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그녀의 세상은 잔인하다! ‘별에서 온 그대’

朱雀 2013. 12. 25. 07:00
728x90
반응형


처음 전지현이 연기하는 천송이란 인물을 봤을 때만 해도 그저 너무 유명한 스타인 탓에 자기밖에 모르고 아는 것이 부족한 인물이라 여겼다. 그녀가 문익점이 숨겨온 것이 목화씨가 모카로 알고 있었던 사실은 그 자체로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천송이의 삶이 화려해보이는 것과 달리 얼마나 위태로운 유리성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우선 천송이는 왜 SNS를 하는가? 바로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이다.

 

천송이가 도민준을 자신의 팬으로 오해한 장면은 분명히 웃음이 나오지만, 그녀가 이전에 변태를 만났던 경험때문에 오해한 사실은 끔찍하기 짝이 없다. 엘리베이터에 변태와 단 둘이 있다면 이 얼마나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인가?


그러나 그녀의 그런 진심은 늘 짓밟힌다
. 대중은 그녀가 조금만 실수를 해도 그걸 지적질 하면서 너무나 즐거워한다. 왜일까? 거기에는 너무나 잘 나가는 천송이에 대한 질투가 아마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천송이의 친한 친구인 유세미(유인나)는 착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만 보였다. 그러나 2화에서 그녀는 진면목(?)을 드러냈다. 그녀는 한유라가 자신에게 스페셜 다큐를 왜 천송이가 찍는지 물어보자 넌지시 언니를 라이벌로 생각해서, 언니가 한다고 하자 일부러 했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흘린다.

 

화려해보이는 모습과 달리 다이어트 때문에 사과 한개와 양배추 반쪽밖에 못 먹고, 자신의 관련기사에 달리는 악성댓글을 보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그녀의 모습은 측은하기 그지 없었다. 그녀의 모습에 감정이입이 되는 것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연예인들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용실에 만난 천송이를 만난 한유라는 화를 내지만
, 이게 왠일? 천송이는 한유라가 자신에 대한 악성루머를 증권가 찌라시에 퍼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밝힌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천송이는 분명히 한류의 핵으로서 유명하기 이를 데 없는 여배우지만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은 그녀를 시기하고 질투하며 온갖 모함을 일삼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인 나영희는 딸의 돈을 펑펑 쓰기만 하고, 남동생 천윤재는 현재 가출 중이다. 어머니와 천송이는 연을 끊은 지 오래이며, 천송이는 어머니가 돈 때문에 이혼한 아버지에 대해 그리움이 가득하다.

 

어떤 의미에서 천송이가 지금처럼 그나마 씩씩하게 구김살 없이 지내는 솔직담백한 모습이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우린 어떤 유명한 스타를 보면 당연히 그가 돈을 많이 벌고 매우 멋진 삶을 살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명한 스타는 그만큼 댓가를 치러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일례로 천송이는 가족은 어떤 의미에선 없느니만 못하고, 그녀 주변 사람들이 그녀가 잘못되기만을 마치 빌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세상의 천송이는 행복할까?

 

<별에서 온 그대>는 제목그대로 외계인인 도민준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 천송이 역시 외계인이다. 그녀는 분명히 평범한 대다수 사람과는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세계는 화려해 보이는 앞모습과 뒤에서 온갖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가 외계인과 지구인의 로맨스를 그리는 데도 현실감이 느껴지는 것은 천송이란 인물이 겪고 있는 일들이 리얼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 세상의 천송이가 너무나 위태위태해서 도민준이란 외계인이 멋지게 구해주길 바라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