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폭로와 생얼공개로 멍드는 아이돌, '청춘불패'

朱雀 2010. 2.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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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청춘불패>를 참 좋아한다. 가장 큰 이유는 유치리에서 생활하며 G7이 그곳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방적인 도움은 아니다. G7은 유치리 주민과 교류하며 도시에선 배울 수 없는 소중한 농촌생활의 산 경험들을 얻고 있다.

방송의 힘이 무섭다고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어제 윷놀이 상품으로 내걸린 최신 농기계 때문이었다. 노촌장에 따르면 방송을 본 어느 관련회사 사장님이 협찬으로 보내준 거라고. 새삼 방송의 힘이 얼마나 쎈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비록 게임에선 G7이 이겨, 갖긴 했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결국 이는 유치리 주민들이 쓰게끔 할 것이다(실제로 방송에서도 평생 무료 이용권을 줬다).

유치리에 이렇듯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청춘불패>에 어찌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걸그룹 멤버들을 향한 <청춘불패>의 무리한 방송분량 뽑기에는 조금 일침을 놓을 필요가 있다 여겨진다.

 

첫 번째는 생얼 공개다. 일명 ‘민낯 공개’라고도 하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왜 이리 생얼에 집착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성인여성은 대부분 화장을 한다. 특히나 화려한 조명 밑에서 활동해야 하는 여가수들에게 화장이란 필수적인 요소다. 음악 컨셉에 맞춰 하는 하나의 표현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여성들의 생얼을 마치 파파라치처럼 파헤치는 것은 마치 스타의 보여주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독자들의 질 낮은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싸구려 타블로이드지에서 할법한 행동이다.

그런데 <청춘불패>에선 소녀시대의 써니, 카라의 구하라, 그리고 티아라 효민까지 줄줄이 생얼을 공개하게끔 몰아넣는다. 그녀들이 생얼공개까지 감수하는 것은 방송분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나르샤가 지적했듯이, 걸그룹 멤버들이 생얼을 공개하면 이후 인터넷을 통해 연관검색어로 등록되고, 이후 방송공개된 사진은 캡처되어 이곳저곳을 떠돌게 된다.

한마디로 그녀의 현재 이미지에 마이너스 된다는 것이다. 물론 보는 이에 따라선 ‘그저 재밌자고 하는 짓인데, 왜 이리 예민하느냐?’할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여성 연예인이란 점에 있다.

그냥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써 그녀들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재밌지만, 그녀에겐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한) 평생 쫓아다니면서 그녀의 이미지를 다운시키는 족쇄가 될 수 있다. 특히 남성과 달리 여성의 외모에 더 민감한 현 사회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성인돌 나르샤의 거듭된 폭로도 이젠 슬슬 위험수위에 달하지 않았나 싶다. 어제 방송분에서 나르샤는 2009년 겨울에 남자친구가 아닌 이성과 키스를 했다고 실토했다. 물론 그녀는 30살이나 먹은 성인인 만큼 누구와 무슨 짓을 하건 그건 그녀의 자유다. 허나 문제가 되는 것은 그녀가 연예인이란 사실이다. 그런 사실을 고백하면 그녀의 이미지엔 흠집이 갈 수 밖에 없다.

특히 그동안 단순히 가슴에 사과를 넣거나, 약간 야한 농담을 하던 수위를 넘어서서 실제 경험을 토로한 것은 (그것도 애인이 아닌 남자와 키스한 사실은) 인터넷에 횡횡하며 그녀의 이미지를 상처를 입히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 그녀의 사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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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르샤가 말한 이야기는 사실이 아닐 수 있다(재미를 위해서 지어낼 수 있단 말이다). 문제는 <청춘불패>는 ‘리얼’을 표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청춘불패>에서 G7이 하는 행동과 말을 실제의 ‘그녀들’이라고 믿는 데 있다. 따라서 그녀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이미지가 굳어지고, 그것이 나중에 가수활동을 하던 다른 예능이나 드라마에 출연하던 그대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소 민망한 자세로 자고 있는 걸그룹 멤버들의 모습을 일일이 보여주는 모습 역시 출연자들이 어떻게 되건 말건 방송분량만 뽑는 데 열중하는 <청춘불패> 제작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따라서 <청춘불패> 제작진은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예상과 달리 일곱명의 아이돌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방송을 위해 분골쇄신해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그녀들의 기존 이미지가 망가질 정도로 혹사시켜 재미와 웃음을 이끌어 낼 것이 아니라, 향후 그녀들이 무슨 활동을 하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남성보다 여성의 외모와 행동에 더욱 가혹한 잣대를 들이미는 이 사회에선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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