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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말하다

‘아는 형님’은 왜 매력적일까?

최근에 열심히 보게 되는 예능이 하나 있다. 바로 ‘아는 형님’이다. 학교 컨셉으로 진행되는 ‘아는 형님’은 얼핏 보면 유치해 보일 것 같다. 실제로 다소 유치하다. 모든 출연자가 ‘동급생’이란 설정하에 진행되기에 게스트와 출연자간의 뭔가 ‘썸씽'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얼레리꼴레리’를 시전하는 모습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그러나 원래 예능을 보는 재미 중에 하나가 ‘유치함’이 아니던가? 개인적으로 ‘아는 형님’의 가장 큰 매력중에 하나는 출연자들끼리 반말을 하는 데 있다고 본다. ‘아는 형님’ 게스트 중엔 ‘보니하니’로 유명한 이수민이 나온 적이 있다.



이수민의 나이는 불과 16살이다. ‘아는 형님’의 평균나이는 41세다. 단순히 따져도 거의 아빠뻘이다. 그런 탓에 이수민이 반말하는 것을 어려워하면서 동급생을 연기하는 모습은 뭔가 색다른 쾌감을 준다-걸그룹 멤버들이 나올 때면 존대말과 반말이 오고가는 상황이 반복된다. 그 역시 웃음을 준다). 우리 사회는 서열문화가 너무나 익숙하다.





한살 차이라도 나면 선후배로 나눠지고, 뭔가 깍듯하게 대접받기를 원한다. 방송계도 엄한 편인지 미국에서 살던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서 연예활동을 하면서 적응하느라 고생했던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꼭 방송계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나이를 따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물론 나이에 따라서 대접해주려는 문화 자체는 나쁜게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서열 문화가 너무나 경직되어 있어서 그 폐해를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야자타임’같은 게임은 그런 서열을 타파하는 거라 묘하게 쾌감을 선사한다.



비록 내가 강호동이나 서장훈에게 반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10대에 불과한 출연자들이 30~40대인 고정멤버들과 반말을 주고받는 모습은 분명히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포인트가 있다. 두번째는 오롯이 게스트에게 모든 화제가 집중된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예능은 다 함께 앉아서 어떤 주제를 놓고 자신이 경험했거나 들은 재밌는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아무리 재밌게 이야기를 잘하는 이라도 매번 스튜디오에 나와서 빵빵 터트릴 수는 없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없어서 지어내거나 다른 데서 본 것을 이야기하다가 자신의 경험담처럼 이야기하다가 낭패를 본 경우도 우린 목격한 바 있다. 이는 예능에서 활약을 펼쳐야지만 인지도가 상승되고 그 인지도를 바탕으로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오늘날의 상황 때문에 무리하다가 벌어진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게스트에게 ‘아는 형님’은 무척이나 좋은 프로그램이다. 우선 자신의 신변잡기를 굳이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내가 잘 하는 운동은?’처럼 지극히 개인의 관심사를 풀어놓을 수 있다.



만약 다른 예능에서 이런 문답퀴즈를 진행한다면? 지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순발력 좋은 멤버들이 여자 연예인이 나왔는데 ‘내가 식후에 하는 것은?’이란 질문에 ‘담배’라는 드립을 용감하게 날리는 탓에 시청자가 웃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뿐인가? 트와이스처럼 오늘날 걸그룹 멤버들은 많다. 9명의 트와이스 멤버들의 이름을 다 아는 시청자는 극소수의 팬외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아는 형님’에서 ‘이름맞추기’를 퀴즈로 낼 수 있고, 고정 멤버들이 이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시청자도 자연스럽게 이름을 외우게 된다.



예능에서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이 출연해서 한두명도 소위 ‘방송분량’을 챙겨도 다행인 요즘, ‘아는 형님’은 이렇듯 자연스럽게 게스트들이 카메라세례를 받고 방송분량을 챙길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게스트가 장끼로 내세운 게임을 하는 것도 다 함께 하는 코너 역시 세 번째로 재미를 주는 포인트다.



지난주 출연한 샤이니의 종현은 검도를 3년이나 한 탓에 온몸에 퐁선을 달고 고정 멤버들과 봉을 쥐고 ‘누가 더 많이 터트리나?’하는 게임을 했다. 이수근과 끝까지 치고받는 격전은 의외의 몰입감을 주며 엄청나게 집중을 하게 했다. 







그뿐인가? 유연성이 좋다는 레드벨렛의 아이린 때문에 무릎을 편채로 허리를 숙이면서 손을 내뻗는 게임을 통해 ‘누가 더 손을 내리는가’하는 게임에서도 멤버들이 워낙 진지하게 하는 탓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한국인 특유의 승부욕이 발동한 탓도 있지만, 워낙 멤버들이 게스트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탓에 ‘아는 형님’의 웃음포인트가 되었다.



실제로 장끼로 들고 나온 게임중에 ‘아는 형님’측이 승리해서 게스트들이 난감(?)해 하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의외의 웃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아는 형님’의 멤버들은 제각기 방송분량을 잘 책임지고 있다. 돌아이 컨셉은 김희철은 슈퍼주니어 멤버임에도 불구하고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가리지 않고 안무를 모두 따라해내고, 짖궂은 멘트를 날리길 두려워 하지 않아서 분량을 확실하게 책임진다. 이수근은 명불허전이며, 이상민과 서장훈의 그들의 과거(?)로 웃음을 준다. 민경훈이 강호동을 두려워하지 않고 덤비는 모습과 이에 강호동이 분노하는 모습 역시 관전포인트다.   



‘학교’컨셉으로 진행된 예능은 ‘아는 형님’이 처음은 아니다. ‘아는 형님’에서 하는 미니 게임과 작은 코너들 역시 낯선 것이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것을 가지고 새롭게 조합해서 이전과 다른 자신만의 정체성을 보유하고, 게스트도 별로 부담없고 시청자도 별다른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예능을 만들어낸 것은 ‘아는 형님’제작진과 출연진에게 박수를 보낼만한 부분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