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현장취재-인터뷰

블로거, 김C를 인터뷰하다!

주작 朱雀 2010. 1. 16. 06:59


지난 1월 11일 6호선 상수역 근처 까페 무대륙에선 뜨거운 감자의 ‘어쿠스틱 레인보우 콘서트’를 앞서 조촐한 제작발표회(오는 22일 홍대 브이홀 예정)가 있었다. 제작발표회라고 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블로거들과 (김C가 속해있는) 뜨거운 감자’와의 만남의 시간이었다.

초청을 받아 인터뷰를 하기 위해 가면서 머릿속엔 무수히 많은 상념이 떠다녔다. 우선 하나는 김C에 대한 선입견이었다. <1박 2일>과 <천하무적야구단>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지만, 토크쇼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비춰진 그의 모습은 연예인보다 털털한 음악인에 가까웠다. 얼마 전 읽은 기사에서도 그는 ‘예능인’보단 ‘음악인’으로 더욱 살아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하고 낯선 이와 말하는 것을 꺼려하는 인상을 받았었다. 다른 한 가지는 예능인 김C는 알지만, 음악인 김C는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인터뷰 연락을 며칠 전에 받았지만 개인적으로 공사다망하다보니 아뿔싸! 그의 음악은 하나도 들어보질 못하고 집을 나서야 해서, 내내 찜찜했다.

오후 2시에 무대륙에 가보니 약 10여명의 블로거들이 초청되어 모두들 김C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서로 서먹서먹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친해질 수 있었고 그렇게 한 30분정도 흘러서 김C는 모습을 드러냈다.

김C를 본 첫 인상은 관련 스탭도 말했지만, 동네에서 털털한 아저씨를 만난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표정도 딱딱하고 말도 안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는 필자의 기우라는 걸 첫인상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김C는 얼굴 가득 살짝 어색한 미소를 띄운채 블로거들의 열렬한 환호성과 박수 세례를 받으며 입장했다.

“실제로 봤다는게 좋은 것도 있는데, 판타지가 깨지는 것도 있어서. 뭔가 살짝 한꺼풀 깨지는 것 같다‘라며 가벼운 농담으로 김C는 말을 시작했다. 22일 공연에 대해 피당대표 탁현민씨는 ”원래는 인권콘서트 휴먼이라고 작년에 했던 것이다. 매달 한번씩 뜨거운 감자 한번, 강산애씨 한번. 릴레이로 하던 공연인데 새해도 되었고 공연내용도 바뀌고 해서. 음악적인 내용을 강화해서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어쿠스틱 레인보우’로 공연제목을 지은 이유에 대해선 ‘인권’을 상징하는 여러 함의를 갖고 있어서라고.




(이후의 인터뷰는 질문과 답형식으로 서술하겠다)

Q: 왜 하필 소극장인가? 김C의 유명세라면 좀 더 큰 공연장에서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는가?

A: 아직은 건강한 사회인 것 같다. 유명세하고 제가 하고 있는 일하고 전혀 연관이 없다. MBC도 되게 건강한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라디오를 3년간 진행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학교선배님들이었다. 그런데 제가 짤리더라. (일동 웃음) 되게 건강하구나. 학연-지연을 떠나서 진짜 많이 좋아졌구나. 과거 80년대 같았으면 전 아마 김기덕씨처럼 되었을 거다. 음악도 마찬가진 것 같다. 제가 하고 있는 거랑 음악이랑 전혀 별개의 것으로 봐주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때는 야속하긴 하다. 저도 제 주변 분들처럼 잠실 체육관을 빌려서 하고 싶다. 전혀 그런 것이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는 건강한 것 같다.

Q: <1박 2일>을 보면 은지원과 MC몽 등은 앨범을 내면 방송을 통해 홍보를 많이 한다. 심지어 음악이 방송을 통해 여러차례 소개도 된다. 혹시 김C도 그런 식의 홍보가 가능하지 않는가?

A: <1박 2일> 현재 공룡처럼 커졌으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프로그램에 해가 되면서 음악을 연결시킨 순 없을 것이다. 어울리고 적당해야 가능한데, 제가 하고 있는 음악은 (들어보신 이들은 알겠지만) <1박 2일>과 연관성이 없다. 아주 유쾌한 음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잘못하면 프로그램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Q: 그래도 <1박 2일>이 워낙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몇 번쯤은 끼워넣는 식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A: 그렇다고 전혀 득을 보지 않았다고 할 순 없을 것 같다. (필자는 최근 <1박 2일>을 보지 않아 몰랐는데, 몇 번 소개되었다고 한다) 가수들이 많다 보니까 그런 식의 인지상정이 있지 않나 싶다. 은연중에 사람들이 이야기도 해주고, 어디로 이동할 때 “야! 너 새 음반 나왔다며? 들어보자”라고 이야기해줘서. 물론 편집이 되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상황이 맞으면 나오고. 당연히 도움은 받는다.

Q: 크게 못 느낀다는 건가?

A: 크게 못 느낀다기 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음악이 메인 스트림하고 조금 어긋나 있고, 메인 스트림을 하고 있는 방송이라고 아무 음악이나 갖다 놓는다고 소화가 되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는 거다. 거기에 맞는 걸 놓았을 때 소화가 되는 거지, 제가 봐도 우리 음악은 아주 일반적인 음악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뭐 이정도면 아쉬운 구석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 음악이 맞는 건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대전 대학교에 가서 공연을 했다. 의식적으로 많이 묻게 된다. ‘공연 보신 적 있으세요?’라고 말이다. 제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인터넷이 발달해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아직까지 수동적이다. 입에 넣어줘야 먹는다. 모른다. 관심이 없다.




Q: 공연 후기를 봤는데, 대전 공연이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보았다.

A: 그런게 아니라, 가수들 사이에 전혀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대전은 가수들의 무덤이다’하는 식으로. 예전에 대전과 관련한 나레이션 방송을 한 적이 있는데, 바로 그 내용이었다. 대전 사람들은 과연 얌전한 것인가? 대전 지역에서 만든 방송이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날 공연해보니까 역시 선입견이란 사실을 알았다. ‘당신들도 잘 노십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말이 제일 무섭다.

요기까지만 아는 분들. 저를 모르는 분들은 ‘대전은 역시’. 그런 식으로 말이 전해지면서 말이 점점 커지지 않는가? ‘대전은 망했다면서?’ 이런 것들이. 여기 오신 분들이 ‘파워 블로거’라고 들었다. 파워 블로거가 뭔지 몰라서 알아봤더니, 영향력 있는 블로거를 말하는 거더라. 저만큼 여러분들도 책임감과 사명감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공간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큰 개가 있다. 자신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모르다가, 작은 개가 옆에서 계속 짖어대서 눈 감고 휙 쳤는데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내 팔에 힘이 있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그 다음부터 이 개가 힘을 남용하면 이상한 개가 된다. 개에 빚대서 그런데, 영향력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위험한 것 같다. 내가 무슨 당부를 한 것 같다(웃음).

Q: 예능을 하다보니 도움도 많이 되겠지만, 아마도 음악인으론 알려지지 않아서 불편하거나 오해받거나 힘든 건 없나?

A: 상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원래는 네 명이었다가 여러 가지 밴드를 하다보니까. 부딪치기도 하고 다시 하게 되더라. 결국 범준이랑 둘이 남게 되더라. 내부적으로는 미안하기도 하다. 미안한 이유는 균형적인 측면에서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인데, 나는 부업을 하고 있고, 이 친구는 부업을 안하고 있다. 부업이란 뜨거운 감자 이외의 것을 말함인데, 음악만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다른 일을 하다보니 생각이 분산될 수 밖에 없어서 미안하다.

Q: (고범준에게) 김C가 유명하다보니 상처를 받는다거나, 오해를 받는다거나 하는 식의 일이 있나?

범준: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김C형 스스로에게 달려있는 것 같다. 김C형은 예능을 하면서도 창작에 대한 놓지 않기 때문에 저도 같이 할 수 있다. 예능만 해서 등안시 한다면 같이 못하겠지만, 지금은 시간을 쪼개서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뜨거운 감자가 아직 성공한 밴드가 아니기 때문에, 예능을 통해서 반은 홍보하고 자기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뜨거운 감자를 운영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Q: 뜨거운 감자가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건가?

범준: 개인적인 생각은, 사람은 욕심이 많지 않은가? 예를 들어 여자의 경우 어떤 백을 가지면 다른 백도 갖고 싶다. 음악인도 마찬가진 것 같다. 락을 하다보면 포크고 하고 싶고, 그런 다양한 것들을 조금씩 다 해보고 싶다. 앞으로도 능력이 되면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다.

Q: 혹시 기회가 된다면 김C처럼 예능에 출연할 생각이 있는가?

고범준: 주변에 사람들에게 많이 듣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집에 TV가 없다. VD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긴 한다. 어느 순간부터 TV를 보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취지의 뭔가가 있다면 나가도 상관없지만. 제 스스로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뜨거운 감자 활동을 하면서 해야 할 것들만 하고 싶다. 김C형 스스로도 뭔가 맞는게 있으니까 가능하다고 본다. 저는 몇 번 해본 결과, 잘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다시 김C에게, 이후부턴 미리 받아놓은 질문지를 뽑아서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Q: 지방공연을 자주 하는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A: 이게 팬까페에 남긴 글 중에 하나다. 뜨거운 감자의 목표는 일단 월드투어다. 외국에 나가서 연주해본 적이 있다. 일본에서. 우리를 잘 모르고, 저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곳에서 해봤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유쾌한 경험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곳에 가서 공연해보고 싶다. 해외 공연을 대비해 지금 작업중인 몇몇 곡들은 영어로 준비해뒀다.

혹시 해외에서 여러분처럼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을 보면 들려주기 위해서다. 그 첫 번째 단계로서 지방공연에 힘쓸 계획이다. 우리나라 투어도 안 해봤기 때문에, 그걸 해봐야 월드 투어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옆에 있는 피당 대표에게도 ‘클럽 투어를 해보고 싶다’라고 제안한 적이 있는데, 매우 상황이 열악하다고 한다. 그래서 작은 버스에 멤버를 타고 악기를 실고 다녀보고 싶다.

전 이제 왠만한 잠자리 불편한 것들은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일동 웃음) 같이 영상 찍으면서 우리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 클럽 투어를 하면서 지방공연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지방공연을 가보면 늘 맛있는 것들만 먹던 사람들과는 다른 느낌이 있다. 목마름이 있는 것 같다.

애착이 가는 노래는. 지금은 ‘구름이어서’. 3집에 수록되어 있는 곡이다. 그 음악이 개인적 성향과 맞고 재미가 있다. 공연할 때 사람들이 ‘살아있다’란 느낌을 많이 받는다.

Q: <1박 2일> 얼음물 속에 들어갔을때, 자발적이었나? 아님 방송용이었나?

A: 이게 자발적인게 어떻게 있을 수 있겠나?(일동 웃음) 어차피 카메라가 15개가 돌아가고 있는데 자발이 어디 있겠는가? 방송이니까 들어가는 거지.

Q: <1박 2일>에서 쉬운 퀴즈문제도 못 맞추던데, 그것도 리얼인가?

A: 예를 들면 곱하기의 경우엔 갑자기 물어보면 정신 없어서 헷갈리는 게 있다. 학교공부를 안해서 그런지 상식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그리스 신화>를 안좋아한다. 문외한이다.

친구에게 ‘그게 실화야?’ ‘아니’ ‘그럼 전 세계의 이야기야? 그건 그리스의 이야기야’ ‘그럼 내가 그걸 알아야 될 이유가 어디 있어?’ 어렸을 때부터 책을 별로 읽지 않았는지라 이후에 읽어야할 것들이 많은데. 늦은 시간에 뭔가 알아야겠구나 해서 읽는 것 많은데, ‘그리스 신화’는 아닌 것 같다. 그걸 모르다고 창피하지도 않다.

블로거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김C

김C와의 인터뷰는 약 한 시간에 걸쳐 격의 없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김C는 시종일관 편안하고 유쾌하게 이야기했으며, 꾸밈없이 솔직하게 답변해줘 참석자들이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대화가 끝나고 단체 사진과 사인을 해주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친절하게 응대해줬다.

김C와의 인터뷰는 방송에서 보던 인물을 실제로 만나 좀 더 다른 시각, 그러니까 열린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여겨진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대화계기가 많았으면 좋겠다.

-인터뷰는 총 한 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이웃블로거이신 바람나그네를 비롯해 다른 블로거들도 함께 참석했기 때문에 인터뷰 내용 중 초반 20분 여분 정도만 정리해서 올린다. 다른 분들께서 곧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실 예정이라 그렇게 하는 것이니, 이점 이해와 양해를 부탁드린다.


270번이 넘게 베스트에 뽑혀봤지만, 포토로 뽑힌 건 처음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