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걸그룹 레인보우가 병풍이 된 사연

朱雀 2010. 3.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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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밤>의 <에코하우스>에는 에코하우슬 짓고 있는 엠씨들을 응원하기 위해 걸그룹 레인보우와 <하땅사>의 개그맨들이 단체로 출연했다. 사실 이때부터 레인보우가 ‘병풍’이 될 조짐은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따져보자! <에코하우스>는 진행자만 해도 무려 8명이나 이르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하땅사 멤버 십여명과 레인보우 7명까지 합세했으니 그야말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레인보우를 향한 진행자들의 대우는 처음부터 오해하기 딱 좋은 수준이었다. 박명수가 ‘에코하우스의 뜻을 아느냐?’란 말에, 레인보우 멤버들이 ‘친환경’이라고 잡하자, 이휘재는 ‘반말 하시면 안되고요’라고 하고, ‘재활용’이란 말이 나오자 ‘임하룡이요?’라고 반문했다. 물론 이는 웃기기 위한 설정이었겠지만, 아직 평균나이 20세에 불과한 어린 걸그룹 멤버들을 주눅 들게 하는 오프닝이었다고 여겨진다.

 

그후 걸그룹 레인보우는 그저 ‘아름다운 병풍’으로만 존재했다. 당연하겠지만 유세윤-유상무-장동민이 활약하고, 하땅사 멤버들이 갖은 개인기와 설정으로 워낙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기 때문인 것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에코하우스>의 진행자중 누구도 그녀들을 챙겨주지 않았다.

그나마 레인보우의 강점이랄 수 있는 춤과 노래를 보여주는 <장기자랑> 코너에서마저 약 10-20초정도 나오는 데 그쳤다. 이 정도 방송 분량이라면 왜 그녀들이 나왔는지 의구심이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레인보우의 멤버들은 아직 예능에 출현해서 뭔가를 보여주기엔 경험도 부족하고 아직 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가뜩이나 진행자가 많은 <에코하우스>에 레인보우만 불러도 북적북적할 곳에, 굳이 레인보우까지 불러와서 병풍으로 만든 것은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

 

레인보우가 <에코하우스>에 출현한 것은 조금이라도 이름을 알리기 위함일 것이다. 레인보우는 아직까지 유명세를 논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걸그룹이다. 찬밥 더운밥을 가릴 수 없는 처지에서 나온 것이고, 나름 최선을 다했다.

 

허나 각자 방송분량을 확보하기 위해 정신없는 진행자와 다른 출연자들에 밀려 레인보우 멤버중 누구하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그나마 걸그룹으로서 가장 강점이 있는 춤과 노래를 부르는 신마저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겨우 10초 내외의 분량으로 편집한 <에코하우스>의 제작진의 자세는 실로 무책임하다 여겨진다.

 

그럴 거면 차라리 부르지 말았어야 하지 않을까? 기왕 부를 거라면 <하땅사> 멤버는 빼고 그냥 레인보우만 불러서 그녀들이 조금이라도 방송분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배려’는 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예전 <달콤한 밤>에서 보여준 김재경과 정윤혜의 활약상은 아직도 기억난다. 김재경은 <성인식>의 춤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고, 정윤혜는 귀엽고 풋풋한 매력을 선보여 어필했었다. <달콤한 밤>은 이런저런 이유로 폐지되었지만, 그 여파는 자신의 끼를 보여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레인보우 같은 걸그룹에게서 ‘기회’를 빼앗아 간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인기그룹으로 뜨기 위해선 ‘예능순례’를 하면서 ‘활약’을 보여야 하는데,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고정을 찾을 수 없고, 활약한 프로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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