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김혜수의 신들린 연기력! ‘직장의 신’

朱雀 2013. 4. 30. 08:40
728x90
반응형


오전 11시에는 청소를 하고, 오후 2시에는 밀린 워드작업을 하고, 오후 4시에는 아기를 받아내는 조산사 역할을 해내는 사람. 이런 사람을 평상시에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직장의 신>에서 무한능력을 보여주는 미스 김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직장의 신>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면, 단연코 미스 김을 연기하는 김혜수다!

 

<직장의 신>에서 김혜수의 놀라운 것은 우선 코믹연기에 있다! 김혜수가 누구인가? 연기경력만 거의 30년(정확히는 28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 연기자다! 하지만 사실 김혜수가 처음 <직장의 신>에서 코믹연기를 선보였을 때는 인상적이긴 했지만, 어색한 감도 있었다.

 

물론 김혜수는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준 연기자지만, <직장의 신>에서 미스 김처럼 파격적인 인물은 하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나 이제 김혜수의 코믹연기는 그야말로 물 올랐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코털을 뽑는 고과장의 팔을 잡아서 다시 집어넣어라라고 하거나, 업무를 보고 있는 데고과장이 코를 시끄럽게 골면서 자자 휴지를 말아서 그의 콧구멍에 집어넣는 장면은 그야말로 웃음을 유발한다. ? 더없이 진지하게 김혜수가 연기하기 때문이다. 만약 김혜수가 오버해서 했다면 오히려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자염을 구하러 함께 섬을 찾아갈 때 그녀는 어떠한가? 갈매기를 향해 먹이를 주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하여 장규직 팀장과 무정한 팀장이 둘다 마음에 그녀를 두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갈 정도다.

 

그러나 장면이 전환되면 미스 김은 예의 능력을 보여준다. 대기업을 믿지 않는 옹아집 회장이 물을 뿌리자 멋지게 피해내는 장면에서다. 흡사 그 장면은 <시크릿 가든>에서 하지원이 물잔을 피하는 장면을 연상케 하며 새삼 웃음을 준다.

 

그뿐인가? 옹아집 회장 며느리가 갑작스럽게 조산을 하게 되자, ‘아기를 받겠다라고 할 때 그녀는 어떤가? 아직 젊은 그녀가 아기를 받겠다고 하자 모두들 네가 뭔데라는 식으로 묻자, 일부러 등뒤에서 뭔가를 부산하게 찾는 시늉을 하다가 조산사 자격증을 내놓는다. 누가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감정을 이끌어 오르게 하는 그 모습에선 새삼 혀를 내두르게 된다.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적당히 시간을 끌고, 자격증을 찾는 듯한 액션을 취하는 것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상당히 치밀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아기를 받는라 배를 놓쳐서 나 돌아갈래를 외치면서 <박하사탕>의 설경구 연기를 패러디하고, 몸빼바지를 입고 남자 둘과 배가 끊겨서 한방에서 자게 되자 선을 넘지마라고 발로 표현하는 그녀의 모습은 파격 그 자체라 입가에 웃음을 띄지 않을 수 없게끔 한다.

 

<직장의 신>은 어떤 의미에서 상당히 잔인한 드라마다! ? 코믹하게 그리긴 하지만 직장의 일을 그대로 그려내기 때문이다. 일례로 어제 두 팀장들이 분주하게 뛰는 것은 권고사직 대상에 올라간 고과장을 구하기 위해서다. 고과장은 자녀들의 학업과 결혼때문에집까지 내놓은 상태다. 따라서 그에게 해고는 죽음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깔려 있다고 해서 <직장의 신>이 우울하게 그려진다면? 당장 시청자인 나부터 채널을 돌리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혜수는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약간 오버스런 표정을 짓거나, ‘...으로 끝나는 김혜수표 미스 김의 모습은 자칫 식상하게 다가올 수 있다. ? 요즘 시청자들은 너무나 많은 드라마를 봐온 까닭에 조금이라도 정형화되면 반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혜수의 너무나 자연스런 연기는 그런 반발심이 일어날 단서를 주지 않는다.

 

게다가 앞서 지적한 대로 몸빼바지를 입고 미화원의 옷을 입으며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프로연기자의 그것이라 우릴 감동케 할 지경인가? 그러다가도 오후 6시에 퇴근하면 럭셔리하고 분위기 있는 옷을 입는 그녀의 180도 변신은 그저 멋져서 새삼 역시 김혜수라고 말하게 만든다. 코믹하면서도 아픔을 지니고 있고, ‘도대체 없는 자격증이 뭘까?’라고 생각이 들게 하면서도 배가 고파서 꼬르륵소리를 내면서 망가지는 전천후 미스 김.


이제 김혜수가 없는 월화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직장의 신>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박혔으며, 그 공은 90%정도는 전적으로 김혜수의 공로라고 여겨진다! 그만큼 <직장의 신>에서 김혜수의 연기는 그저 신들렸다고 표현할 길이 없는 것 같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