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시청자를 스트레스 받게 한 ‘인간의 조건’

朱雀 2013. 12. 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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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로운 체험주제가 발표되었다. 바로 스트레스 없이 살기였다. 그러나 방송을 보는 내내 시청자의 입장에선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말았다. 그 원인 제공자(?)는 다름 아닌 옥택연이었다.

 

택연은 <인간의 조건> 멤버들과 함께 지내면서 체험 주제를 함께 하기로 했다. 물론 그가 처음 나올 때부터 짐작은 했다. 이번에 새로 찍은 영화 <결혼전야>를 간접홍보하기 위해 나왔다는 사실을.

 

그런데 이번엔 좀 해도 너무 했다. 체험 1일차. 다른 멤버들과 달리 택연은 하루종일 시사회와 무대인사를 다닌 모양이었다. 다른 멤버들과 달리 그의 분량이 나오면 함께 영화를 찍은 배우들과 여기저기 다니는 모습만이 계속 반복되서 보일 지경이었다.

 

다른 멤버들이 스트레스 없애는 100가지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진솔하게 말하는 것과는 많은 대조를 이뤘다. 물론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택연의 말은 의미심장했고, 나름대로 주는 의미가 컸다.

 

그러나 택연의 이번 <인간의 조건> 출연은 아무래도 보기에 영 불편했다. 오늘날 배우들의 예능출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사실은 충분히 잘 안다. 그리고 평상시엔 모시기 어려운 스타를 프로그램에 섭외해서 잠시 출연하는 게 아니라 몇주 동안 함께 하면서 방송을 찍는 것은 제작진의 입장에선 꽤 솔깃한 일일 것이다.

 

특히 토요일 밤 11시처럼 한참 다른 방송들과 전쟁을 치러야 하는 <인간의 조건>의 입장에선 그러할 것이다. 게다가 인기 좋은 2PM 멤버인 택연이라면? 단 한 사람의 시청자도 아쉬운 예능 프로의 입장에선 더없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의 입장에선? ‘홍보 때문에 나왔나 보네라고 혼잣말을 하곤 다른 멤버들과 달리 계속해서 영화 무대인사 현장만 보는 시청자의 입장은 불편하다. 차라리 다른 예능에 출연한 다른 연예인들처럼 잠시 말하고 스쳐 지나가는 거라면 편할 텐데, 계속해서 영화가 간접적으로 조명되니 흐름이 뚝뚝 끊기고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인간의 조건>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인기 스타 섭외는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조건>이 재밌는 것은 여섯 명의 멤버들이 서로 좌충우돌 하면서 체험 주제를 수행할 때이지, 인기 스타가 섭외되어서 그들이 함께 할 때가 재밌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광희처럼 예능감 좋고 특별한 일(?)없이 나오는 이들은 괜찮지만, 그런 인물은 매우 드문 편이다. 물론 다음 주 예고편을 보니 택연은 아바타가 되어서 <인간의 조건>멤버들의 명령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주긴 했지만, 적어도 이번 방송분은 아니었다.

 

스트레스 없이 살기는 분명히 스트레스로 인해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택연의 등장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인간의 조건> 시청자의 입장에선 참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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