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의 세번째 시리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리 잘 만든 시리즈라고 해도 두번째 이상은 성공하기 힘들다. 그런데 ‘응답하라 1988’은 5화 만에 시청율10%를 달성하고 말았다. 6화에선 비록 9%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제 겨우 6화까지 방송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대를 넘어서서 tvN의 역대 최고시청률을 노려볼만 하다.
그렇다면 이런 성공의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첫번째로 ‘복고’를 들 것이다. 물론 복고도 충분한 이유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배철수의 음악캠프, 연탄 등등. 충분히 그 복고적인 요소만으로도 현재 30대부터 60대 이상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같은 골목에서 살아가면서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이웃들의 정겨운 모습이 더욱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게 아닐까? 오늘날 우리는 이전 세대보다 가장 많은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를 비롯한 다세대 주택에 살아가는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에 1980년대 골목에서 함께 살아간 이들은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을 정도가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었다. 뭐 한개라도 생기면 서로 나눠먹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고민하고 웃고 즐기는 모습은 ‘드라마’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현실이었다.
부자도 가난한 이도 서로가 서로를 경원시하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은 추억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각할 꺼리를 던진다. 두번째로 연기력을 갖춘 신인들의 대거등장을 들 수 있겠다. 물론 ‘응답하라 1988’에는 성동일, 이일화, 김성균, 라미란 같은 탄탄한 인물이 버티고 있긴 하다. 그러나 덕선역의 혜리를 비롯해서, 류혜영, 최성원,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 이동휘 처럼 그동안 상대적으로 잘 보지 못했던 신인들이 주요배역을 차지고 있다.
만약 ‘응답하라 1988’가 공중파였다면? 이런 배우들이 주역을 맡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tvN에서 제작한 ‘응답하라 1988’은 시리즈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함에도 (아이돌이나 유명한 배우가 아니라) 철저히 연기력만을 고려해서 주요배역에 신인들로 채웠다!
오늘날 방송계는 시청률에 목숨을 메고 있다. 심지어 tvN은 케이블 방송이라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들로 배역을 채웠다. 이는 모험일 수 밖에 없다. 결과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이는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배우들이 새롭게 알려지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방송가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선순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세번째는 역시 ‘여주인공의 남편찾기’를 들 수 있겠다. ‘응답하라 1988’는 여태까지 봤을때 이야기가 연속되지 않는다. 한화 한화가 짤막하게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된다. 따라서 뭔가 연속해서 보게끔 만들 요소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여주인공 덕선의 남편이 누구인지 추리하게끔 만드는 상황은 시청자들이 한층 더 드라마를 몰입해서 볼 수 있게끔 만드는 위력을 발휘한다고 여겨진다.
‘응답하라 1988’는 오늘날 드라마에선 보기 드물게 ‘착한 드라마’다. 여기엔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아주 잠깐 엑스트라 수준으로 악역이 존재하긴 하지만, 오늘날 드라마에서 말도 안되는 악행을 저지르는 악당들이 즐비한 것을 고려하면 애교수준이다.
‘응답하라 1988’은 세번째 시리즈임에도 성공을 거두었다. 앞으로 ‘응답하라 1988’가 어떤 기록을 세워나갈지, 아울러 ‘응답하라’가 계속해서 다음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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