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사상 최강의 캐릭터 길태미, ‘육룡이 나르샤’

朱雀 2015. 12.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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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번주 포텐 폭발한 캐릭터를 한명 꼽으라면? 아마도 대다수는 길태미를 꼽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이번주 17, 18화에서 그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처음 ‘육룡이 나르샤’에서 길태미란 캐릭터를 봤을 때를 기억한다.



처음엔 여장한 남자가 나와서 ‘저건 뭐지?’라고 생각했었다. 미청년도 아닌 남자가 과한 화장(?)을 하고 다소 여성스럽게 행동하는 걸 보면서 정이 뚝뚝 떨어졌다. 그러나 그가 홍륜과 대결을 펼쳐서 이기고 삼한제일검이 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다. 자신과 가족 그리고 함께 하는 소수의 정치적 동지외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솔직한 인물이기도 하다. 18화에서 이방지의 칼에 베이면서도 그는 ‘강자는 약자를 짓밟고 빼았는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의 그런 면모는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했다. 사실 길태미란 캐릭터는 이전까진 사극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였다. 그는 욕심이 많지만 음험한 인물은 아니다. 한없이 가볍지만 그렇다고 쉬운 인물은 아니다. 분명히 악당캐릭터임에도 길태미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왜냐하면 그는 귀여운 구석이 존재하고, 소탈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에서 이른바 ‘서민적 매력’을 풍겼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극 역사상 최초로 분명히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과한 화장에 집착하면서도 다소 여성성을 띄는 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묘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싸움 실력은 진짜다. 자신의 눈에 거슬리면 누구라도 한번에 베어버리는 그의 무시무시한 검술은 그의 독특한 화장때문에 더더욱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17화에서 그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는 이성계측의 군사가 자신을 잡으러 오자, 태연하게 화장을 고치면서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삼한제일검이기에 그는 혼자이고 수십명이 둘러싸고 있음에도 오히려 그들이 벌벌 떨었고, 결국엔 그 수십명을 베어버리고 그는 당당하게 밖으로 나섰다.



그가 위기에 처한 사돈이자 정치적 동지인 홍인방을 구하고 한 말 역시 인상깊다. 비천한 처지에서 시중까지 올라서 욕심이 없다는 그의 말은 왠지 모르게 서글프면서도 시청자를 동감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동시에 그는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주막에서 죄없는 이들을 무참히 살육하고 태연하게 국밥을 먹는 끔찍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18화에서 결국 그는 이방지와 맞붙었고, ‘왜 17화에서 길태미의 검술을 보여주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보여주었다. 18화 초반부에서 길태미와 이방지는 화려한 검술을 뽐내면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제 삼한제일검이 되는 이방지의 입장에서 악당은 강해야지만 더더욱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길태미는 가히 조커에 비견될 만한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다크나이트’에 나오는 조커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육룡이 나르샤’에 등장한 길태미 역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이전까지 검을 휘두르는 무인들의 캐릭터는 하나같이 정형화되어 있었다.



어딘가 어두침침하고 말수가 적거나 아니면 반대로 너무 가볍고 아는 것이 별로 없거나 등등. 어찌보면 ‘육룡이 나르샤’에 등장하는 이방지와 무휼 역시 다소 전형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길태미는 여태까지 없었던 캐릭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태까지 없었던 캐릭터를 연기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새롭게 연기자가 정립해야 되기 때문이다. 한없이 가볍지만 검을 휘두를 때는 삼한제일검의 위력을 보여야하고, 땅에 대한 욕심이 넘쳐나고 권력욕 역시 장난아니지만 어딘가 소탈한 매력을 지닌. 이런 인물을 연기하기란 ‘미션 임파서블’에 가깝다. 



그런데 박혁권은 그런 어려운 연기를 무사히 끝냈다. ‘혁권 더 그레이트’라는 그의 별명을 스스로 증명해냈다고 밖엔 할말이 없었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한명 탄생시키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런데 심지어 이전까지 없었던 그야말로 사상 최강의 캐릭터가 탄생했다. ‘육룡이 나르샤’제작진과 박혁권에게 다시 한번 찬사와 환호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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