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청춘불패’의 선화몰카가 불편한 이유

朱雀 2010. 1. 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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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청춘불패>에선 그동안 방송되지 못했던 미공개분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관심을 더욱 끌었다. 유치리 주민들과 씨름하며 논 G7의 활약상은 그자체로 훈훈했고, 이제 나르샤-구하라 뿐만 아니라 여러 멤버들의 활약상이 골고루 보이는 것에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들어갔다고 여겨진다.

미공개 방송분에는 최근 백지 선화로 <청춘불패>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선화의 초기 몰카방송분이 끼어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보기에 참 불편했다. 대략의 내용은 방송 초기 녹화장에 30분 정도 늦은 선화를 향해, 다른 멤버들이 짜고 화를 내는 설정이었다.

주로 김태우와 김신영이 화를 내며 악역을 맡고, 다른 걸그룹 멤버들은 침묵을 지키는 설정이었다.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선화는 늦게 도착하자마자 촬영자의 모든 이들을 향해 끊임없이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한다.

그리고 김태우와 김신영이 뭐라고 할때마다 주눅이 들고 고개를 들지 못한다. 상황을 보면 알겠지만 조금이라도 눈치가 빠른 사람은 누구나 ‘몰카’라는 사실을 알만큼 어설픈 구석이 많았다.

그러나 선화는 속아넘어갔고 혼자 너무나 심각했다. 나중에 웃음을 참다못한 김태우가 ‘몰카’라는 사실을 밝혔을 때, 웃으면서 펑펑 울었다. 왜일까? 아마도 ‘다행’이란 마음과 더불어 ‘억울한 마음’에 펑펑 울지 않았을까 싶다.



선화는 다른 걸그룹 멤버들에 비해 유명세가 한참 뒤진다. 그녀가 소속된 ‘시크릿’은 소위 아직 ‘뜬’ 상태가 아니다. 따라서 초창기 그녀는 다른 걸그룹 멤버들에 비해 촬영장에서 가장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걸그룹 신인이자, 에능 첫 고정은 여러모로 신인은 그녀를 압박하는 마음의 짐이었을 것이다. 만약 유리나 구하라등에게 몰카를 시도했다면, 바로 알아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허나 선화는 아직 신인이라 위축되어 있어서, 겁부터 먼저 집어먹어 전혀 주위상황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안다. 김태우와 김신영을 비롯한 멤버들은 선화를 괴롭히려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방송을 재밌게 하려는 욕심에 ‘선화 몰카’를 추진한 것이라는 걸. 다만 만약 이게 초창기에 방송되었다면 아마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샀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몰카’ 형식이긴 했지만, 이건 자칫하면 힘 있는 다수가 아직 신인인 선화를 괴롭히는 걸로 오해를 사기 쉽기 때문이다.

선화의 입장에서 몰카란 사실을 알고 운 것은 다행인 점이 가장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 선화의 입장에서 <청춘불패>는 단순한 예능 출연이 아니다. 그녀가 소속된 ‘시크릿’을 수시로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자, 아직 신인인 자신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실제로 <청춘불패> 멤버중 가장 덜 알려졌던 선화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따라서 그녀는 멤버들이 화를 내는 순간 ‘이거 어떡하지?’란 막연한 생각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안 순간, 서러움이 복받쳤을 것이다. 화면에는 나오지 않지만, 아직 신인으로서 그녀가 받아야할 대우 등에는 분명 나름대로 힘들고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 게시판에 들어가보니 ‘선화 몰카’에 대해 불쾌해하는 의견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아마 시청자들이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신인이고 아직 어린 선화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12회를 맞은 <청춘불패>가 이제야 선화 몰카를 공개한 것은, 이제 선화도 자리를 잡은 만큼 흘러간 추억으로 치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행동이란 아무리 의도가 선하고 좋은 것이라도 실행과정에서 얼마든지 왜곡되고 변질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선화 몰카’는 조금 지나치지 않았나 싶다. <청춘불패> 제작진은 앞으로 그런 식의 이벤트를 진행시킬때는 조금 더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살펴봐줬으면 한다. 선화도 그렇지만 나르샤를 제외한 걸그룹 멤버들은 아직 어린 소녀들이며, 그들이 방송에서 서로 튀기 위해 하는 경쟁과 그로 인해 스트레스는 꽤 상당할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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