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송된 10화를 마음이 짠했다. 그리고 동시에 기뻤다. 고수-한예슬 커플은 어렵고 힘든 길을 돌아 돌아서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제대로 사랑하게 되었다.
한예슬의 그 남자 박태준을 위해 고수는 기꺼이 파멸의 길을 택했다. 감히 범서 건설의 회장앞에 가서 ‘공사를 박태준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모든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감히 협박했다. 그리고 당연히 회장의 지시로 그는 회사기밀을 유출했다는 말도 안되는 혐의로 기소되게 된다.
경찰서에 만난 고수에게 큰소리를 뻥뻥 쳤지만 한예슬은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관계 건설가와 해당 심사위원들은 약속이나 한 것 처럼 만나주질 않았다. 결국 나름 최선을 다하다가 혼자 분에 받친 한예슬은 고수의 집을 찾아와 난동(?)을 부리지만, 그때 찾아온 선우선에 의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고수가 자신을 위해 자살행위를 했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산청에서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한 소녀는 소년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한 행동이 결국은 진심이 되었고, 그 진심은 결국 소년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었다. 그러나 자신 때문에 잃어버린 소년의 소중한 팬던트를 찾기 위해 오빠에게 부탁했다가, 그만 오빠가 죽어버려 죄책감에 빠진 그녀는 소년에게 마음에도 없는 심한 말을 하고 산청을 떠나버린다.
그리고 8년후 재회했지만, 일부러 모른 척하고 대한다. 이젠 청년이 된 소년도 일부러 모른 척 한다. 허나 두 사람은 서로 마음 속으론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며 어쩔 줄 몰라한다. 한예슬은 8년간이나 오빠가 찾아준 남자의 팬던트를 간직했고, 고수는 8년 내내 오로지 한예슬만 생각하며 살아왔다.
심지어 범서 그룹의 막내딸이 자신이 좋다고 ‘같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자’고 매우 근사한 제안을 했는데도 고수는 꿈쩍하지 않는다. 오로지 한예슬을 조금이라도 편하기 해주기 위해, 자신의 PT자료를 없앤 박태준을 위해 자살행위를 감행했다.
그리고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 선우선의 협박덕분에 범서 그룹의 회장은 그를 놓아주었지만, 건설가로서 그는 아무곳에도 취직할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예슬과 눈물의 재회를 하고 키스를 한다.
9년이 넘도록 서로를 품어왔으면서, 이제야 서로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된 마음과 행동의 표시였다. 그러나 11화 예고편을 봤을 때, 두 사람은 이제 가장 험난한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바로 부모세대의 불륜이다. 고수의 어머니와 한예슬의 아버지는 약 30년 전부터 서로를 지독히고 사랑해왔고, 죽음을 앞둔 한예슬의 아버지 천호진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조민수와 함께 하려 한다.
뇌종양 판정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과 두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서로를 사랑해왔는지 알 지 못하는 고수와 한예슬에게 이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며, 서로를 사랑하는데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듯 싶다.
그뿐인가? 이웃블로거들도 지적하는 바이지만, 고수와 한예슬은 드라마상에서 아버지가 같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 더해 결국 천호진과 조민수가 사랑의 도피를 떠남으로써 한예슬의 친어머니가 죽을 지도 모르는 설정을 한 것은 아무래도 너무 심하게 느껴진다(아내와 자식이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사랑해서 도망친다는 설정이 말이다).
남녀가 서로를 지독히도 사랑해서 오직 한명의 상대방을 10년 가까이(고수-한예슬) 혹은 30년 가까이(천호진-조민수) 잊지 못하고 그려왔다는 설정은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그런 사랑에 대한 판타지가 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극중 선우선의 대화처럼 모두가 ‘사랑을 믿지 못하는 세상’에서 ‘어쩌면 사랑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하는 것처럼.
그러나 고수-한예슬 커플이 어려운 장애물들을 뛰어넘어 이젠 서로 맺어지는 것만 남은 것 같은 상황에서, 결국 천호진과 조민수가 사랑의 도피를 떠나는 듯한 예고편의 이야기는 ‘막장’으로 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게 느껴진다. 게다가 버림받은(?) 한예슬의 어머니가 불길 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빠지는 장면도 영 개운치가 않다. 부디 최근 잘 만들어진 멜로물로 시청자의 애정과 지지를 받아온 <클스>가 그런 막장의 길에 빠지지 않기를 빌 뿐이다.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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