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강호동은 주인공이 아니였다?! ‘우리동네 예체능’

朱雀 2013. 4. 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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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흔히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라고 말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대답해보자. 당신은 정말 당신 인생의 주인공인가? 학교에 가보면 공부 잘하는 소수의 몇 명 학생을 빼놓으면 나머지는 그 사람들을 빛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다. 직장에선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 분명 나는 소중한 존재인데, 이상하게 다른 사람과 있으면 주연은 커녕 잘해봐야 조연이고 심할 때는 엑스트라 수준으로 급전직하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우리동네 예체능>은 매우 독특한 지점에 있다. 강호동, 이수근, 김병만, 최강창민, 민호, 박성호, 조달환이 출연한 이 프로는, 얼핏 보면 강호동이 돋보이거나, 아이돌인 최강창민과 민호가 눈에 띄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어제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이는 의외로 조달환이란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다. 더 정확히는 상도동 탁구팀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우리동네 예체능>는 제목처럼 자기 동네에서 예체능에 자신 있는 이들이 우리동네 예체능팀에 도전해서 시합을 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로 상도동에서 탁구를 치는 이들이 강호동을 비롯한 MC들에게 시합을 청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강호동이 예능에서 아무리 1인자라고 할지라도, 탁구시합에선 탁구를 잘 하는 자만이 돋보이는 법이다. ? 그만큼 활약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조달환이 처음 등장했던 지난주 방송을 떠올려보자. 강호동은 잘 알지도 못하는 조달환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을 쓰고, 심지어 국민배우라는 누가 봐도 노골적인 아부성 발언을 했다.

 

그건 역으로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고, 이내 방송에서 공개된 그의 놀라운 실력은 샤이니의 민호과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이 함께 응원할 정도로 위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어제 실제 시합에서도 상도동 에이스인 조환성과의 팽팽한 접전 끝에 아쉽게 13:11로 패배하고 말았다. 그러나 역전에 역전에 거치는 경기내용은 응원하는 이들을 넘어서 시청자의 심장과 염통을 그야말로 쫄깃하게 만들어 줄 지경이었다.

 

결과적으로 예체능팀은 상도동팀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민호는 권민선 씨와 첫 번째 대결을 펼쳤지만 역전패를, 박성호는 12세 김영래군과 시합했지만 역시 패배를 맛봤다. 이수근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시합에서 패배를 맛봐야만 했다.

 

- 대부분의 시합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열전이어서 국가대표급 경기처럼 매경기가 이상하게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국가대항전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 면에서 시합방식을 취한 것은 매우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어제 시합에선 상도동 탁구팀이 빛나 보일 수 밖에 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반인이 탁구를 하는 모습을 심야라고 하지만, 월요일 황금시간대에 이토록 오랫동안 비출리는 없다.

 

<우리동네 예체능>에 나왔지만 상도동 탁구팀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이들이다. 낮에는 회사를 다니는 등의 직장생활을 하거나, 학교를 가거나, 평범한 주부거나. 따라서 그들이 TV에 나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을 일은 대부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동네 예체능>에선 가능한 일이다! 왜 이번 주처럼 탁구를 그들이 예체능팀보다 월등하게 잘한다면, 당연히 그들의 활약상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힐 수 밖에 없고, 그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탁구외의 다른 예체능에 특기를 가진 이들이 우리도 예체능팀을 이길 수 있겠다라고 여겨지면 바로 홈페이지등을 통해 도전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의 존재감은 절대적이긴 하다. 노련한 MC로서 강호동이 상황을 진행하고 아쉬움을 토로하고, 물오른 예능감의 이수근이 뒤를 받쳐주며, 최강창민과 민호의 샤방샤방한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구가 정화되는 것 같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제 방송에선 당연한 말이지만 탁구를 가장 잘 치는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다. ‘탁구로 시합이 진행되는 과정에선 그 사람이 아무리 예능감이 좋고, 노래를 잘하고, 인기 좋은 아이돌이라도 별로 중요치가 않다.

 

그리하여 예체능팀에서 가장 피 말리는 접전을 보여준 조달환이 눈에 띄고, 긴장해서 초반에 실수를 많이 했음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우세한 경기력을 보여준 권민선, 김영래, 주부 강은순, 조한성 같은 일반인들이 더욱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그들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언제 이렇게 TV카메라의 집중세례를 받으면서 강호동 못지 않은 분량으로 편집되어 공중파를 탈 수 있겠는가? <우리동네 예체능>이 불과 2주만에 <화신>을 물리치고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강호동을 비롯한 MC진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지만, 평범한 이들마저 그들의 특기에 따라 돋보일 수 밖에 없는 포맷이 그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에 관심있고 잘 하는 이들이라면 벌써부터 팀을 결성하거나, 이미 함께 하는 팀원들과 함께 카메라세례를 받으면서 예체능팀과 시합을 벌일 상상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우리동네 예체능>은 이미 성공한 예능프로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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