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우린 모두 죄인이다! ‘프리즈너스’

朱雀 2013. 10. 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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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주기도문이 암송되면서, 한 아이가 사슴을 총으로 겨냥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몹시 우리를 난감하게 만든다. 주기도문을 우리에게 모범으로 보여주신 예수께선 평생 사랑을 강조하셨다. 그런데 영화는 시작부터 폭력과 죽음으로 시작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사냥을 가르치고, 그가 한 생명을 죽인 것에 대해 잘했다고 칭찬해준다. <프리즈너스>는 그렇게 시작부터 폭력이 난무하고, 주기도문과 대비되는 사냥이란 행위를 통해서 우린 모두 죄인이란 제목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 대해 일정 부분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점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프리즈너스>는 관객을 몹시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다. 두 아이의 실종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스릴러라는 장르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철저하게 저버린다. 두 아이가 실종되기까지 과정은 천천히 그려지고, 실종된 이후로도 용의자가 바로 붙잡히면서 오랜 시간 동안 심문하는 과정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우리가 스릴러란 장르영화에 기대하는 물론 긴박감 넘치는 추격장면 등이 보여지긴 한다. 그러나 그건 정말 최소한이다. 영화의 대부분은 납치당한 딸 때문에 고뇌하는 아버지와 그 딸들을 어떻게든 구해내고 싶어하는 형사의 모습에만 집중하고 있다.

 

 

휴 잭맨이 열연한 켈러 도버는 무척이나 폭력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그 폭력에 대해 우리가 함부로 손가락질 할 수 없는 것은 딸을 찾기 위한 눈물겨운 부성애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용의자로 지목된 알렉스가 풀려나자, 참지 못하고 납치해서 감급하고 아이들이 있는 곳을 데라고 고문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 관객에게 극단적인 상황을 몰아넣고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안다. 그건 매우 잘못된 행동이다. 켈러 도버가 친구를 데려왔을 때, 그는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켈러를 돕고 만다. 친구의 부인 역시 처음에는 반대하지만 결국 자신의 아이를 찾는 데 도움이 될까봐모른척하고 넘긴다.

 

<프리즈너스>에는 여러 가지 폭력이 등장한다. 켈러 도버는 딸을 찾기 위해 용의자를 납치감금해서 폭행하고, 로키 형사는 용의자들이 등장할 때마다 어김없이 주먹을 휘두른다.

 

그러나 무엇보다 <프리즈너스>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신부님이 살인을 저지른 대목이다! 자신에게 고해성사를 하러 온 인물이 무려 16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유괴 납치해서 죽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견딜 수 없어서 유인해서 살해한 신부의 이야기는 우리를 당혹케 함과 동시에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과연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는 철학적인 물음말이다. 만약 고해성사를 한 유괴범을 놓아준다면 그는 기회가 닿는대로 아이들에게 똑같은 행동을 반복할 것이다. 물론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도 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고, 신부가 고해성사로 들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의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살인에 살인으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신부와 같은 상황에 맞딱드렸을 때, 자신의 딸이 유괴되어서 하루하루 목숨이 경각이 달린 상황에서 용의자를 감금하고 고문해서 어떻게든 단서를 찾으려는 아버지의 행동에 대해 우린 과연 비난할 수 있을까?

 

<프리즈너스>는 관객을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다. 비록 스릴러의 외피를 두르고 있긴 하지만, 사람을 가장 궁지에 몰아넣고 너라면 어떻게 할 건데?’라고 계속해서 추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선과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형사와 아버지와 심지어 신부마저 폭력을 휘두르는 대목에선 그들이 내세운 이유는 다르지만 폭력을 휘둘렀다는 사실에선 그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유괴범들과 다를 바가 없어져 버린다. 영화상에서 켈러 도버가 용의자인 알렉스를 향해 인간이 아니다라고 하는 부분은 고문하는 자신을 위한 주문이다. 사냥감인 사슴을 향해 저건 생명체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프리즈너스>에서 난감한 대목은 범인이 아이들을 유괴한 이유다. 모든 사실이 밝혀졌을 때 범인은 신과의 전쟁을 운운하고, 켈러 도버 같은 이들을 악마로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이유를 밝힌다.

 

영화에선 잘 그려지지 않지만, 아마도 뭔가 사고가 있고 나서 신에게 분노를 느끼고 이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측된다. <프리즈너스>는 제목처럼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가 있다. 그리고 그들은 끝까지 그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프리즈너스>는 할리우드 영화이기 때문에, 스릴러의 냄새도 풍기고, 마지막엔 다행인 대목들도 등장한다. 그러나 결말은 여전히 우리를 고민케 한다. 만약 당신이 스릴러 영화를 생각하고 <프리즈너스>를 관람한다면 몹시 화가 날 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기대를 철저하게 저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받을 준비가 되어있다면 나름대로 괜찮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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