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소녀시대 홍보장으로 전락한 ‘SBS 인기가요’

朱雀 2010. 2.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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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SBS 인기가요>가 벤쿠버 동계올림픽으로 꾸며졌다. ‘가요 프로그래이 동계 올림픽과 무슨 상관?’이라고 했는데, 방송을 보다가 문득 깨달음이 왔다. 아니 출연자가 직접 말해줬다. 후반부에 등장한 소녀시대는 ‘올림픽 시즌도 됐구요. 오빠들을 응원하기 위해 ’오!‘를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그제서야 왜 조금 난데없이 SBS인기가요가 ‘벤쿠버 동계올림픽 특집’으로 꾸며졌는지 이해가 갔다. 소녀시대의 ‘오!’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이지만, 응원가로 불리기 위해 내놓은 상업적인 노래다.

이전의 소녀시대의 대표곡인 ‘GEE'와 ’소원을 말해봐‘에 비해 상당히 귀에 잘 익지는 않지만, 아름답고 귀여운 아홉 명의 소녀들이 ’오빠‘를 외치며 응원을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오!‘의 무대의상은 치어리더 컨셉이다. 더 이상 이보다 노골적일 수는 없다!

 

<SBS 인기가요>에 대해 상당히 실망을 하는 이유는 너무 의도가 노골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필자의 견해는 공격받을 구석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일단 시기적으로 오는 2월 12일 시작되는 동계올림픽 일정을 고려하거나, 하계올림픽에 비해 상당히 덜 알려진 국내 상황을 비춰봤을 때 분명 이번 특집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또한 신동-이특-은혁의 엠씨가 재밌게 동계올림픽 종목과 금메달 가시권 선수들을 소개한 코너들은 꽤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러나 또한 다른 의미로도 너무 시기가 절묘했다. 하필 소녀시대가 정규2집을 내고, 첫 <SBS인기가요>에 출연하는 날에 특집을 ‘벤쿠버 올림픽 특집’으로 하다니.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절묘하지 않는가?

게다가 응원가로서 돋보이는 곡은 소녀시대의 ‘오!’외엔 2AM과 비스트의 합동무대였던 싸이의 ‘챔피언’정도 였다. 나머지 노래들은 늘 그렇듯 최근의 유행가들 이었다. 물론 소녀시대가 맨 마지막 순서가 아닌 바로 전으로 순서를 정하고, 김장훈과 CNBLUE가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영리한 처사라고 여겨진다. 그렇다해도 의혹이 가시지 않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하필 소녀시대의 컴백무대가 ‘벤쿠버 동계올림픽 특집’으로 꾸며진 대목이다. 조금만 생각이 있는 이들이라면 무엇을 노린 것이었는지 충분히 생각이 갈 것이다.

 

오늘날 대다수의 가수들이 활동-휴식기-컴백의 주기를 가지고 활동하며, 다시 활동을 재개할 때 대형가수들의 경우 각 3사의 가요프로그램에서 특별한 무대를 꾸며주는 것은 인정한다. 가수들 역시 다시 무대로 복귀하는 만큼 좀 더 돋보이고 싶을 것이고,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대형 가수를 멋지게 보여줘서 시청률을 올리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정도’라는 것이 있다. 특정 가수를 위해 특집 편성을 했다는 것을 일개 시청자인 필자가 생각할 정도라면 너무 심하지 않을까? 부디 필자 혼자만의 망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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