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위기의 <패떴>이여, 최철호를 게스트로 섭외하라!

朱雀 2009. 9. 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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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야심만만 2>에 출연한 최철호를 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내가 봤던 드라마에선 항상 너무나 진지한 역할로만 나왔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영 그려지질 않은 탓이었다.

개인적으로 <대조영>에서 ‘걸사비우’역으로 <삼국지>로 따지면 관우처럼 우직한 역할로 머리에 이미지가 고정된 탓에 그가 하는 말마다 뜻밖이었다. 시작은 “<내조의 여왕>으로 떠서 출연료가 얼마나 올랐느냐?”란 질문에서였다. 당연한 거지만 제대로 된 액수는 밝힐 수 없었던지라, 예를 들었다.

50만원을 부르려는데 상대방의 표정이 좋지 않으면 “50은 비싸죠? 40이요!”라는 식이었다. 마음 같아선 비싸게 부르고 싶은 데 나이가 40이다보니 괜히 높게 부르면 일이 들어오지 않을까 염려된 탓이란다.

<내조의 여왕>으로 뜬 후 늘 그렇듯이 약간 건성으로 인사했는데, 사람들이 다들 “뜨고 나더니 건방져졌다”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재현했는데 머리는 숙이지 않은 상태에서 목만 내미는 특유의 폼 때문에 다들 웃음의 도가니로 빠져 들었다.

최철호는 방송 내내 솔직대담한 토크로 패널들을 광분에 휩싸이게 했다. 최철호는 방송생활 10년 동안 무명으로 지냈고, 연극 무대까지 합하면 20년 가까이 된단다. 그래서 20대때 마음에 드는 아가씨가 있는데도 돈이 없어서 연애를 해보지 못했단다. 그게 지금도 너무 안타깝고 아쉽다고.

지금의 부인을 만난 이야기도 재밌었다. 원래 미스코리아 지역 모임을 아는 형님이 30대 중반이 되도록 장가를 못간 최철호를 불쌍히 여겨 알려줘서 갔는데, 현재 부인을 보는 순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일부러 인사도 안하고 무관심한 척을 해 유도했단다. 그 말을 듣던 김영애는 “원래 바람둥이에요?”라는 추임새로 다시 한번 열광시켰다!


최철호는 <내조의 여왕>을 뜨고 나서 바뀐 걸로 아내가 새벽에도 고기가 들어있는 반찬을 해주는 걸 꼽았다. 새벽 2시건, 3시건 나가도 항상 밥을 차려줬는데, 좀 뜨고 나니 미역국을 바로 끓여서(그것도 고기를 넣어서 해주는 걸 보고)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단다.

소위 ‘뜨기’ 전까진 집안 청소를 항상 도맡아서 했는데, 뜨고 나선 청소도 안한다고 좋아했다. 항상 집에 들어가면 반짝반짝할 정도로 청소가 잘되어 있단다.

또한 처형이 하는 삼겹살집을 하는데, 이전에는 갈 때 마다 돈을 냈는데, 지금은 돈 낼 필요 없으니 매상 올리게 좀 오래 있다가라고 붙잡다고.

가장 압권은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였다. 연애시절엔 어디를 갈까 설레이고, 일부러 차편 끊겼다고 거짓말까지 했지만. 결혼하면 여행이 “의미 없죠”라고 말해 좌중을 패닉 상태로 몰아갔다.

물론 ‘아차!’ 싶었던 최철호는 연애시절엔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그렇지만, “결혼하면 항상 같이 있을 수 있으니 집에서 수박이나 썰어놓고”라고 말해 완벽한 마무리(?)를 짓지는 못했네.

다소 거침없는 발언으로 좌중을 폭소케 했지만, 최철호는 12살 연하의 아내에 대한 숨김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피부에도 맞지 않는 화장품을 써서 트러블이 날 정도지만, 주로 샘플을 애용할 정도로 자신에게 돈을 쓰지 않는 아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시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기 얼굴에 맞지 않는 화장품 쓰지 말고 화장품 사서 써. 한 5만원 선으로”라고해 다시 좌중을 웃겼다-


<파트너>에서 이하늬와 함께 연기를 한 탓에, 짖궂은 질문도 나왔다. 이하늬와 미스코리아 지역(?) 출신인 지금 아내와 둘 중에서 누가 낫느냐고. 강호동을 비롯한 패널들은 아마도 ‘이하늬가 낫다’라고 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였지만, 최철호는 그 정도까지 막 나가진 않았다.

그는 “촬영장에서 이하늬씨를 볼때는 이하희씨가 멋있고, 집에 와선 아내가 제일 예쁘다”라고 말하며, 아내에게 점수를 따는 발언을 했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이하늬씨의 몸매를 느낄 수 있었다”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서 좌중을 폭소시켰다.

그 밖에도 ‘맨발의 기봉이’ 흉내를 내며 감추어진 예능본능을 거침없이 발산했다. 4차원 최강희와 만년 소녀 김영애 씨의 이야기도 훌륭했지만, 워낙 최철호의 재치와 기지가 번뜩여 다른 초대손님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랜 무명의 세월을 거쳐 이제 유명 탤런트가 된 최철호의 개그 본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문득 그의 그런 모습을 <패떴>과 같은 예능 프로에서 보고 싶단 생각을 해봤다.

특히 <패떴>은 박예진과 이천희의 하차이후 하락세를 더욱 가속화되었고, 얼마전 대성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다행히 대성은 크게 다치지 않았고, 같은 빅뱅의 멤버인 승리군이 투입되었단 이야기는 들었다.

최근 <패떴>에 최수종이 게스트로 투입되어 좋은 호평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재 <패떴>의 고정멤버로는 웃음을 일으킬 소지가 부족함만큼 이런 식으로 새로운 게스트를 초빙해 분위기를 전환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최수종이나 최철호가 직업이 연기자인 만큼 고정멤버로 투입하기 어렵겠지만, 게스트로 초빙한다면 최소한 한두회 분위기 반전에는 좋은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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