해 불만을 넘어서서 불신만이 가득한 시대에 많은 생각을 하게끔 유도한다.

 

우선 <내 연애의 모든 것> 2화에서 그녀는 대한국당 김수영 의원(신하균)의 약점을 잡게 된다. 엉겁결에 (자신이 휘두른) 소화기에 맞았지만 사실은 별 이상이 없는 데, 병원에 장기입원해서 대한국당이 언론악법을 날치기 통과시켰는데, 이를 가리기 위해 노민영 의원을 폭력을 행사한 의원으로 호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공작, 정말 현실정치에서도 많이 보지 않았는가?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21세기를 맞이했지만 구태가 만연한 여의도정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김수영 의원은 당에서 시켰으니 일단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갖가지 일이 벌어진다.

 

그의 이름을 가장해서 156석을 차지한 거대여당 대한국당은 노민영 의원을 고소하기에 이른다. 날치기한 언론악법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지 못하기 하기 위한 대국민쇼였다!

 

노민영 의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대다수의 국회의원과 다르다! 그녀는 당리당약을 위해서나 사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인물이 아니다. 드물지만 공익을 위해 일하는 진짜배기 국회의원이다.

 

물론 그녀는 김수영 의원이 가짜 환자행세를 했고, 엉겁결에 그의 상반신을 보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인터넷 유포를 들먹이며 협박한다. 그러나 그녀의 협박은 귀엽다.

 

그녀가 김수영에게 부탁하는 것은 법안 공동발의였다. 뜻을 같이 하는 동지라곤 달랑 두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법안발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발의하려는 법안은 어려운 국민들을 위한 법안이다.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법안이었다.

 

김수영 의원이 전혀 다른 당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법안에 찬성하고 함께 공동발의하게 되는 것은 그녀가 흔해빠진 여의동 정치인이 아니라, 자신의 올곧은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다!

 

그녀를 제외한 다른 국회의원들은 어떤가? 거대여당인 대한국당은 1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야당을 속이고 언론악법을 날치기 통과한다. 그것도 부족해서 2화에서 묘사되었지만 대리투표까지. 그야말로 불법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자행한다.

 

이민영 의원이 운좋게 그들의 대리투표 현장에 대한 증거를 포착하게 되자, ‘연예인 스캔들 숨겨놓은 것 없냐?’‘월드컵과 올림픽은 2년에 한번씩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그들의 모습은 어떻게든 국민의 관심을 다른데로 옮겨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오늘날 정치인들의 추악한 모습을 예리하게 풍자해낸다!

 

<내 연애의 모든 것>는 오늘날 구태로 만연한 대한민국 정치계를 풍자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경쾌하고 코믹하다는 데 있다! 사실 위에서 열거했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이런 정치구태와 악습을 묘사한다면 짜증나서 보기도 싫을 것이다. 그런 탓인지 <내 연애의 모든 것>의 경쾌한 모드로 진행된다.

 

이민영 의원은 누구보다 정의감이 넘치고 강단 있는 여자지만, 이모에겐 그저 노처녀이자 애일 뿐이므로 쩔쩔매는 모습은 웃음을 안겨준다. 그녀가 대한국당의 정치공작에 맞서서 대리투표사실을 기자회견장에서 밝히고 헌법재판소에 제소해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모습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을 연상시키며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노민영 의원의 그런 행보는 번번이 좌절을 맛본다. 헌법재판소는 분명히 날치기 통과대리투표는 인정하지만, ‘이미 통과된 법이라며 사실상 기각하고 만다. 불법을 인정하면서도 언론악법을 인정하는 헌재의 모습은 김수영의 말마따나 코미디가 따로 없다. 그런데 편히 웃을 수 없는 게 우린 이와 비슷한 모습을 이미 몇 번 보지 않았던가?

 

언론법 무효청구가 기각되자 장외로 나가 민생은 나 몰라라하고 투쟁하는 야당의 모습이나 이에 맞서고자 밖에서 똑같이 장외투쟁하는 여당 의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현실에서 이미 본 것들이라 불편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야밤에 각당의 수뇌부들이 모여서 술판을 벌이면서 적당히 서로 정치적 이득을 나누는 모습은 정말 현실에서 본 것들이라 자꾸만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화가 난다. 마치 앵그리버드가 된 것처럼!

 

그래서 노민영 의원이 술잔을 던져서 모니터를 깨뜨리면서 사자후를 터트리는 장면은 정말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낮에는 너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 물어뜯고 싸우다가 야밤엔 이 비싼 폭탄주 마시고 블루스 추는 게 국민염원이야? 그리고 민주주의? 내가 알던 민주주의는요. 이렇게 어둡고 구린내 나는 룸싸롱 골방에서 니들끼리 하시는 게 아니라요. 저기 바깥에서 햇볕 아래서 떳떳한 데서, 국민 모두가 다 같이 하는 거든요. 이러니까 국민이 정치가 정치인들이 국민 뜯어먹고 산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 정말 <내 연애의 모든 것>2화 마지막 장면은 기자들이 보거나 국민들이 볼때는 서로 물고 뜯고 싸우면서, 뒤로는 언제든지 협상할 준비가 되어있는 여당과 야당을 모습을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보여주었다. 풍자적으로 그려내는 모습이 오히려 현실정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은 그야말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왜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불신을 가질 수 밖에 없는지 2화만에 그 이유를 드라마는 완벽하게 설명해냈다.

 

그러나 정치는 우리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 국회의원들이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법안 하나하나가 나라살림과 국민의 오늘과 내일을 좌지우지한다. 따라서 국민은 정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하고,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무슨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해야만 한다. 그 길만이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그런 면에서 정치입문서로 괜찮다고 여겨진다. 우리가 원하는 국회의원은 노민영 같은 인물이다. 그러나 노민영 의원같은 이를 뽑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을 보고, 그가 국회에서 하는 일에 열렬한 성원과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 국회의원을 잘못 뽑아놓고 이래서 정치는 더러워서 싫어라고 무관심하다면, 국회는 그들 마음대로 움직인다.

 

노민영 의원은 달랑 2 명밖에 없는 소수정당이지만,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싸우는 투사이며, 대한국당에서 왕따인 김수영과 정치적 동지로 함께 성장하고 있는 단계다. 대한민국의 구태정치에 대해 과감없이 비난하지만, 동시에 현실을 고치고자 애쓰는 이런 국회의원을 현실에서 만나고 싶다.

 

자신이 소속된 당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는 당적을 초월해서 손을 잡을 줄 아는 이런 인물을 꼭 만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이 똑똑해져서 이런 국회의원들로 국회를 채워야만 한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제목은 연애를 운운하지만 현실정치에 대해 뼈있는 이야기를 내놓고 있는 멋진 드라마라고 판단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