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미남이시네요’에 유이는 없었다!

朱雀 2009. 10. 16. 06:00
728x90
반응형


15일 방송한 <미남이시네요>의 4회에선 드디어 유이가 등장했다. 국민여동생 유헤이역으로 나온 유이는 시작부터 카메라세례를 받으며 등장했다. 중환자를 찾은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착한 척을 했다. 취재온 기자들은 모두들 그녀의 행동과 눈물에 감동을 받은 눈치였다. 그러나 잠시 눈물을 닦겠다고 나간 그녀는 아무도 없자, 언제 그랬냐는 듯 거만하고 도도한 여자로 돌변했다.

유이는 <선덕여왕>에서 이미 연기자로 데뷔한 바 있다. 그러나 어린 미실역으로 분한 그녀는 고현정이 어렸더라면 저런 모습일거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정도로 비슷했다. 그러나 처음 등장신에서 아예 대사가 없었고, 두 번째 회상신에 등장한 그녀는 겨우 몇마디만을 했을 뿐이다. 그렇게 그녀는 <선덕여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말하자면 <선덕여왕> 제작진은 유이의 유명세를 이용해 드라마 홍보를하고, 유이는 <선덕여왕>의 유명세에 올라타 화제의 대상이 된 것이다. 서로 윈-윈했다고 할 수 있지만, ‘연기자’로 이름을 올리기엔 너무 부족한 형태라 할 것이다.

반면 <미남이시네요> 4회에 등장한 유이는 다르다. 그녀는 불과 5분 정도 등장했지만, 상당히 많은 대사를 쏟아냈다. 서로 안 좋은 첫인상으로 만난 황태경(장근석)과 유이는 아무래도 서로 어떻게든 엮일 모양새다. 유이는 <미남이시네요>에서 미남의 정체를 알고 그녀를 괴롭히는 악역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극에서 악역은 극의 흥미를 더해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데 과연 유이는 그런 중요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4화에서 그녀가 등장한 장면은 불과 몇분에 지나지 않지만, 개인적으론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이의 다소 불분명한 발성은 두 번째로 하더라도, 거기엔 전혀 감정이 실려있지 않다. 표정도 어색하다.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색한데, 감정이입이 가능하겠는가? 5화의 예고를 보니 유이는 4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분량이 늘어날 태세다.

현재 <미남이세요>를 책임지고 있는 박신혜와 장근석 만큼이나 그녀의 분량이 늘어날 일은 없다. 또한 워낙 쟁쟁하고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소화해내는 주연과 조연들이 있기 때문에, 유이의 부담은 확실히 적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수행해내지 못한다면 유이에겐 이번 <미남이세요>의 출연은 마이너스로 기록될 것이다. 물론 유이의 본업은 가수다. 그러나 유이가 자꾸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연기에도 욕심이 나기 때문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미남이시네요>의 주인공은 박신혜는 원래 가수를 준비하다가 연기자가 된 케이스로 알고 있다. 이제 완전히 연기자로 진로를 정한 탓인지 가수로 활동하겠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박신혜가 그동안 보여준 연기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비록 <미남이시네요>에선 다소 오버하는 탓에 어색한 느낌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녀의 발성과 표정 그리고 감정선은 너무나 확실하게 살아나서 극을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장근석과 옥신각신하다 차위에 핸드폰을 떨어뜨려, 찾으러 갔다가 차가 출발해 아찔한 순간을 맞이하거나, 수영장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물속에서 잠수하다 죽을 뻔한 장면들은 분명 설득력이 약하다. 그러나 박신혜의 물불 가리지 않는 자세와 철저한 감정이입된 연기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시청자들이 상당 부분 이해하고 넘기게 한다.

유이의 연기력은 하루아침에 늘 수 없다. 아마 <미남이세요>에서 그녀의 분량이 늘어나는 만큼 유이는 생명연장의 꿈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유이가 만약 가수 뿐만 아니라 연기자의 길로도 확장하고 싶다면, 이 모든 것을 배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금 <미남이세요>는 유이의 유명세를 마치 <선덕여왕>이 그랬던 것처럼 이용할 태세다. 유이가 단순히 얼굴마담으로만 팔리고 싶지 않다면, 박신혜와 장근석 같은 연기자들의 훌륭한 연기내공을 빨아들여야만 한다. 아직 <미남이세요>는 유이는 없다. 아이돌 출신의 초보연기자만 있을 뿐이다. 그것도 실낱같은 가능성을 지닌 여배우가 말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