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조달환-김재경 화요커플은 무리수! ‘우리동네 예체능’

朱雀 2013. 5.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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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경기를 두 번째로 한 탓일까? 어제 <우리동네 예체능>의 재미는 확실히 상도동 탁구팀과 했던 첫 번째 경기만은 못했다. 이유는 쉽게 몇 가지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예체능팀은 긴장했다고 하지만, (연예인이기 때문에 직업상) 카메라에 익숙한 이들이다.

 

반면 이에 맞서는 목동 탁구팀은 일반인으로 카메라 세례를 받을 일이 거의 전무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이 TV카메라를 앞에 두고 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국제 경기룰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동네에서 편하게 치던 아마추어 동호인들에겐 흐름이 깨질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강호동을 상대했던 84세 김창갑 옹도, 이수근과 맞섰던 체세종 씨도 생소한 국제경기 룰 탓에 패배했다고 볼 수 있다. 경험치가 확실히 늘고 있는 예체능 팀은 불과 두 번째 경기만에 1승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하고 말았다.

 

그러나 강호동도 지적했듯이 너무 쉽게 예체능 팀이 1승을 챙김으로써 시청률에선 손해를 보게 되었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주인공은 강호동과 이수근 같은 이들이 되어선 곤란하다. 이 프로의 주인공은 매번 예체능팀을 상대하기 위해 나오는 평범한 아마추어 스포츠인들과 조달환 같은 이들이 주인공이 되어야만 한다.

 

그들이 숨막히는 접전을 펼침으로써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동네 예체능>2번째 경기가 이수근의 활약으로 예상보다 너무 쉽게 끝나버림으로써 10여분을 옥상에서 멤버들이 잡담을 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여기서 김재경은 폭탄발언을 내놓았다. 자신이 소속된 레인보우가 망한 이유로 사건-사고가 없는 것을 지목했다. 팀내 불화와 스캔들을 언급하자, 다른 멤버들은 웃겨서 포복절도했지만 필자의 입장에선 입맛이 씁쓸해질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상당부분 설득력 있었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안타깝지만 열심히 한다고 인기를 얻지 못한다. 어떤 의미에선 천운이 따라줘야만 한다. 왜냐하면 시청자들이 어떤 캐릭터에 꽂힐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조정치 같은 인물이 예능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 될지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도 조달환이 에이스로서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줄은 아무도 상상치 못했던 일일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사항에는 좋은 일보단 나쁜 일이 우선이다. 오죽하면 노이즈 마케팅이란 말까지 있겠는가?

 

이에 유난히 중매(?)를 서고 싶어하는 강호동은 재경과 달환의 스캔들(?)을 권유했다. 오랜만의 눈빛교환에서 두 사람은 서로 돌아보았고, 김재경은 서로 윈윈해보자면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자고 했다.

 

물론 웃기는 했지만 무리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예능에서 재미를 위한 커플이라도 해도, 어떤 계기가 있고, 그걸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일례로 <런닝맨>의 월요커플인 개리와 송지효는 애청자들이 오랜 세월 그들의 밀당을 봐온 역사가 있기에 즐기면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조달환과 김재경은 서로 가까워질 계기가 너무 없었고, 그 탓엔 갑작스런 예능 커플(?)로 묶이는 것은 그야말로 무리수 였다. 게다가 두 사람을 커플로 엮은 김에 탁구판 사랑과 전쟁을 찍으면서, 보여준 조달환과 김재경의 열연은 멋졌지만 동시에 <우리동네 예체능>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새로움을 표방했지만, 결국 기존에 했던 것들을 식상하게 반복했기 때문이다. 물론 도저히 몰입할 수 없는 장소에서 순식간에 연기몰입을 보여준 조달환의 열연과 자식은 공돈으로 키워?’라는 재경의 재치넘치는 대사와 개인기는 분명히 웃기고 대단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두 사람의 공이었지, 상황설정 자체는 너무나 식상했다.

 

<우리동네 예체능>는 현재 초반이다. 따라서 아직 틀을 갖추는 단계이며 그 와중에 다른 성공한 예능들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동네 예체능>은 다른 프로와 진행방식 자체가 다르다. 따라서 자신만의 고유함을 찾기 위해 치열한 고민과 참신한 시도를 해야만 한다.

 

아울러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국제경기 룰과 카메라에 약한 부분 역시 보완이 시급하다! 그들에게 카메라 테스트를 하고, 국제경기 룰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등의 후속조치가 따라줘야 하지 않을까?

 

<우리동네 예체능>이 진정으로 화요일 예능의 강자로 우뚝 서고 싶다면, 조달환-김재경 커플 만들기가 아니라, 더욱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를 안방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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