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번째인 ‘응답하라 1988’이 그 화려한 서막을 올렸다! 한집에서 여러명이 함께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이전 시리즈와 달리, 이번 ‘응답하라 1988’은 한 골목 다른 집에서 사는 다섯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의 가장 큰 매력은 ‘복고’에 있을 것이다! 신해철의 노래를 시작해서, 청청패션과 워크맨을 들고 나오는 작품은 이내 1988년의 가장 큰 메인 이벤트인 서울올림픽을 다룬다. 성덕선(혜리)이 피켓걸로 뽑혀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첫화는 우리를 추억으로 이끈다!
이웃들이 밥이 없다고 샐러드를 해서 보내고, 그 보답으로 밥 한공기를 받아오면서 덤으로 깍두기까지 내주는 모습은 지금은 찾을 수 없는 ‘인심’을 일깨우게 한다. 그뿐인가? 평상에 앉아 동네 아주머니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광경은 이젠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광경이다.
성덕선이 둘째로서 겪는 슬픔은 아마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첫째 언니와 생일이 며칠 차이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이 생일상을 받고, 첫째는 첫째라서 막내는 막내라서 양보해야만 하는 그녀의 팍팍한(?) 삶은 아마도 가운데 낀 둘째들이라면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일 것이다.
성덕선역의 혜리는 예상외로 호연을 보여준다. 어색한 화장으로 과감하게 망가질 줄 아는 그녀의 모습은 ‘응답하라 1988’이란 대박작품에 혜리가 여주로 뽑혔는지 알게 해준다. 그러나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 바로 또 시작된 ‘남편찾기’다!
이전 시리즈에서 여주인공의 남편찾기는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열띤 토론을 이끌어 냈고 이는 장안의 화제와 더불어 시청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활을 했다. 그러나 ‘응답하라 1988’는 벌써 세번째다! 한두번도 아니고 세번씩이나 같은 방법을 쓴다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게다가 ‘응답하라’ 시리즈는 ‘지나간 세월을 너무 미화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의 기억속에서 나도 모르게 ‘보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약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처럼) 그 시절로 실제로 돌아간다면? 그때도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의 고충이 존재한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기에 그런 것들을 넘어가고 아름답게만(?) 기억할 뿐이다. 그 시절은 나름대로 장점이 많지만 역시 단점 역시 만만치 않다. 오늘날 세상은 그때보다 삭막해졌지만, 그만큼 뭔가 나아진 점도 존재한다.
1화만 놓고 판단하긴 이르지만, 1화를 보는 내내 이야기들이 탁탁 끊기는 맛이 느껴진다. 이전 시리즈들이 상당히 매끄럽게 이야기전개가 이루어진 것에 비해서 더더욱 두드러진다. 아무래도 케이블방송에선 드물게 시청률 두 자리수를 이룩한 레전드다. 과연 세번째 작품이 그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좀 더 분발이 요구되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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