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대담, 법정드라마 <파트너> 어찌해야 하나?

朱雀 2009. 6. 26.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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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법정드라마를 표방한 <파트너>. 그러나 오버스런 이동욱의 연기와 아직 극을 이끌기엔 부족한 김현주. 아직 준비되지 않은 이하늬.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는 최철호 등 주연진에 문제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억지설정의 대본과 불협화음을 더욱 불협화음으로 이끄는 연출 등은 시급히 개선되야할 문제점이다.

 

 <파트너>를 보고 둘이서 대담식으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그냥 부담없이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

 

주작: <파트너> 본 느낌이 어때요?

 

캐치 : 글쎄. 뭔가 잘 만들고자 하는 의욕은 보이는데, 그 의욕만큼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것 같아.

  

주작: 왜 그런데요?

 

캐치: 전체적으로 진지한 톤인데, 진지한 장면에 몰입하지 못해. 주로 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떨어진 달까?

 

주작: 저도 그 부분은 동의해요. 특히 김현주의 경우 남편과 사별하고 불쌍한 사람들한테 동정심이 있는 정의감이 넘치는 캐릭터인데, 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이동욱은 진지할땐 나름 매력있지만 특유의 야들야들한 부분을 연기할 때 넘 어색하구요. <내조의 여왕>에서 주가를 올린 최철호는 여기선 그닥 매력적인 것 같지 않아요.

 

캐치: 개인 이미지 영향이 있는 것 같아. 김현주역할은 따뜻한 역할이자 이타적인 역할이야. 그런데 공주님 적인 비련 역할 밖에 못한 사람이 연기하니 그럴 수 밖에.

 

주작: 그렇지만 김현주는 최근 출연작 <꽃보다 남자>에서 어려운 구혜선을 돕고, 망나니 동생인 이민호를 계도하는 따뜻한 역할이었는데요?

 

캐치: 글쎄 김현주는 자신이 망가져 가면서 남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 적이 없어. <꽃남>에서도 그렇지. 뭔가 자신이 엄청난 위험성을 가지고 도와주는 게 아니잖아. <파트너>도 마찬가지야. 관객들이 절실한 느낌이라든지 불쌍한 사람을 도와준다고 하는 진정성을 느껴지지 못한 달까. <파트너>에서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희생적인 역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주작: 솔직히 그런 역할을 여배우가 국내에 몇이나 있을까요? 넘 가혹한 기준이 아닐까요?

 

캐치: 김현주가 하지 못한다면 이동욱이라도 해야 돼. 예를 들어 <불멸의 이순신>에서 김명민의 역할처럼 누군가 하나는 처절하게 보여야 하는데, 이 드라마에선 아무도 처절하지 않아. 절실함 역시 누군가에게 나오지 않아. 이 드라마 전체의 문제라고 봐.

 

주작: 전 그보다 인물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물론 이건 근본적으로 대본의 문제죠. 아직 2화 밖에 방영되지 않아. 이런 걸 지적하는 건 위험이 따르지만, 요즘 세상에 2화까지 봤으면 중요한 건 다 봤다고 보니까요. 각각 남자애와 여자애가 있는 사람끼리 재혼을 했는데, 남자애가 의붓 여동생을 죽인다는 설정은 진부해요. 반전을 위해 일부러 설정을 했다는 것으로 밖에 여겨지질 않아요.

 

 

캐치: 전체적인 스토리 문제점으로 보자면, 원래 법정드라마는 감성이 아닌 논리와 이성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이 드라마는 법정에서 감정만 흐르고 있어. 그러니까 착한 주인공이 누명을 쓰고 결국 누명을 벗게 된다. 그것보다 차라리 악한이 범죄를 저질렀다든가. 나쁜 행동을 했지만 그것이 결국엔 옳은 행동이었다든지 해야 더 어울리는데, 지금의 구조대로 가면 법정 드라마가 아니지.

 

주작: 그럼 뭔데요?

 

캐치: 흔히 말하는 법정에서 연애하는 연애물이지. 드라마에서 제일 중요한 건 대본이고 연출이지. 대본이 그지 같다면 다른 걸로 그 이상을 뽑아내야 하는데, <파트너>에선 대본과 음악이 다 따로 놀아. 과잉감정만 넘쳐나지. 배우들은 울어야 할까? 소리쳐야 할까? 만 고민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내 생각은 마치 첫 단추를 잘못 끼우고 나면 모든 단추가 모두 잘 못 끼워지는 것 같아. 드라마 자체가 관객에게 흡인력이 없다보니. 대본은 대본대로 허술하고, 배우들은 오버하고, 연출은 음악으로 때워보려 하고. 전체적으로 마구 불협화음이지.


주작: 그렇게 따지면 흥행하기 어렵겠네요.


캐치: 2화 밖에 방영되지 않으니 개선할 점은 남아있을지 몰라. 원래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희망이 있지. 굳이 장점이 없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

 

주작: 어떤 점에서요?

 

캐치: 예를 들어 우리나라 최초로 법정드라마는 최초잖아. 그리고 베테랑급 조연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뭔가 몰입감을 불을 붙여 줄 수 있는 요소만 있다면 갑자기 확 재밌는 드라마로 될 여지도 많지.

 

주작: 글쎄요. 제 생각엔 초반에 좋고 나중에 나빠지는 경우는 봤어도. 그 반대의 경운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못 본 것 같은데요.

 

캐치: 달랑 2화만 보고 가치를 판단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해. <왕건>의 경우 <허준>에 밀려 주목도 못 받다가 뜬 경우도 있고, 트랜디 드라마는 당장 기억이 안나지만 그런 예가 없진 않다고 봐.

 

주작: 글쎄요. 우리나란 승자 독식구조잖아요. 일본이나 미국은 일주일에 한화씩 방송되고 사전제작제니까. 아무래도 이런 문제점이 제기되었을 때 고쳐지기 쉽지만. 우린 일주일에 2화씩 방영되고, 같은 시간대에 타방송국에서도 드라마를 하니까. 시청자들이 참고 봐주기 어렵지 않나 싶네요.

 

캐치: 그런면에서 동시대 다른 드라마와 비교해야 된다고 봐. 다른 드라마가 더 재미없다고 생각되면 시청자들은 <파트너>를 볼테니까.

 

주작: 그럼 이야기를 바꿔서 대본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캐치: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법정 스릴러라면 법정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야할텐데, 너무 법정외의 이야기가 많아. 그렇게 해서야 어떻게 밀도 깊은 법정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겠어.

 

주작: 저도 전적으로 동감이에요. 미국드라마 <보스턴 리갈>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법정에서 시작해서 법정에서 끝나요.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르겠지만. <보스턴 리갈>은 전문적인 용어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를 이해하고 법집행 전반적인 사항에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연출되는데, 우린 정형화되서 비슷한 케이스만 나오니까. 그런 게 큰 문제라고 봐요.

 

캐치: 살인사건이 아니라 거액소송사건이나 좀 더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소재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

 

주작: 대본은 그 정도로 하고. 연출로 넘어가 볼까요?

 

캐치: 이번엔 내가 물어볼게. 연출에 대해 네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뭔데?

 

주작: 공백이 많다는 거죠. 스릴러라는 게 사람들이 어떤 상황이든 관객을 붙잡아야 하잖아요. 그게 뭐든 말이죠. 근데 <파트너>엔 그런 게 없다는 거죠. 살인사건 경우 물론 식상한 소재지만. 시선을 잡아두기 좋은 거죠. 근데 상황도 그렇고 이야기 전개도 밋밋해요. 훌륭한 요리사는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도 최고의 맛을 끌어내지만, 이 드라마의 연출은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 평범한 맛도 못 이끌어 낸 것 같아요.

 

캐치: 연출과 대본과 연기자가 욕을 함께 먹어야겠지. 평이한 대본으로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도 있으니까. 예를 들어 김명민이나 유동근을 들 수 있겠지. 그들이 나오면 평범한 내용이라도 느낌이 다르거든.

 

주작: 그건 너무 가혹한데요. 모든 연기자들이 김명민이나 유동근이 될 필욘 없잖아요.


캐치: 신인급 연기자를 고용했으면 그에 맞는 구도와 연출이 갖춰야 하는데. 그 모든 것들을 제대로 못했다고 봐.


주작: 음.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네요. 그럼 개선책을 애기해볼까? 전 일단 가장 큰 문제 인물은 이하늬라고 봐요. 주조연급인데 연기가 너무 어색하고 힘이 너무 들어갔다고 할까요. 우선 이하늬의 캐릭터가 중심을 잡았을 때 극에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하늬가 팜므 파탈로 두 형제사이에서 위험한 줄다리기를 하잖아요. 게다가 섹시하고 능력 있고 승부사 기질도 있거든요. 근데 솔직히 그녀의 모습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해요. 그 다음 이동욱 인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쥔 미스테리의 인물인데, 그만큼의 매력이 없어요. 진지한 부분에서 제몫을 다하는 것 같지만, 오버하는 연기에선 너무 어색하거든요. 일단 캐릭터는 그 정도?


캐치: 문제는 ‘배우가 연기를 바꾸느냐, 그에 맞게 대본을 바뀌느냐?’가 가장 큰 부분이지. 일단 배우에 맞게 대본을 바꾸는 게 좋은 방법일거야. 즉. 말한 대로 이동욱이 발랄한 연기가 어울리지 않는다면 발랄함을 줄이고 진지한 장면을 넣고, 이하늬가 팜므 파탈적이 아니라면 그런 역할보다는 좀더 쉬운 인간적인 감성의 연기를 넣어주면 어떨까?

주작: 그것도 일단 좋구요. 감정과잉 상태인 음악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연출과 연기의 부족함을 때우려는 의도겠지만 너무 시끄럽고 극의 더 몰입을 더 방해하고 있거든요.

캐치: 뭐 그것 역시 대본수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겠지. 대본이 자연스럽다면 음악을 억지로 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결국은 전체적으로 편안하면서도 관객을 끌어당겨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야. 한마디로 ‘이 사람들아 힘 좀 빼라.’ 하하하.


주작: 저도 동감이에요. 당장 연출을 바꾸기 힘들 테니까. 일단 이동욱하고 이하늬는 어깨에 들어간 힘을 빼고. 김현주는 좀 더 사람의 감정에 호소할 수 있는 예쁜 변호사가 아니라 인간적인 변호사로 더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일단 그 정도만 해도 시청자의 눈길을 어느 정도 더 끌 수 있지 않을까요?

 

캐치: 그렇지. 결국은 출연자들이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 안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봐. 생활 속에서 변호사라고 생각하면, 말 하나하나 힘줘 말하지 않겠지. 실제 생활에서 설마 힘 하나하나 주고 살겠어? 형사물을 보면 깡패같은 형사도 있고 지적인 형사도 있고 다양하잖아. 변호사도 그럴 것 아냐. 여기선 그런 변호사는 없어. 다들 ‘나는 변호사다. 변호사다’ 암시를 걸고 연기하는 것 같다. 그것부터 고치면 좀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주작: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제 겨우 2화 방송한 <파트너>를 너무 세게 몰아친 것 같은데, 최초의 법정 드라마를 표방한 만큼 엄격한 시청자의 의견을 좀 더 수용해줬으면 좋겠네요. 그게 우리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이 짓을 하는 이유일 테니까요.


캐치: 어디나 최초의 시도는 어려움이 많지. 여러 가지 말을 들고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주길 바래. 지금은 ‘소통’을 강조하는 시대잖아. 하하하.


주작: 지금은 공안의 시대가 아니던가요? (일동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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