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카메오로 시청율 구걸하는 ‘스타일’

朱雀 2009. 9.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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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디자이너 엘리로 <스타일>에 출연한 서인영. 평상시 톡톡튀는 그녀만큼이나 개성만점인 캐릭터로 출연해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빛나는 출연에도 무색하게 <스타일>의 시청율은 16%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한때 20%대의 시청율을 구가하며 인기가도를 달리던 <스타일>이 이젠 16%대의 시청율로 주저앉으며,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는 추세다. 하긴 최근 방영분을 보면 그런 현상은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처음엔 ‘독수리 마녀’라 불리며 엣지 있는 편집장으로서 면모를 과시하던 박기자(김혜수) 편집장은 이제 없다. 폐간당하기 직전의 잡지사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애쓰는 애처로운 편집장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극의 중심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주어야 할 이서정(이지아)은 그저 착하고 기사에 대한 감각이 천부적인 사람으로 어느새 변해버렸다. 항상 뭔가 사고를 터트리고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그녀를 사랑하고 아끼는 두 남자의 애정공세는 도무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캔디형 캐릭터로 사랑받아야할 이서정이 결국 이지아의 부족한 연기와 대본의 한계로 그냥 ‘민폐형’ 캐릭터에 머문 탓이다.

이젠 스타일의 발행인이 된 서우진의 류시원의 연기는 할말을 잃게 만든다. 차라리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역할을 재능있는 신인이 했으면 싶을 정도다. 서우진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던 김민준은 어느새 들러리 캐릭터로 전락해버렸다. 이서정이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는 인간 네비게이터 김민준은 왕자형도 그렇다고 능력있는 꽃미남도 아닌 어정쩡한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극 초반엔 화려한 스타일의 모델과 빠른 전개를 보여주던 <스타일>은 어느새 식상한 드라마로 변해버렸다. 배다른 남동생의 잡지입성이 배아픈 손회장의 복수극은 치졸하기짝이 없고, 그것을 막아보려 애쓰는 박기자만의 고군분투는 짜증이 날 지경이다. 게다가 박기자 편집장은 12화에서 배가 아픈지 계속 인상을 썼다. 무슨 암이라도 생겨 입원은 시킬 요량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내키지 않는 술자리에 끌려나온 서우진을 보며 ‘설마 광고주의 얼굴에 술을 뿌리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술을 끼얹고, 엣지 백화점 이방자를 만난 박기자가 ‘설마 무릎을 꿇으면서 스타일 살려달라고 애걸하진 않겠지’라고 했는데, 정말 무릎 꿇고서 애원할 정도로 진부하고 식상한 스토리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식상한 전개와 개성을 잃어버린 캐릭터들 때문에 <스타일>의 시청율 하락은 당연한 수순일 수 밖에 없다. 하여 거의 매회 이뤄지는 특별출연은 시청율 하락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여겨질 정도다. 돌이켜보면 7회에서 탑모델 최아영으로 박솔미가 등장해 류시원을 놓고 김혜수와 삼각 관계를 형성하면서 시청율 재고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젠 식상해질대로 식상해진 상황에서 천재 디자이너 엘리로 등장한 서인영의 모습은 그저 안쓰러울 정도다. 특별출연은 극이 흐름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주조연들의 연기가 앙상블을 이룰 때 효과가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식상한 스토리라인과 자신의 성격을 잊어버린 주연들 사이에서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비추는 서인영의 모습은 오히려 부조화만을 더욱 키울 뿐이다.

2NE1, 2PM, FT아일랜드 등을 섭외해서 보여주며 <스타일>은 시청율을 올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면서 각종 상품을 지나치게 드라마내에서 보여줘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이젠 그것도 부족해 전형적인 드라마 전개로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의 엉망진창인 드라마 전개와 몰개성의 등장인물들이 바뀌지 않는 한, 서인영 등의 특별출연은 오히려 그들에게 누가 될 뿐이다.

지금이라도 격감한 시청율을 그나마 살리고 싶다면, ‘진부함의 늪’에 빠진 스토리라인과 중심인물을 살리는 게 급선무라 여겨진다. 특별출연할 깜짝 게스트 섭외에 신경쓸게 아니란 말이다. <스타일>은 특별출연진의 섭외에 따라 시청율이 변화하는 토크쇼가 아니니라 드라마란 사실을 스스로 상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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