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삶에서 감동을 느끼는 순간은 어떤 때일까? 대학입시에 합격을 하고,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을 하고 받아들여지는 순간들을 우선 떠올릴 것 같다. 그러나 처음 끓여본 된장찌개의 맛이 예상보다 괜찮다던가,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옆에 있음을 새삼 깨닫는 순간도 있지 않을까?
영상, 사진 제공: CJ E&M
<감자별> 51화에서 노수동은 친한 이의 딸 결혼식에 갔다가 막내딸인 노수영의 모습이 겹치게 된다. 아무래도 두 여성의 나이가 같은 탓이었다. 당장 노수영이 결혼할 일은 없지만, 언제고 결혼할 때를 대비해서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게 된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특별하게 입장을 할까?’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피로연에서 딸과 함께 출 춤까지 연습하게 된다. 이전까지 회차에서 노수동이 이런 일을 벌였다가 보통 부상을 입는 식으로 끝나서 ‘이번에도 그럴려나?’ 싶었는데, 웬걸? 이번엔 노수동이 나름 딸과 함께 출 다양한 춤을 나름 멋지게 준비하면서 끝났다.
필자는 아직 미혼이고 당연히 딸도 없음에도, 왠지 노수동의 마음이 공감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봐온 딸이 어느새 훌쩍 자라서 이젠 결혼할 나이가 가까워질 때 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
잘은 모르지만 섭섭한 마음이 있을 것 같다. 물론 결혼을 해도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지만, 노수동이 지적한 것처럼 함께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전과 많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아버지와 딸이 함께 춤을 연습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특히 혼자 발레를 추는 딸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노수동의 모습은 왠지 모를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흐뭇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막내딸이 결혼을 해서 분가를 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섭리다. 오히려 딸이 결혼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 슬픈 일일 것이다. 어쩌면 우린 당연한 일에 괜시리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또한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51화에서 <감자별>은 아직 있지도 않을 결혼식을 대비해서 피로연에서 출 춤을 연습하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생전 처음으로 된장찌개를 끓여보고, 비록 못 추는 춤이지만 연습해보는 것. 우리 삶의 잔잔한 감동과 반전은 거기서 오는 게 아닐까?
예정되어진 이별은 분명히 어딘가 슬프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듯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다. 당장 예정된 결혼식이 아니라, 미래의 결혼식을 대비하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통해서 <감자별>은 우리네 인생을 다른 면에서 볼 수 있도록 시청자를 일깨워 주었다.
영상, 사진 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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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런 일상의 다른 면을 조명함으로써 우리가 잊고 지내는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일깨워진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었다. <감자별>에서 장율이 늘 말하는 것처럼 억지로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웃음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주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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