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연예대상감이었던 강호동의 수상소감

朱雀 2009. 12.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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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을 비롯해서 많은 대상후보님들에게 죄송스런 마음이 들지만, 오늘은 유독 이경규 선배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15년전 이었습니다. 저를 보자마자, ‘내가 강호동 방송인생 책임진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결과적으로 저를 너무 책임져 주신 것 같습니다.

정말 제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주신, 강호동 인생의 최고의 지휘자 이경규 선배님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박수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경규에게 트로피를 전달한 강호동) 다시는 돌려주지 않겠습니다.(이경규)


하하하. 상관없습니다. 예. ‘너가 방송에서 실패하면 나도 같이 옷을 벗겠다’라고 그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한 프로그램으로, 참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많은 선택을 하는 데요. 한 프로그램으로 두 번의 큰상을 받은 걸 보면, <1박 2일>을 선택한 것이야말로 강호동 인생의 최고의 복불복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1박2일>의 형제들, 그리고 또 김종민님이 돌아와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1박2일>의, 사실은 저희들이야 당연히 해야할 임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1박2일>에 많은 영혼을 쏟아붇고 계시는 우리 수많은 스탭 여러분들. 그리고 나** PD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 작가, 우리 <1박2일>의 멋진 영상을 찍어주시는 우리 강** 감독님께 정말 존경하고 내 마음속의 영웅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올 <1박2일>에는 저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올초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제가 그 자리를 지키지 못했네요.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우리 두산이에게 정말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전 웃고 있지만 이 방송을 보고 고향에서 눈물을 흘리고 계실 우리 어머님 아버님 오늘 호동이 상탔습니다. 예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어떻게 우리 부모님에게 신세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 참! 우리 <1박2일>을 통해서 많은 자연을 만나고 많은 형제들이 고생하고 겨울에 개울에 뛰어들고 여름에 마라톤을 하는데요. 그보다도 참 우연히 인연으로 만나는 많은 시민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2009년 올 한해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향기를 <1박2일>을 통해서 시청자 여러분 많이 느끼셨습니까? 2010년에는 경인년에는 더욱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그야말로 찐한 향기를 여러분들에게 생생히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얼마동안? 1박2일(다함께) 버라이어티 정신!



결국 이변은 없었다! 강호동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박2일>로 KBS 연예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유재석은 축하해주는 역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이제 곧 MBC 연예대상도 있으니 그리 아쉬워 할 대목은 아니라고 본다.

반면 <남자의 자격>의 이경규는 조금 섭섭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 코미디 역사의 산증인’이라 말해도 좋은 그는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뛰며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큰 웃음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상을 받아도 충분하다 여겨진다. 강호동-유재석 같은 대형 엠씨 없이도 <남자의 자격>이 15%(지난 20일 방송)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1박2일>은 무려 30%대의 압도적인 시청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미 자리잡은 대형프로와 비교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따른다고 본다-

허나 <1박2일> 강호동의 대상수상은 또한 당연한 대목이기도 하다. <1박2일>은 강호동을 비롯한 여섯 명의 멤버들(김종민 포함)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생고생하는 프로라는 데서 일단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이 여행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는 우리를 항상 웃기고 즐겁게 한다. 또한 <1박2일>은 단순히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특산품과 관광명소등을 소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 실제 <1박2일>에 소개된 지역은 바로 그 다음주에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으로 안다-

추운 겨울에도 한뎃잠을 잘 정도로 고생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리얼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치며 스스로 채찍질하는 <1박 2일>팀원들과 그들을 이끄는 리더 강호동은 연예대상을 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여겨진다. 또한 상을 받으면서 자신을 발굴하고 키워준 이경규에게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잊지 않은 자세 역시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대상을 받는 이들에겐 나름대로의 아픔도 존재한다. 사랑하는 아내가 출산을 하는데, 방송 스케쥴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어찌 말로 다 형용할 수 있겠는가?

허나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웃음과 재미를 더하고, 전국 방방곡곡의 명소에서 자신들의 진솔한 삶을 가꿔나가는 우리 이웃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애쓴 강호동과 <1박2일>팀의 노력과 결과물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비록 상은 강호동 혼자 받았지만, 이 영광은 <1박2일>의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가 받아 마땅한 것이라 여겨진다. 최고의 순간에, 자신의 은사에 대한 예의를 잊지 않고, 방송의 의미와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을 잊지 않은 강호동의 수상소감은 ‘연예대상’에 걸맞는 것이었다 여겨진다. 강호동의 연예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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