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스타커플 이야기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필자는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난데없는 김혜수의 ‘007패션’에 궁금해서 기사를 클릭했다가 오만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기사 내용을 보니 김혜수가 유해진을 만나기 위해(자신을 감추기 위해) 꽁꽁 싸맨 것을 패션적인 측면에서 풀어쓴 기사였다. 연관기사를 보니 **스포츠 기자들이 김혜수 주변에 숨어서 한달 가까이 밀착 취재해 밝혀낸 특종이었다.
아마 지금쯤 **스포츠는 '새해부터 한껀 해냈다!‘라며 좋아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비록 불혹이지만 김혜수는 지난해 <스타일>로 시청자들에게 ’엣지녀‘로 사랑받는 한해를 보냈다. 각종 시상식에서 김혜수는 늘 그러했듯 과감한 패션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도 사랑하는 한 남자 앞에서는 그저 한 명의 여인이고 싶은 사람일 뿐이리라. 그녀가 유해진을 만나기 위해 썬캡까지 동원해서 얼굴을 꽁꽁 싸매고 다닌 것은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사를 보니 김혜수는 유해진의 집과 자동차에서 주로 데이트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강심장>을 비롯한 토크쇼에 연예인들이 나와서 털어놓지만, 그들의 유명세는 연인과 즐겁게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들에게 속박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두 사람의 데이트 현장을 목격하면 곧바로 핸드폰과 디카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어대기 바쁘다. 그럼 그것은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단순히 보도되는 것으로 끝난다면 그들은 이토록 필사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애쓰지 않을 것이다. 연예인은 그들은 연인 관계를 공표하면 사방의 시선과 관심이 쏠려서, 사소한 것 하나에도 온갖 소문이 떠돌아 다닌다.
하여 그들은 사소한 다툼을 하고 감정이 좋지 않을 때도 어떤 소문이 돌지 몰라서 밖에 전혀 표시하지 못하고 다닐 수 밖에 없다. 물론 연예인은 직업상 자신만의 사생활을 갖기 힘든 건 사실이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사이자 가십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열애현장을 잡아낸 연예기자들은 그들이 취한 방법과 수단은 잊혀진채, 대중의 관심은 열애로만 집중된다. 얼마 전 열애를 인정한 세븐과 박한별은 미니홈피가 해킹되면서 사실이 밝혀졌으나, 대중에게 그 해커가 한 ‘위법적인 해위’는 잊어버린지 오래다.
이번 김혜수-유해진 열애보도도 관련 사진을 보면 본인들의 의사와 사생활은 전혀 무시된 채 멀리서 파파라치처럼 찍어댄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본인들의 동의 없이 보도된 사진은 분명히 사생활을 침해한 것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분명 김혜수-유해진 열애설은 다시 급속도로 인터넷을 퍼지고 나가면서 그런 문제성(?)등은 간과되고, 김혜수-유해진이 어떻게 사귀고 언제 결혼할 지 등의 온갖 이야기들이 온오프상을 뜨겁게 달 굴 것이며, 여러 호사가들이 상상력을 발휘한 이야기들이 각종 언론과 인터넷 상에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다.
김혜수와 유해진은 모두 성인으로 자신들의 연애 상대를 정할 권리와 자유가 있다. 또한 그들이 정말 사귀는지 어떤지는 직접 공식발표를 통해 기다려주는 것이 스타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을까 싶다. 남녀의 만남이란 알 수 없어도 오늘은 좋은 만남으로 가져도 내일은 서로 이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돌입할 수도 있다. 스타는 신분상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언젠가는 밝힐 수 밖에 없다. 그들이 비밀스런 만남을 가지는 것은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지만, 확실해지기 전까진 밝히고 싶지 않은 탓도 있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의 특성상, 확실한 상황도 아닌 데 밝혔다가 금방 헤어지면 서로의 마음에 상처는 물론이거니와, 연예인의 생명에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김혜수와 유해진의 의도는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스포츠의 보도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한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서로에 대한 감정과 입장은 김혜수와 유해진이 각각 발표할 사안이라 여겨진다. 개인적으론 두 사람의 만남이 어찌되든 응원하고 싶다.
어찌되었건 대중의 알권리를 내세운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스타들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언론의 행태가 몹시 불쾌한 새해 첫날이었다. 2010년 연예계가 몹시 기대되게 만드는 인상 깊은 첫 보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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