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시청자를 울린 말 한마디 ‘응답하라 1988’

朱雀 2015. 11. 3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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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를 보면서 이렇게 최루성 강한 작품이 있었던 가 싶다! 바로 ‘응답하라 1988’이다. 지난 7화에서 시청자를 눈물 짓게 한 대사는 ‘사랑해 아들’이었다. 최택의 아버지 최무성은 무뚝뚝하고 성실한 인물이다. 그는 행동도 말도 느릿느릿해서 어찌보면 답답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아들에게 쏟는 정성은 장난이 아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그는 기원에 간다. 그러나 바둑기사인 아들이 바둑을 두는 데 방해가 될까봐 올라가지 않고 문 밖에서 내내 기다린다. 끼니때마다 아들에게 밥을 해먹이고,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서 한다. 아들이 대회를 나갈 때면, 하루 종일 전화기 앞에 서서 기다린다.





그는 그런 아버지다.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배려하지만 그걸 입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런 무던한 모습은 전형적인 아버지들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어딘가 무뚝뚝하고 부자연스럽다.



어머니와 아들처럼 살갑고 정이 철철 묻어나오는 행동은 잘 하질 못한다. 하물며 ‘사랑해’라는 말은 꿈도 꾸질 못한다. ‘응답하라 1988’에서조차 최무성이 아들에게 ‘사랑해’라고 말한 것은 본인 앞이 아니다. 카메라를 앞에두고 박기자가 ‘방송에 내보내지 않을 테니 한번 해보라’고 여러 번 권한 끝에야 간신히 얻어낸 결과니까.



그런데 사실 대다수의 아버지들이 그렇지 않은가? 요즘 신세대 아빠들은 ‘사랑해’라는 말을 비교적 자주 하지만, 1980년대 아버지들에게 아내나 자식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쑥스럽고 민망해서 차마 입밖으로 내뱉지 못할 말이었다.








그러나 행여 자식이 어디 아프지는 않은 건지 이불은 제대로 덮고 자는 건지 늘 신경쓰고 걱정하는 것은 아버지의 마음이다. 그렇기에 우린 7화를 보면서 그 한 마디에 눈물을 짓고 말았다. 비록 어머니처럼 살갑게 따뜻하게 자식을 대하진 않지만, 무뚝뚝해서 오해하기 쉽지만 그게 아버지의 마음이란 걸 우린 잘 알기 때문이다.



8화 역시 마찬가지다. 김정봉은 오래전에 받은 심장 판막 수술 때문에 밧데리를 갈기 위해서 재수술을 받게 된다. 열세살의 어린 나이에 심장병을 앓고 1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으면서 얼마나 무섭고 떨렸을까? 식구들이 모두들 일부러 씩씩한 척 하면서 김정봉이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수술 받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눈물겨웠다.



그러나 8화 마지막에 수술을 받고 깨어난 김정봉이 동생 김정환에게 한 말은 시청자를 눈물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가 눈뜨자마자 한 말은 ‘코피는 괜찮아?’였다. 김정환은 겨울만 되면 이유 없이 코피를 자주 흘렸다. 그게 형으로서 마음에 걸렸는지 그는 그 말을 했고 시청자와 동생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드라마상에서 김정봉이 받은 수술은 1시간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고, 실패 확률도 3%밖에 안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죽음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하필이면 수술부위가 심장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러모로 걱정과 염려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수술을 받은 이가 정작 아무것도 아닌 동생의 코피를 걱정하는 마음은 형제애가 어떤 것인지 우리에게 새삼 일깨워주었다. 지난주 ‘응답하라 1988’의 시청률은 무려 11%를 돌파했다. 이는 ‘응답하라 1988’이 보여주는 가족들간의 사랑의 이야기가 얼마나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내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 여겨진다.



황금만능주의와 물질이기주의의에 빠져서 유산을 놔두고 형제끼리 혹은 가족끼리 다투는 이야기를 뉴스로 흔히 접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응답하라 1988’가 보여준 에피소드는 매우 의미있고 뜻 깊다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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