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상속자들’은 어떻게 판타지를 현실화시켰는가?

朱雀 2013. 12. 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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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화 밖에 남지 않은 상속자들이 어떻게 사랑하는 두 연인의 막막한 앞날을 틔워줄지 궁금했다. 김탄이 비록 재벌 2세라곤 하지만 그는 서자인데다가 겨우 18살 고등학생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지키기도, 사랑하는 차은상을 아버지로부터 지키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묘하게 일이 풀렸다. 아버지 김회장이 일부러 호화찬란하게 연 자신의 생일파티에 김탄은 일부러 차은상을 데리고 나타났다.

 

이건 정말 모든 여성들이 꿈꾸는 상황이 아닐까? 말이 쉽지 겨우 고등학생에 불과한 김탄이 차은상을 데리고 생일파티 같은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엄청난 후폭풍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김회장이 화가 나서 무슨 행동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김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다. 열정 밖에 가진 것이 없는 젊음이 장애물을 앞에 두고 고민만 하는 건 오히려 이상하다. 이렇게 당당하게 부딪치는 게 오히려 더욱 멋지다. 비록 나중에 깨지더라도.

 

김회장은 예상대로 김탄이 차은상과 생일파티에 나오자 노발대발한다. 언론기자들이 그들에 대해 대서특필할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소 험하게 말하긴 했지만, 일단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넘어가기로 했다. 이건 두 사람의 교제를 승낙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 '약한 인정' 수준은 된다.

 

김탄이 주인공으로서 멋진 부분은 자신의 사랑하는 여성을 양지로 끌어냈다는 사실이다. 차은상이 가진 것 없는 평범하다 못해 가난한 여성이다. 그녀는 김탄과 같은 재벌 2세를 만날 일이란 정말 로또 수준이다. 비록 로또 수준으로 만났더라도 <상속자들>에서 묘사된 것처럼, 재벌들은 자신들의 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서로 혼인이란 거래를 하고 있다.

 

그런 단단한 결속에 감히 <상속자들>사랑이란 진부하지만 강력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김탄은 차은상을 사랑하기에 그녀를 동화속 여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세상의 문턱을 넘기 위해 갖은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건 김탄이 모든 것을 걸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떤 면에서 김회장은 싱거울 정도로 김탄과 차은상의 교제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건 김탄의 굳은 결심을 보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약 김탄이 회사에 조금이라도 욕심이 있었다면 차은상을 데리고 공식석상에 나오는 일은 불가능하다. ? 앞서 말한대로 혼인을 통해(혹은 제스처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재벌과 결합을 공고히 하고 더욱 막강한 부를 쌓아올릴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탄은 다른 재벌가와 혼인을 애초에 막고 자신의 서자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여성과 사귄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혔다. 이는 형인 김원과 비교되기에 더욱 빛이 난다.

 

김원은 전현주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위치 때문에 그녀를 밖으로 드러내질 못한다. ? 김원이 김탄처럼 행동할 경우 잃을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김원이 김탄처럼 행동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32살로 어른인 탓보단 어머니가 없는탓이 아닐까 싶다.

 

김탄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가 숨어살아야만 하는 상황을 옆에서 지켜만 봐왔다. 따라서 자신의 여자만큼은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길 바랬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가진 모든 용기를 내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었다. 오직 차은상 하나를 얻기 위해서! 이 얼마나 로맨틱한가?

 

차은상의 어머니에게 김탄이 무릎을 꿇고 정식교제를 허락해달라고 하는 장면은 정말 멋졌다. 이런 김탄의 행동은 서로를 동등하게 만드는 멋진 행동이이게. 어떤 의미에선 식상한 행동이지만,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거쳐야할 과정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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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은 그런 로맨틱을 동화가 아니라 현실로 끌어내리기 위해 일부러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를 첨부했다. 아파트로 들어가라는 데 차은상은 거절하고 일부러 예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이유는 언제 헤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그뿐인가? 차은상은 감히 김탄이 있는데도 이보나와 함께 다른 남고생과 미팅을 가진다. 물론 그 미팅은 방송반 활동 때문이었지만, 거기에 약간의 불순함(?)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순간에 김탄과 윤찬영이 나와서 질투 폭발하면서 예상대로 결말이 되지만. 윤찬영과 최영도가 지성미가 넘친다고 김탄을 일부러 도발하고, 김탄은 얄미울 텐데도 차은상이 이사하는 집에 감동적인 이벤트를 하고, 일부러 지갑을 빼앗아서 예쁜 지갑을 선물한다. 물론 자신의 사진을 넣어서.

 

때론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싸우고, 서로 작은 선물을 하고. 이건 평범한 연인들이 하는 행동들이다. 김탄이 말한 것처럼 상황 때문이 아니라 다른 걸로 싸우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일 것이다.

 

<상속자들>은 김탄과 차은상의 평범한 연애(?)를 통해서 행복에 대해 시청자들이 생각하게끔 한다. 오늘날 돈이 최고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재벌 2세와 평범한 여성이 사랑을 나누는 일은 정말 드라마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만나서 럭셔리한 곳들만 다닌다면 과연 행복할까? 결혼을 하더라도 다른 드라마들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혹독한 시집살이를 하게 된다면 행복할까?

 

서로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로 아옹다옹 싸우고, 작은 이벤트를 해주고, 뜻밖의 작은 선물을 주고, 그런 평범한 연인의 모습으로 서로 사랑을 하는 김탄과 차은상이 모습이 아름 다운 것은 그 '평범함'을 얻기 위해 그들이 걸어온 길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건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역으로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우린 어쩌면 평범함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 그런 의미에서 어제 <상속자들>은 진정한 사랑의 용감함과 그 무모할 정도의 행동이 가져오는 기적. 그리고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준 회차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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