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인터넷 뉴스에서 기막힌 뉴스를 하나 보고 말았다. 바로 배우 이병헌과 <아이리스>가 험한류의 타깃이 되었다는 뉴스였다. 내용을 살펴보니 <아이리스>가 일본 지상파 TV인 TBS에서 오는 4월부터 프라임 타임때 방송되는데, 이를 두고 일본내 보수 언론과 일부 네티즌들이 갖은 악평을 쏟아내며 여론을 이끌려 한다는 것이었다.
뉴스를 읽으면서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병헌이 일본내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에 의해 피해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장 검색해봐도 일단 2006년의 일이 먼저 검색된다.
당시 일본여성주간지 여성 세븐은 ‘일본인 여성과의 열애설’을 마치 사실처럼 발표해서, 한참 일본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던 이병헌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당시 소속사인 팬텀은 즉각 대응해 잡지사의 사과를 받아냈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았다(당시 보도는 100% 루머인 것으로 판명났다).
그뿐인가? 이병헌이 권씨와의 스캔들이 터졌을 때, 일본 후지 TV는 작년 12월 이병헌이 장동건등과 함께 일본을 방문할 때 권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방송에 내보냄으로써 그의 명성과 인기에 흠집을 냈다.
사실 이병헌을 비롯한 한류스타들의 흠집내기와 깍아내리기는 일본에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본에 한류를 대대적으로 일으킨 <겨울연가>의 주인공 배용준도 혐한류의 타깃이 되어 각종 말도 안되는 주장과 보도등이 나간적이 있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이병헌을 비롯한 한류스타들은 혐한류의 타깃이 될까? 우선 ‘위기의식’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다. 현재 일본 배우중에서 할리우드에 활약을 펼치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병헌은 이미 <지.아이.조>를 통해 성공적인 할리우드 데뷔식을 치렀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닥 호의적이지 않지만, 이병헌의 연기력은 다른 출연배우들을 능가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지.아이.조> 개봉 당시 일본에서 ‘이병헌 깍아내리기’에 그토록 일본 네티즌들이 골몰한 것은, 시기와 질투에서 나왔다는게 필자의 견해다.
자기네보다 못 사는 나라, 열등한 나라로 생각했던 한국에서 이병헌 같은 거대스타가 나왔다는 것은 별로 기분 좋지 않은 일일테니 말이다.
다음 <아이리스>가 타깃이 된 이유는 프라임 시간대에 방영되는 것도 되는 거지만,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첩보스릴러’란 장르에 도전해 성공한 탓도 있으리라 본다. 일본 영화와 드라마를 통털어 첩보스릴러에 도전한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안다.
현재 할리우드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첩보 스릴러’에 도전해 이만큼의 완성도와 화제성을 몰고 온 작품은 없는 것으로 안다. 아시아의 문화강국으로 자부하는 일본으로선 이런 한국의 약진이 그리 반가울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이병헌과 <아이리스>처럼 훌륭한 배우와 멋진 작품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일본 내에서 ‘혐한류’가 이는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을 기반한다고 본다.
케이블과 인터넷에 밀려 공중파의 위력이 이전보다 많이 약화되었지만, 그래도 공중파에서 프라임 시간대에 방영된 다는 것은 시청률과 상관없이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
일본내 보수 언론과 일본 네티즌들은 약진하는 한국의 문화와 스타들에게 자국의 문화가 밀리고 있다는 ‘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여겨진다. ‘욘사마’를 일본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들이 숭배할 지경에 이른 상태에서, 한국 배우기 열풍이 계속해서 퍼져나가는 현 상황은 자국의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고 지우고, 한국을 업수이 여기는 (반대로 자국의 모든 것은 높이 평가하는) 일본내 일부 세력에게 이병헌과 <아이리스>는 눈의 가시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일본 언론과 일부 네티즌의 이런 흠집내기는 ‘한류’가 현재 일본에서 얼만큼 위력을 가지는지 보여주는 반증이라 여겨진다. 타국의 배우와 작품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자신들도 자극을 받아 더욱 나은 작품을 내놓기 위해 애쓰는 게 아니라, 오히려 ‘깎아내리기’에 골몰하는 일본내 일부 세력의 행동에 그저 어이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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