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기행

[수락산역 카페] 언성 히어로의 아지트! '처음커피'

朱雀 2019. 12.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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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자주 가던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고 알게 되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편이기에 찾아가기로 내내 마음먹다가 이번에 찾아가게 되었다.

 

수락산역 6번 출구에서 나가면 파출소가 보이고, 바로 그 옆에 우체국이 있다. 2층에 오늘의 목적지인 처음커피가 있다. 아직 오픈하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일까? 아니면 주말인 탓일까? 안타깝게도 손님은 나 밖에 보이질 않았다.

많은 이들이 그렇지만 필자도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그래서 어색했다. 하지만 용기(?) 있게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안타깝게도(?) 서서 작업할 만한 곳은 없었다. 난 서 있는 게 좋은데, 요새 카페엔 절대다수가 앉아있기 좋게 되어 있어서 안타깝다.

담배 안되고, 애완동물 출입 안되고, 다른 음식을 가져와서 먹을 수 없다. 으음. 아마 대다수 카페가 이럴 듯 싶다.

(당신들은 그저 빛! )이분들이야 말로 숨어있는 히어로가 아닐까 싶다. 히어로 무비에선 초능력을 지닌 히어로들이 세상을 구하지만, 현실에선 그런 일은 없다. 대신 뜻 있는 이들이 기꺼이 다른 이들을 위해 선의를 베푼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다지만, 이런 이들을 볼때마다 그저 '멋지다'란 소리 밖에 나오질 않는다. 

으음. 사진 찍기 좋지만 손님이 나 밖에 없어서 몹시 뻘쭘했다. 부디 많이들 방문하셔서 다음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진공관이 마치 열기구처럼 빨간 불빛을 내뿜고, 일반적인 막선이 아니라 제대로 마무리된 오디오 선으로 연결된 CDP와 앰프와 스피커는 다른 카페에선 듣기 힘든 풍성하고 맑고 해상도 높은 음질을 들려준다.

오우! 몹시 뽀대나는 오디오 시스템. 가운데 불이 들어온 건 아무래도 진공관인 듯 싶다. 덕분에 소리가 몹시 따뜻했다. 

확실히 후원 회원 가운데 음향장비 업체분이 계신 탓일까? 음악이 듣기 좋았다. 그 사이 시킨 메뉴들이 나왔다. 크로와상이 세 종류였지만, 고민 끝에 슈크림과 기본을 시켰다.

크로와상의 결이 참 고왔다. 

오우! 메이드 인 프랑스! 이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 것인가? 메이드 인 차이나 천지인 세상에서. 기분이 묘하다. 

풍성한 맛이었다. 아메리카노도 적당히 쓴맛이 돌아 좋았다. 크로와상과 커피에 대해선 이후에 다른 이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줄 거라 믿는다. 이제부턴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아마 많은 이들이 모르겠지만, 보육원의 아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겨우 손에 5백만 원을 쥔 채 사회로 내보내 진다.취업을 하고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캥거루족30대 미혼들 가운데 무려 25%나 차지한단다.

 

그만큼 오늘날 사회는 자립하기 어렵다. 그런데 성인이 되자마자 등 떠밀려 나간 이들은 모진 세파를 견뎌야 한다.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다. 아마 탈무드를 읽지 않았어도, 어디선가 들어본 유명한 말일 게다.

다리가 짧은 부비새. 부디 그 첫 걸음은 힘들겠지만, 부지런히 끝까지 지치지 않고 완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뭐든지 그렇지만 말은 참 쉽다. 그러나 행동은 어렵다. ‘처음커피’는 그런 아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커피와 판매교육을 통해 작은 가게를 차릴 수 있도록. 보는 순간 ! 참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수락산역 근처에 카페를 세우기 전까지 아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에 카페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니까.

부디 좋은 취지로 문 연 이곳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분점들이 강가의 모래처럼 생겨나길 바랄 뿐이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e_first_coffee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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