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팩션이 아니라 판타지다! ‘육룡이 나르샤’

朱雀 2015. 10. 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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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재밌게 보고 있긴 하지만 참으로 난감한 작품이 하나 있다. 바로 ‘육룡이 나르샤’이다. 왜냐하면 팩션 사극이라고 보면 여기저기 말 안되는 고증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시하고 안보기엔 또 나름 매력적이다!우선 7화 초반에 개그를 선보이는 무사 무휼을 보자!



그는 어린 나이에 비해 엄청난 실력을 지니고 있지만 여자만 보면 너무나 약해지는 남자다. 요샛말로 ‘금사빠’ 캐릭터인 것이다! 7화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는 신세경이 연기하는 분이다. 그녀는 혼돈의 시대에 흔히 말하는 무력을 가진 캐릭터가 아니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머리를 지니고 있고,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이방원이 잔트가르라고 칭하면서 무작정 따르는 정도전을 ‘아저씨’라고 부르고, 정도전이 무조건적인 믿음을 보여줄 정도로 위력을 발휘한다.





동시에 그녀의 그런 캐릭터성은 끊임없이 위기에 빠뜨린다. 우선 그녀는 이신적에 의해 시험을 당한다. 아닌 말로 여자의 몸으로 한밤중에 끌려와 목에 칼이 들어온 상황에서 침착할 수 있을까? 그러나 분이는 그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심지어 이것이 시험임을 알아차린다.



두번째 위기는 이방원과 이신적이 비국사 승려들에게 납치당하면서, 분이가 그 조직의 일원으로 오해받아 이성계의 최측근인 이지란에게 목숨을 위협받을 때다. 그녀는 그 상황에서도 무고를 용기있기 주장하고, 심지어 이방원이 다행히 생존해왔음에도 ‘불순한 의도’로 함주로 왔다는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정도전의 정체에 대해 말하기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7화에서 분이는 결단력과 행동력과 더불어 의리를 지킬 줄 아는 인물임을 그려냈다고 할 것이다. ‘육룡이 나르샤’의 또 다른 재미는 ‘뿌리깊은 나무’의 등장인물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이방원의 사형인 허강은 이신적으로 이름을 바꾸고, 정도전의 수하로서 활동중이었다.






이신적은 ‘뿌나’에선 권력의 단맛을 즐기는 노신으로 등장했다. 따라서 고려를 멸망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는 일에 앞장서는 급진개혁가로서 젊은 이신적의 모습은 여러모로 ‘뿌나’때와 비교하며 재미를 안겨준다. 어린 세종을 위협하며 절대왕권을 휘두르는 태종과 ‘육룡이 나르샤’에서 아직 순수함을 어느 정도 지닌 이방원을 비교해보는 것 역시 쏠쏠한 재미를 준다.



그뿐인가? ‘뿌나’에서 모든 음모의 중심이었던 밀본이, ‘육룡이 나르샤’에선 7화에서 마침내 그 실체를 상당부분 드러내며 ‘본원’인 정도전이 등장하면서 그 방점을 찍는다. 물론 몇번 언급했지만 ‘뿌나’의 그 시간가는 지 모르고 즐겼던 전개속도에 비해 ‘육룡이 나르샤’는 많이 떨어진다.





그러나 현실을 풍자하고, 매력있고 개성넘치는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분명히 힘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육룡이 나르샤’는 팩션이 아니라 판타지라고 봐야할 것 같다. 우리가 잘 아는 역사적인 인물과 배경을 따와서 전혀 새롭게 쓰여낸 이야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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