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기대하면 실망하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스포일러 포함)

朱雀 2009. 6. 2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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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이미지출처: 다음 영화

- 상기 이미지는 인용목적으로 사용했으며, 해당 이미지의 저작권은 파라마운트사와 드림웍스사에 있습니다.

 


전작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은 아예 옵티머스 프라임을 초반에 죽는 초강수를 두고, 회심의 반격을 위해 모든 것을 아껴둔다.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은 지루하기도 하지만, 아슬아슬한 추격장면과 로봇들의 몸개그는 관객의 지루함을 덜어낸다. 특히 마지막 절정에 이르면 작렬하는 폭탄만큼 메간 폭스의 섹시한 매력과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대결이 최고조에 이른다. 그것만으로 표값은 충분히 한다!



제작 영화사 로고가 뜨는 순간부터 로봇 특유의 굉음이 영화관을 온통 에워싼다. 아드레날린의 분비는 최고조를 향하고 관객은 숨을 죽인 채 오토봇의 활약을 기대하며 화면을 한시라도 놓칠까, 잠시의 눈깜빡임 조차 아까울 정도다. 마침내 화면이 드러나면 상하이에서 피난하는 중국인들이 보이고, 무슨 이유인지 모르나 미군이 그곳에 증파된다(중국군은 왜 안 나오지?).


그리고 마침내 굉음과 함께 등장한 오토봇들은 변신과 함께 디셉티콘의 잔당을 찾아 대결을 벌인다. 여전히 거대하고 흉악한 디셉티콘을 맞아 작고 약해 보이는 오토봇들은 최선을 다해 싸운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거대로봇이 나타나자 마침내 오토봇의 리더 옵티머스 프라임이 하늘에서 강림해 멋진 활약을 펼친다.


<트랜스포커 : 패자의 역습>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로봇들의 대결장면에 슬로우 모션이 들어간 점을 꼽을 수 있다. 전편의 너무 빠른 대결장면에 짜증난 관객들의 항의를 받았는지, 이번엔 비교적 명확하게 대결신을 담아내고 거기에 더해 슬로우 모션을 자주 보여줘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대결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그뿐이 아니다. 1편보다 화려한 대결을 보여주기 위해, 미군의 협조를 얻어 진행된 전투신엔 항공모함을 비롯해 정찰 무인 비행기 프로데터, 탱크 등 각종 최신무기들의 경연장을 선보이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지난 번보다 5배 이상 많아진 60여종의 로봇은 영화를 보는 잔재미를 배가하고 ‘마이클 베이’식 아슬아슬한 대결 장면과 추격신은 그 자체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지난번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전편에선 디셉티콘 진영이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 처럼, 트랜스포머들의 정체가 알려지지 않아 그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미 관객은 1편을 통해 오토봇과 디셉티콘에 대해 잘 안다. 영리한 마이클 베이 감독은 다른 방식으로 관객의 기대를 충족키로 한다. 바로 옵티머스 프라임의 죽음이다. 주인공 샘을 지키기위해 사투를 벌이던 옵티머스 프라임은 부활한 메가트론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정의’ 그 자체였던 옵티머스 프라임의 죽음은 그 자체로 파격적이며, 그 순간부터 관객의 흥미도가 떨어지는 반작용을 유발한다. 이후 주인공 샘은 그를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그 과정에서 디셉티콘 진영의 추격을 받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된다.



2편답게 동원하는 물량의 규모는 전보다 커졌다. 60여종의 로봇들이 등장하는 만큼 그들이 파괴되는 모습도 자주 잡힌다. 특히 마지막 대결에서 수십여대의 디셉티콘 진영의 로봇들이 파괴되어 ‘권선징악’에서 관객의 기대를 충족한다.



그러나 런닝타임 탓인지 절대악당 메가트론과 그의 사부 폴른이 부활한 옵티머스 프라임에 의해 간단하게 처리(?)되는 부분에선 마냥 환호성이 나오질 않는다. 1편에서 그토록 강하고 죽음에서 다시 부활해 자신을 감시하던 미군을 농락하는 절대자의 모습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은 상업영화다. 섹시한 메간 폭스를 노골적으로 훑는 모습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일찌감치 드러낸다. 분명 새로운 것은 없으나, 이전에 있었던 모든 것들을 최대한 멋스럽게 버무려 최고의 것을 화면에 보여주고 있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은 전편보다 긴장감이 떨어진다. 슬로우 모션이 반복되는 대결신은 확실히 이전보다 잘 보이지만 속도감이 조금 줄어드는 약점을 지녔다. 1편에서 디셉티콘에게 쫓기는 특공대의 모습을 통해 박진감을 보여준 마이클 베이는 이번엔 정반대의 노선을 취한다. 옵티머스 프라임을 초반에 죽이고 디셉티콘은 아예 자신들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린다. 그리고 이후 샘이 옵티머스 프라임을 되살리기 위해 좌충우돌 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전편에서 로봇의 변신을 보여준 <트랜스포머>는 이번엔 ‘합체’로 눈길을 끈다. 7대의 로봇이 합체된 디베스테이터, 스핏파이어와 합체해 더욱 막강해진 옵티머스 프라임은 그 자체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검을 이용한 로봇들의 원초적인 대결신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갈 정도로 박력이 넘친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는 지난번보다 더 허술해졌다. 철부지 샘은 대학생활을 즐기기 위해 옵티머스 프라임의 제안을 거절했다가 그의 죽음을 목격해야 했고, 이후 그를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 과정에서 예의 수수께끼를 푸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인디아나 존스>시리즈처럼 퍼즐은 딱 들어맞지 않고 엉성하기만 하다. 초반에 옵티머스 프라임이 죽기 때문에 긴장감은 떨어지고, 1편의 절대악이었던 메가트론의 사부 폴른이 등장하는 부분도 관객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메가트론과 폴른에게 시선이 분산되는 까닭이다.



긴 상영시간 동안 관객이 지루해할 때면 여지없이 로봇들의 개그가 펼쳐진다. 그러나 떠벌이 쌍둥이 형제의 싸움과 디셉티콘 진영 로봇들의 몸개그는 이미 다른 할리우드 영화 등지에서 본 것들이 식상하고 눈살을 종종 찌푸리게 한다.



그러나 높아진 관객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한 마이클 베이는 그런 과정을 밟으며 ‘마지막 한방’을 준비한다. 그리고 결말부에선 아껴두었던 모든 비장의 수단을 동원한다. 디셉티콘에게 무기력하게 당하던 미군진영은 최신예 무기를 총동원해 디셉티콘의 로봇들을 파괴하고, 되살아난 옵티머스 프라임은 한칼에 적의 로봇들을 부셔버린다. 수십대의 로봇이 폭격에 산화되고 폴른을 공격하던 탱크와 미사이들이 거대한 힘(?)에 의해 파괴된다. 그리고 그런 거대한 두 명의 절대악을 옵티머스 프라임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처단한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은 관객의 지나친 기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만 무려 7백만 이상을 동원한 작품답게, 개봉일인 24일에만 전국 941개관에서 무려 50만 가까이 되는 관객이 관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전편보다 떨어진 긴장감과 다소 느슨한 전개 때문에 절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이들의 로망인 변신 로봇이 이번엔 합체까지 하고, 미군의 협조아래 모든 물량이 총동원된 오토봇과 미군대 디셉티콘 진영의 대결신은 그 자체로 ‘봐야만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샘을 지키기 위해 옵티머스 프라임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상대도 되지 않는 인간들의 이기적인 행동을 이해하며, 샘을 항상 너그럽게 보아주는 그의 모습은 현재 우리나라의 누군가와 대비되며,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은 기대하고 관람하면 반드시 실망한다. 그러나 오토봇과 디셉티콘 진영의 대결신은 그 자체로 볼거리며, 마이클 베이표 화면 연출과 섹시한 메간 폭스의 활약상도 표값은 충분히 한다. 상영시간 내내 즐기길 원한다면 올 여름 극장가에서 이만한 선택도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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