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거짓된 평화와 불안한 미래 중에 당신의 선택은? ‘더 기버 : 기억전달자’

朱雀 2014. 8. 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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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만 놓고 보면 더 기버: 기억전달자’(이하 ‘<더 기버>’)SF 액션 대작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감상하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줄 만한 액션 장면을 비롯한 흥미로운 요소는 많지 않다. 오히려 영화는 관객에게 만들어진 거짓 평화와 불안한 미래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라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

 

 

나중에 동명원작소설이 1994년 뉴베리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청소년 문학의 대표작가 로이스 로이의 대표작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 이런 영화의 모습은 우리의 고개를 저절로 끄덕이게 만든다. 그렇다! 영화는 흥행을 위해 만들어진 대중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문학 작품에 가깝다!

 

 

<더 기버>에서 보여주는 커뮤니티의 모습은 완벽에 가깝다! 거기엔 그 어떤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행복하다. 그러나 그곳의 세상은 온통 무채색이다. 주인공 조너스의 눈에 언뜻 언뜻 비치는 사물의 진짜 색을 보면서 우린 그가 뭔가 활약을 펼쳐줄 것을 기대하게 된다.

 

 

 

 

 

 

영화는 조너스와 친구들이 즉위 수여식을 받는 장면에서 전환을 이룬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각자의 직업조차 개개인의 희망이 아니라, 그동안 원로들이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알맞은 직업을 선택해주는데, 조너스는 다른 이들과 달리 기억보유자의 임무를 맡게 된다.

 

 

조너스는 기버에게서 인류의 기억을 받으면서 사물의 진짜 색깔과 자신의 감정을 하나씩 알아가기 시작하고, 마침내 커뮤니티의 행복과 평화가 사실은 거짓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금지된 일에 도전하게 된다!

 

 

<더 기버>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완벽한 커뮤니티의 정체를 알고 한명의 영웅이 진짜 세계로 돌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비슷한 스토리가 이전까지 SF영화에서 제법 많았다는 사실은 잘 안다.

 

 

 

 

 

 

 

그러나 원작소설이 1990년대에 발표되었다는 것을 유념한 필요가 있다! 또한 <더 기버>가 전하고자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커뮤니티는 엄청난 과학기술을 통해서 인류의 모든 결점을 제거했다.

 

 

매일 주사를 맞음으로써 인류는 감정을 잃어버렸고, 기억은 봉인당했다. 대신 폭력을 부르는 시기와 질투 그리고 미움 같은 것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게다가 기후통제로 인해서 눈과 폭우 같은 천재지변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커뮤니티의 세상이 잘못된 것일까? 거짓된 평화지만 커뮤니티의 존속을 위해서 누구보다 애쓰는 수석원로는 인간은 자유를 주면 늘 잘못된 선택을 한다라는 명언을 남긴다. 조너스가 기버에게서 받은 기억중엔 사랑과 행복같은 좋은 것들도 있지만, 전쟁과 사냥 같은 끔찍한 기억들도 존재한다.

 

 

 

 

 

 

비록 거짓된 세상이지만 평화 속에서 살아온 조너스에게 그런 인류의 기억은 끔찍하고, 원로들이 왜 이런 세상을 택했는지 이해하게끔 만든다. 오늘날 우리 인류는 역사에서 배운 것이 없다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끔찍한 일들을 계속해서 벌이고 있다.

 

 

오늘날 지구상 어딘 가에선 끊임없이 전쟁이 벌어지고, 죄 없는 어린 아이와 노인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그뿐인가? 심각한 기아와 질병이 아프리카에선 창궐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조차 경제적 차별과 실업을 비롯한 심각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한 체 진행중이다.

 

 

커뮤니티의 방법은 물론 잘못된 것이지만, 완벽한 평화를 이루고 있기에 관객을 몹시 난감하게 만든다. 영화는 당연히 조너스의 활약으로 인류에게 제거된 기억을 되돌려 주게 된다. 그러나 그 이후의 세계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열린 결말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세계에서 전쟁을 비롯한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 커뮤니티의 인간들 역시 이전까지 그들의 선조들이 행했던 잘못들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 <더 기버>에서 주고 싶은 메시지는 완벽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불안요소들을 제거해 나가가 보면 오히려 우리 인간과 사회를 무채색의 세상처럼 의미 없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인류는 잘못되고 실패할 지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서 선을 이루자고 말하는 것일까?

 

 

<더 기버>는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위해 온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계속해서 제공한다. 또한 무채색의 세상이 기억을 하나씩 받으면서 총천연색으로 서서히 변하는 장면은 우리가 잊고 지낸 세상 모든 것의 소중함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느끼게금 만들어준다.

 

 

간단평: <더 기버>. 오로지 흥행만을 위해서 노력하는 할리우드에서 이런 문제작이 메릴 스트립과 제프 브리지스와 같은 대배우와 때깔 좋은 비쥬얼로 승화된 형태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새삼 그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별점: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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