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서울디지털포럼(SDF)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인물을 꼽으라면 루이스 폰 안을 들겠다. 그는 캡챠(CAPTCHA) & 리캡챠(RECAPTCHA) 개발자로서 유명하며, 약 3년 반전에 두 번째 회사를 구글에 운 좋게 팔아서 ‘아들대까지 놀고 먹어도 될 만큼’ 부자가 되었단다.
그는 듀오링고(Duolingo)를 창업한 이유에 대해 ‘지루해서’라는 다소 터무니없는 이유를 댔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사회에 뭔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그리고 ‘교육’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향후 20여년간 교육에서 엄청난 혁명이 일어날 것이고, 거기엔 ‘인터넷’이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루이스 폰 안의 고국은 과테말라란다. 흔히 사람들은 과테말라를 관타모아와 헷갈리는 데 전혀 다른 곳이라고 힘주어 강조해서 웃음을 주기도 했다.
교육의 불평등은 단순히 ‘교육을 받지 못했다’라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ㄴ느다. 돈 많으면 하버드대에 가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 반면 가난한 국가의 아이들은 교육을 받지 못해 더욱 가난해진다.
일례로 외국어 교육을 받으면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어 교육을 받기 위해서 ‘많은 돈’이 필요하다. 즉 가난한 사람은 돈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해 더욱 가난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전 세계 12억명이 외국어를 배우는데 그중 약 8억명이 영어를 배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취직을 위해서다. 100% 무상교육의 방법은 없을까? 루이스 폰 안은 그때 자신이 어린 시절 떠올렸던 아이디어를 다시 생각해 냈단다.
그는 어린 시절 체육관에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 등의 운동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전력회사에 팔아 그 돈을 받아서 체육관 회원들이 공짜로 체육관을 이용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비록 실행에 옮기진 못했지만 그 아이디어는 그가 듀오링고를 만드는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
듀오링고가 무료로 운영되는 비결은 간단했다! 듀오링고 이용자들은 일정 수준이 되면 CNN의 방송을 자국어로 번역하고, 이걸 듀오링고에 보낸다. 그럼 듀오링고측은 이걸 다시 CNN에 보내고, 그 번역료를 받아서 공짜교육을 하게 된다.
약 2년 전에 시작한 듀오링고 서비스는 현재 1,200만명이 외국어 학습에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단다. 듀오링고는 애플이 선정한 2013년 ‘올해의 아이폰 앱’과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안드로이드 앱’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듀오링고의 학습 효과가 미국 대학에서 언어 교육 과정을 듣는 것보다 더 뛰어나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뉴욕 시립대 교수들은 연구 결과 듀오링고를 34시간 동안 이용하는 것이 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언어 교습을 받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듀오링고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다! 사실 혼자서 외국어 공부를 해본 이들은 동의하겠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루하고 동기부여가 어렵다. 그런데 듀오 링고는 마치 게임을 즐기듯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형식을 취한다.
게다가 레슨을 끝낼때마다 ‘이것을 번역해보라’라고 번역거리를 보낸다. 단순히 ‘학습을 위한 학습’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에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단다.
듀오링고를 처음 만들 때, ‘어떤 방법을 취해야하는지’ 많은 고민을 했단다. 그러나 외국어 학습교재를 살펴보니 마치 ‘다이어트 서적’처럼 상충하는 내용이 많았고, 듀오 링고는 자체적으로 개발과 실험을 통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가고 있단다.
당연한 말이지만 1천 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을 통해서 여러 방식을 시험해서 업데이트하고, 개별적인 수준에 맞춰서 진도를 맞추고 학습의지를 올리는 듀오링고의 방식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국인을 위한 사이트이자 서비스라 ‘관심 밖’이라고 생각했는데, 끝날 때쯤 루이스 폰 안은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바로 오는 27일 한국에도 런칭할 계획이라고! 필자 역시 영어만 10년 동안 학교에서 배웠지만 제대로 된 생활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영어 울렁증’을 지니고 있다.
런칭되는 대로 꼭 도전해볼 생각이다! 루이스 폰 안이 자신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나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 상황이 몹시 신기했다.
루이스 폰 안은 한국이 모바일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중요한 시장이라고 손꼽았으며, 자신이 서비스를 런칭한 국가에 온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스타트업 기업을 위해 두 가지 충고를 했다.
하나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을 두 번째는 사회적 가치를 위한 공익 프로젝트를 주문한 것이다. 돈만 버는데 모든 것을 집중하는 우리네 기업문화에서 루이스 폰 안의 외침은 결코 작지 않고, 매우 위대한 울림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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