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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보다가 많이 실망했지만, 요샌 보면서 감탄에 감탄을 더하는 드라마가 한편 있다! 바로 <주군의 태양>이다! 귀신을 보는 여자 태공실과 귀신을 믿지 않는 주중원의 이야기는 분명히 우리가 익히 아는 재벌남과 캔디의 사랑이야기다.

 

돈 없고 평범하다 못해 귀신을 보는 엽기적인 여자 태공실은 우연히 손만 닿으면 귀신이 사라지는 주중원을 만나게 되고, 방공호로 활용하기 위해서 주변을 얼쩡거린다.

 

! 기막히지 않는가? 우리나라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드라마가 끊이지 않고 방송되고, 심한 날엔 한 채널에서 드라마만 다섯 편이 보여줄 정도다. 특히 여성 시청자의 파워가 강한 만큼 재벌남과 캔디의 연애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소재다.

 

 

따라서 현대판 캔디를 등장시켜야 하는 딜레마에서 작가들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 재벌남이 굳이 캔디에게 빠져드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기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소재자체는 인기를 끌기 위해선 필수인데, 너무나 반복적으로 자주 써먹은 탓에 너무나 식상해지기 쉬웠다.

 

근데 <주군의 태양>에선 100억원짜리 목걸이를 도난 맞은 탓에 죽은 차희주의 귀신을 볼 수 있는 태공실을 옆에 둘 수 밖에 없는 주중원의 사연을 이야기했다. 게다가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 탓에 어쩔 수 없이 여러 가지 사건에 얽히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제대로 묘사했다.

 

그뿐인가? <주군의 태양>은 동화에서 자주 등장한 계약과 봉인처럼 마법(?)적인 소재도 잘 끌어다 썼다! 13화에서 태공실은 자신을 대신해서 유괴범의 드라이버를 등에 맞고 응급실에 실려간 주중원의 혼령을 본다. 주중원은 자신이 죽은 줄 알고 태공실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저 세상(?)으로 간다.

 

그런 주중원을 살리기 위해서 태공실은 영매사와 계약을 한다. 그 댓가로 주중원은 태공실과 함께 했던 모든 기억을 잃게 된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설절 아닌가? 그렇다! 동화나 옛날 이야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들이다.

 

가령 <인어공주>에선 인어공주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마녀와 계약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주게 된다. <주군의 태양>은 태공실이 영매사와 계약을 맺으면서 주중원의 기억이 잃게 되고, 그가 선물해진 목걸이에 봉인이 되게 된다.

 

홍자매는 왜 이런 설정을 더했을까? 그건 험난한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멜로물에서 두 사람의 연애과정이 순탄하다면? 시청자의 입장에선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원래 남녀관계란 장애물이 많아야 더욱 애틋해지는 법이 아니던가?

 

기억의 봉인도 그렇다! 봉인은 왜 존재하는가? 바로 풀리기 위해서다! 주중원은 기억은 없지만 자신의 가슴과 발이 자꾸만 그녀에게 향하고 쓰라린 것을 느끼면서 그녀의 빈자리를 느끼게 되고, 자꾸만 그녀와 만날 기회를 만든다.

 

그런 과정들은 두 사람의 아픔과 시련을 더하지만 보는 이들의 심정을 애절하게 만든다. 그런 과정은 분명히 고통스럽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머지 않아 다가올 큰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부여한다.

 

홍자매의 깨알 같은 설정은 영매사와의 계약 때문에 처녀귀신을 찾아서 공동묘지를 한밤중에 헤매는 태공실을 뒤에서 따라다니는 강우의 모습에서도 빛난다. 사실 원래 이런 장면은 잘못하면 섬뜩하거나 웃기기가 쉽다.

 

너무나 기존의 상황에서 벗어난 (어떤 면에선) 황당한 설정이기 때문이다. 아무에게도 한눈 팔지 않고 오직 여성 주인공을 해바라기로 바라보는 강우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라면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런 멋진 등장인물이 태공실이 염려되어서 묵묵하게 뒷모습을 따라다니면 지켜보는 모습은 드라마에서 너무나 멋지게 그려진다! 이미 많은 드라마에서 써 먹은 장면이지만 전혀 식상하지 않은 것은, 상황 설정이 기상천외하기 때문이다.

 

기상천외한 상황인데도 웃기거나 어색하지 않고 멋지게만 보인 것은 일단 홍자매가 설정을 잘하고 제작진들이 잘 찍었기 때문이리라. 귀신이 등장하는 멜로물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독특하고 재밌으면서도 가슴 시린 멜로가 적절하게 균형을 이룬 <주군의 태양>은 시청자의 눈길을 한동안 사로잡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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