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제국그룹이냐? 사랑이냐? ‘상속자들’

朱雀 2013. 11. 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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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겼다면, 지금 김탄에겐 돈이냐? 차은상이냐?’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재밌게도 상황은 형인 김원 역시 마찬가지다.

 

김원은 윤재호 비서실장을 통해서 아버지인 김회장이 자신과 전현주와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그러면서 제국그룹이냐? 여자냐?’라는 선택을 강요할 것이란 말을 했다.

 

이건 당사자들에겐 아주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말임과 동시에, 여성 시청자들에게 아주 로맨틱한 대사이기도 하다. ?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재벌이 돈을 포기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 황금만능주의가 판치는 이곳에선 돈은 곧 권력이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지면 당장 지금 누리던 것들이 모두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지금처럼 기분 내키면 하루에만 수십만원 이상하는 호텔은 당연히 갈 수 없고, 비행기표도 마음대로 끊을 수 없다. 이런 것들은 사치에 불과하고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대두된다.

 

그러나 동시에 김탄의 차은상을 향한 조건없는 사랑은 여성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김회장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저돌적인 모습은 흡사 왕관을 포기하고 미국인 이혼녀와 결혼한 에드워드 8세를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김탄은 차은상에게 용기를 내지 못한다고 질책하지만, 차은상에겐 이건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10대 버전이 아닌 30대 버전(?)으로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고 있는 김원과 전현주의 이야기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상속자들>은 묘하게도 두 형제가 대립하지만 동시에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김회장으로선 두 아들에게 각각 선택을 강요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럴 경우 두 아들은 사랑과 제국그룹중에서 무엇을 택할 것인가? 얼핏 보면 김원은 일단 김회장의 감시 때문에 약속을 포기했다. 전현주는 이별했나보다라고 말했지만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세상에 대해 아는 30대 남성이 사랑 때문에 제국그룹을 포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반면에 김탄은 차은상을 위해서 세상의 모든 문턱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물론 아직 상황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두 형제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상속자들>에서 두 형제가 모두 사랑을 선택할 것이라곤 여겨지질 않는다.

 

각각 사랑과 제국그룹 중에 하나씩을 선택하지 않을까? 만약 둘다 사랑을 선택한다면 그야말로 판타지가 될 수 밖에 없다. 과연 <상속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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