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너무나 늦게 본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朱雀 2014. 6. 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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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봉하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을 기념해서 다음에서 열린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리마인드 GV 상영회 이벤트에 응모해서 운 좋게 당첨이 되었다. 가끔 보고 싶은 데 이상하게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보는 영화들이 있는데, 필자에겐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이 그런 작품이었다.

 

시사회 때문에 오랜만에 코멕스 메가박스를 찾아가게 되었는데, 넓직한 좌석과 각 좌석마다 팔걸이를 따로 구분해 놓아서 옆 사람을 거의 신경쓰지 않고 영화감상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팔걸이에 팔을 올릴 때마다 옆자리 사람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쳐야 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더더욱!-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은 소문대로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관객이 철저하게 시저의 입장에서 상황을 보고, 그가 인간에 반기를 들고 자신의 동족인 유인원들을 규합해서 마침내 인간에게 반격을 가하는 장면은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과 인간의 오만, 그리고 진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게다가 할리우드의 엄청나 기술력과 세련된 이야기전개는 단순한 오락영화나 블록버스터 영화로 누구라도 치부할 수 없게끔 만든다.

 

 

시저가 어린 시절부터 인간의 품에서 지내면서 차별을 겪고, 수용소에 갇혀서 결국 인간에게 반기를 드는 과정은 철저히 1968년 작 <혹성탈출>의 21세기식 변주이자, 영웅서사시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우리가 새롭다고 여기는 것은  SF적 설정과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라 유인원인 탓이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장점은 두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1968년작인 <혹성탈출>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변주했다는 말이다.

 

1968년작을 본 이들은 알겠지만, 테일러 선장과 승무원들이 우주선을 타고 불시착한 행성에서 유인원들에게 붙잡히고 노예생활을 하다가, 과학자 자라와 자이어스 박사의 도움을 받아서 탈출하게 되는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윌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서 치료제를 만들고, 그를 위해 유인원을 실험체로 쓰는 과학자다. 그는 시저를 키운 장본인이긴 하지만, 그가 선한 인물인가? 대해선 반박의 여지가 많을 수 밖에 없다.

 

 

2011년작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그런 원작을 놀랍도록 많이 닮아있다! 시저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과학자 윌의 손에 크고, 그가 자라면서 자신의 처지가 애완동물이나 노예와 다를 바 없다고 느끼는 것은 철저히 원작의 스토리라인을 따른다.

 

특히 시저가 말을 하는 하이라이트에 이르면, 원작에 대한 작품의 충실한 변주는 극에 이른다. 극중 시저가 !’라고 첫 대사를 말하는 장면은 인간에 대한 지배를 거부하고 새로운 인류로서 당당히 서겠다는 의미심장한 대사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장면은 자체로 관객에게 충격을 주는 명장면이다!

 

 

시저가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 격인 윌에게 말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명장면이다. 그러나 1968년작을 본 이라면, 이 장면이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해냈음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노예에서 왕이 되는 영웅서사시의 구조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시저가 유인원이고, 그의 어미나가 머리가 좋아하는 약을 맞았다는 설정만 빼면, 시저가 노예에서 왕이 되는 과정은 모든 신화를 통해서 반복되어진 영웅서사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보라! 시저는 어린 시절 애완동무로가 다름없이 컷지만, 늘 바깥세상을 동경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를 무서워한다. 그가 자신이 가족처럼 생각하는 치매걸린 할아버지를 위해서 옆집 아저씨와 싸우고, 유인원 수용소에 갇히는 장면은 형태만 바뀐 감옥생활이자 노예생활이다.

 

 

영화는 시저가 인간에게 반감을 가지고 자신을 위해서 억압받는 동족을 위해서 결연하게 일어설 수 밖에 없는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는 관객들이 인간이 아니라 유인원인 시저와 그 일행을 응원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매우 설득력이 강하다!

 

그가 그곳에서 동료들을 규합하고 마침내 수용소에서 탈출해서 윌이 근무하는 회사를 습격하는 장면은, 자신들을 억압했던 지배층에 맞서는 쾌감을 선사한다. 관객이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시저를 응원하게 되는 것은, 인간들이 너무나 동물을 핍박하기 때문이다.

 

영화 시작장면부터 실험을 위해서 그저 유인원을 제 멋대로 잡아들이고, 실험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시키고, 심지어 어린 시저마저 죽이려고 한다. 다행히 윌의 선의로 어린 시저는 살아남게 되지만, 넒게 본다면 윌 역시 결국은 시저의 원수나 다름없다.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1세기에 걸맞게 원작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변주했을 뿐만 아니라, CG를 비롯한 할리우드의 최첨단 기술과 흥미로운 코드들을 삽입해서 새롭고도 멋진 재창조를 완벽하게 이루어냈다.

 

인간을 물리치고 자신들의 세계를 이뤄낸 시저와 그의 동료들이 살아남은 인류와의 전쟁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속편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그저 기대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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