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한선화의 자작극을 옹호하는 이유

朱雀 2010. 3.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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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심장>에선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가득 메워졌다. 뮤지컬 <드림걸즈>를 하며 비욘세 등과 같은 세계적인 배우들과 경쟁해야하는 부담감에 시달리던 홍지민이 원작자에게 ‘네가 최고다’라는 칭찬을 듣고, 대한민국 뮤지컬 대상을 받은 이야기. 

<서편제>의 오정해가 자신을 마지막 제자로 키운 고 김소희 선생님의 이야기는 감동이 차고 넘칠 지경이었다. 한푼두푼 모은 돈으로 어려운 주변 사람들을 도우면서 내색한번 하지 않고, 엄히 제자를 꾸짖으면서도 항상 사랑으로 보듬은 이야기등은 정말 ‘참된 스승’을 잃어가는 우리 시대에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허나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런 감동적인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한선화의 사연에 가슴이 더 아팠다. 한선화는 <강심장>을 통해 자작극을 펼친 이야기를 고백했다.

 

익히 알려진대로 한선화는 성형을 했고, 성형전 사진이 인터넷을 돌아다니고 있다. 특히 지난번 필자도 쓴글에 인용된 사진은 그녀가 보기엔 억울하고 원통할 정도로 잘못 나온 사진인데, 자꾸만 쓰여서 한선화는 자작극을 펼치기로 했단다.

연예인들의 과거 사진이 올라온 사이트에 친구 아이도 접속한 한선화는 일단 예쁜 과거사진을 골라서 올리면서 들통이 날까봐 약간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도 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한선화양 보고 있으니 이상한 사진만 올라온다. 그런데 제가 이미지를 검색해보니까 예쁜 사진도 이렇게 많더라’라는 멘트도 남겼다. 한선화는 이제 인터넷을 타고 그 사진들이 퍼져서 과거의 사진을 덮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겨우 세 개의 댓글만이 달릴 뿐이었다. 그중 하나는 충격적이게도 ‘애 누구임? 어쩌라고...’ 달려서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첫 번째 자작극이 별다른 반향이 없자, 한선화는 분하고 원통한 마음에 두 번째 자작극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번에 10개의 댓글이 달리는 보람(?)이 있었다.

댓글엔 ‘성형전이 더 귀엽고 매력적인 것 같다’ ‘하얗고 넘 귀여워’리는 너무 호의적인 글들이 담겨 댓글도 자작이 아닌지 의심을 사기도 했다.

한선화의 자작극 고백을 들으면서, 새삼 그녀의 고충이 느껴졌다. 이제 20살인 그녀는 한참 예쁘고 싶고, 연예인으로서 주변 반응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시기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성형전 사진이 그것도 제일 이상한(?) 사진이 돌아다닌 것에 대해 속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한선화의 자작극 고백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사실 연예인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의 처지를 옹호하는 등의 자작극을 하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일들이다.

우린 그들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한 인간을 재단하고 쉽게 험담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의 경우도 지난번 한선화양 관련 글은 의도와 다르게 오히려 그녀의 상처를 건드린 것 같아 미안할 따름이다.

앞으론 좀더 글을 쓸 때 신중해져야 겠다는 마음과 더불어, 특정인의 외모를 갖고 비하하는 오늘날의 인터넷 문화는 좀더 성숙하게 바뀌어지길 희망해본다. 익명성의 탈을 쓰고 다른 이의 몸매와 얼굴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문화는 비겁하고 잔인한 처사라고 여겨진다. 물론 연예인인 이상,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시달릴 수 밖에 없지만. 우리가 좀더 성숙한 자세로 행동한다면 그러한 일들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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