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과 ‘탐나는 도다’, MBC 드라마의 미완의 성공

올해 MBC는 두 개의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바로 <혼>과 <탐나는도다>다. 두 드라마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각각 공포물과 판타지성 드라마라는 낯선 장르를 택했다. 게다가 신인급 연기자들이 주연급으로 대거 등용되었고, 시청자들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런 호평에 비해 시청율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결국 10부작 <혼>은 9, 10회의 엉성한 전개와 결말로 팬들에게 비난을 받아야했고, <탐나는 도다>는 원래 20부작에서 ‘시청율 저조’를 이유로 당초 20부작에서 16부로 조기 종영을 선언한 상태다.

우선 <혼>을 살펴보자. <혼>은 MBC가 <M>이후 가장 공을 들여 만든 납량특집이다. 극 초반부만 해도 귀신을 등장시켜 공포심을 조장하려는 드라마로 오해받았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학교내 왕따 문제와 폭력 그리고 오늘날 사회를 공포를 떨게한 각종 연쇄살인범 이야기가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현실’을 인식해 공포감을 조장했다.

또한 하얀방과 빛나는 복도 데미안과 최면술과 무의식 등의 불분명한 표현들을 보여줘 ‘해석의 여지’를 열어둬 시청자들이 방영후 내용을 가지고 갑론을박을 벌이게 만드는 몇 안되는 ‘마니아물’이 되었다.

<혼>은 신인급 연기자들이 많이 투입되었는데, 특히 윤하나역의 임주은은 무려 1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이답게, 분장의 힘없이 연기만으로 정말 빙의된 것 같은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었다. - <혼>은 임주은이란 걸출한 연기자를 발굴했다는 것만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정도다 -

그러나 많은 이들이 지적했다시피 9화부터 작가가 교체되면서 내용연결이 되지 않고, 10회에선 윤하나를 제외한 모든 주연급 연기자를 죽여버리면서 끝나 아쉬움의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엔딩타이틀곡으로 티아라의 ‘거짓말’이란 댄스곡이 올라가면서, 극의 분위기와 전혀 맞지 않게 경쾌해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말았다.

8화까지 완성도 있게 끌고 간 <혼>은 비록 평균10%이하의 시청율을 기록했지만(시작은 11.5%이었으나 최종화는 7.2%를 기록), 흔치 않은 완성도와 국내에선 드문 장르 드라마로 한획을 그을 만한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탐나는 도다>는 잘 알려졌다시피 선제작 시스템을 통해 총 20부작 중 16부가 제작완료된 상태다. 동명원작만화를 기본으로 한 탓인지 스토리라인이 탄탄하며,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영상은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귀양다리 선비 박규, 잠녀 버진, 이양인 윌리엄 등의 신인 연기자들의 녹록치 않은 연기와 꽃미모는 시청자들의 환호성을 매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MBC측은 ‘저조한 시청율(평균 5-6%)’을 핑계로 16부로 조기종영을 선언했다. 참으로 애석하고 답답한 일이다. 많은 애청자들이 주장하지만 <탐나는 도다>의 낮은 시청율은 드라마의 잘못이 아니다. 1차적으로 편성의 문제(제작사측이 주장한 수목극등이 아니라 주말극으로 편성)이며, 이처럼 요즘 TV에서 보기 힘든 완성도 높고 ‘막장’없는 착한 드라마를 ‘시청율’만을 이유로 조기종영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미 종영한 <혼>은 어쩔 수 없다 치지만, <탐나는 도다>는 부디 조기종영을 철회하고 원래 계획대로 20부작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혼>은 결국 PD의 연출력의 한계로 완벽한 마무리를 짓지 못했지만, <탐나는 도다>는 흔치 않은 완성도로 매진하고 있는데, 20부작에서 4부나 줄여버리면 용두사미식으로 끝낼 수 밖에 없다. 작가의 연출이나 다른 문제가 아니라 편성탓에 완성도가 훼손된다면 이는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부디 MBC는 다른 방송사에선 하지 못하는 도전을 하고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관련 게시판에 항의하는 것도 부족해, 한겨레 신문 등에 광고까지 한 애청자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부디 MBC가 귀기울이길 바란다.

9/6일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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