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가족과 이웃에 대해 묻다! ‘응답하라 1988’

朱雀 2015. 1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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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1, 2화는 조금 독특하다. 왜? ‘가족의 의미’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출생의 비밀을 다루는 일반적인 형태(?)를 취하진 않았다. 오히려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다루는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성덕선은 둘째다. 그녀는 둘째라는 이유로 부모에게서 차별을 받고 있다.



첫째 성보라는 서울대를 갔다. 그런 탓에 집에서 폭군으로 군림한다. 그녀의 한마디에 어머니조차 어쩌지 못하고, 그녀는 동생을 향해 폭력을 함부로 휘두른다. 물론 둘째인 덕선은 무작정 당하지 않고 열심히 항거(?)하지만, 늘 패배하고 만다. 그럼에도 그녀는 투철한 저항정신을 보여준다.





성덕선은 둘째혹은 끼인 세대(?)의 아픔을 잘 표현해낸 인물이다. 부모로부터 차별받은 아픔을 가진 이들은 참으로 우리 주변에서 찾기 쉽다. 나이를 먹고 철이 들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그 상처는 평생을 갈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가족이란 어떤 면에서 남보다 못하다.



첫째 성보라가 하는 모습을 보라. 과연 그녀가 가족이란 걸 덕선은 인정할 수 있을까? 물론 덕선도 잘 한 것은 아니다.그녀는 언니의 옷을 몰래 입고, 화장품을 바르는 행동을 한다. 그러나 그녀의 입장에선 이는 소심한 복수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전교회장이자 모범생인 선우를 보자. 그는 정말 나무랄데가 없는 인물이다. 너무나 맛없는 어머니의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칭찬하며, 친구와의 의리까지 지키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런 그를 엄마는 의심한다. 선우가 얼굴에 상처를 입자, 나쁜 친구들이랑 어울려 다니면서 싸움을 하고 다니는 것은 아닌지, 방에서 갑자기 찾아낸 담배를 보고, 몰래 담배를 피우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물론 나중에 오해는 풀리지만, 선우를 향한 어머니의 의심은 한 인간에 대한 실망감으로 돌아온다. 가족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상대방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가해자는 자신이 상처를 주는 행위를 한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은 ‘남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시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성보라가 보여주는 행동을 보라! 그녀는 실의에 빠진 둘째와 셋째를 잘 추스르고 상갓집으로 향한다. 덕선은 상갓집에서 울지 않고 웃으면서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저 아버지가 버티고 있었단 사실을. 생전 처음 겪는 어머니를 잃은 아픔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몰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족은 어떤 경운 남보다 못하지만, 또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너무나 아프고 절망스러울 때 함게 고통을 나누고, 서로의 아픔을 토닥여주는 존재. 그게 가족이 아닐까?








또한 ‘응답하라 1988’은 이웃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룬다. 오늘날 아파트를 비롯한 다세대 주택에 사는 경우가 많은 도시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웃과 더불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린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사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응답하라 1988’의 배경인 1980년대만 해도 한 골목에 살면 마치 한 가족처럼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1980년대가 ‘무조건 좋다’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 당시의 공동체정신은 분명히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만약 드라마속 주인공들처럼 아이들이 서로 친하다면? 오늘날의 심각한 왕따문제가 생겨날 수 있을까? 서로의 부모가 남의 아이를 자신의 자식처럼 챙긴다면? 서로에 대해 한걸음씩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이들이 인격적으로 완성된 이들은 아니다. 그들은 소시민이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과 사회적 위치를 벗어나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오늘날 사회에선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미덕이라 너무나 부럽기만 한 것이다.



‘응답하라 1988’를 보며 사라진 공동체 정신을 부러워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일은 아닐 거라 믿는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이웃사촌'이란 단어의 의미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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